인체 유해 성분 ‘BPA’ 비상
유아용 젖병을 포함해 식품이나 음료를 담는 플래스틱 용기의 화학성분이 성조숙증을 유발하며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 연구팀은 플래스틱 용기 속에 함유된 ‘비스페놀 A’(Bisphenol A) 성분의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BPA라 불리는 이 성분은 유아용 젖병은 물론, 이유식 캔 등 다양한 유아 식품의 포장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BPA가 호르몬 작용을 교란시켜 여아들에게 성조숙증을 유발했으며, 전립선과 유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임산부가 BPA에 노출될 경우 신생아의 저체중 현상과 성장 지연, 심하게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며, 성장한 뒤에도 주의력 결핍 등의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BPA에 노출된 성인 남녀는 불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문가들은 가급적 BPA가 함유되지 않은 플래스틱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에틸렌(PE) 등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표기숫자에 따른 일반 플래스틱의 종류
1. 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음료수병 , 식기 , 육류포장류 등
2.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 우유병, 세제용기, 기름용기, 장난감, 비닐봉투(검정)
3. PVC (polyvinyl chloride)- 식용랩, 식용류병 등
4. LDPE (low density polyethylene) - 수축랩, 비닐봉투, 샤핑백 등
5. PP (polypropylene)- 마가린, 요구르트병, 잡화봉투, 병뚜껑, 카펫, 식용랩
6. PS (polystyrene)- 요리기구, 발포용기 등
7. Others(all other polymers and polymer blends)- polycarbonate, ABS, PPO/PPE 등
플래스틱 그릇에 뜨거운 음식을 담으면 음식과 함께 환경호르몬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썩는 플래스틱의 종류
플래스틱의 유해성 논란으로, 과학기술은 일반 플래스틱 대신 좀 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연의 처리법에 순응하는 플래스틱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이 바로 썩는 플래스틱이다. 원래 ‘썩는다’는 말은 생태계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맡고 있는 미생물들이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미생물 외에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으로도 분해 가능한 플래스틱을 만들었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분해되는 플래스틱이라고 할 수 있다. 썩는 플래스틱 즉, 분해성 플래스틱은 크게 생분해성 플래스틱, 광분해성 플래스틱, 생분해성 고분자로 나뉘어진다.
♣ 생분해성 플래스틱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틸렌 같은 고분자 화합물 등에 전분을 혼합하고 첨가제를 집어넣은 것이다. 전분은 미생물에 분해되는 천연 고분자이므로, 결국 폴리에틸렌 등의 입자로 붕괴되어 겉으로 보면 플래스틱이 분해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폴리에틸렌과 같은 합성 고분자는 자연에서 분해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2차 잔류물이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생분해성 플래스틱은 환경 보전의 측면에서 보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현재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고려할 때 당분간 쓰레기백, 샤핑백, 비닐하우스용 필름 등으로 사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현재 미국에서는 폴리에틸렌에 전분을 6∼90%까지 섞은 생분해성 플래스틱이 실용화되고 있는데, 이는 남아 도는 옥수수(전분의 원료)의 활용과 석유자원의 절약이라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 광분해성 플래스틱
광분해성 플래스틱은 자외선으로 고분자 결합을 끊어 궁극적으로 플래스틱이 분해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실제 플래스틱 제품을 만들 때 자외선 안정제와 광분해 활성제를 적절하게 집어 넣어 일정 기간은 플래스틱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그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광분해가 일어나게 한다. 따라서 비닐하우스용 플래스틱으로 적합하다.
♣ 생분해성 고분자
생분해성 고분자는 농산물과 같이 자연계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진다. 생분해성을 이용하면 포장용기 및 포장 필름용 외에 비료나 농약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서 환경보전에 매우 유리하다. 아직은 이런 생분해성 플래스틱을 만드는 기술이 낮은 수준에 있지만,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 만들어내는 비용이 줄어든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분해성 플래스틱만 믿고 플래스틱을 마구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혀 썩지 않는 플래스틱에 비해서 썩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플래스틱도 썩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론은, 가능하면 환경을 볼모로 삼는 일회용 용기들을 비롯한 플래스틱 제품의 사용을 줄이는 것 뿐이다.
<안진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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