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 돌아보는 계기
항상 감사하는 마음 가져야
지난 주에는 장애자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선생님들의 헌신예배에 가 보았다. 그 자리에는 이승욱이라는 아이의 어머니도 참석해 삼중장애아인 승욱이를 키우면서 느낀 일들을 나누는 시간도 있었다.
‘삼중장애자’라는 말은 발음하기는 쉽지만 생각을 해보라,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인가! 듣지 못하는 아이를 키우기도 힘들고 보지 못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힘들 터인데, 승욱이라는 아이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따라서 말도 하지 못하니 이런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얼마나 어려운 일들과 말 못할 애로가 많았을까!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 엄마는 강단에 올라서서 처음 나누기 시작한 말씀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스바냐서 3:17)라고 하며 기쁨과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힘들었고 원망도 많이 했던 것을 인정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승욱이를 키우면서 전에 느끼지 못한 감사와 사랑과 기쁨을 맛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오히려 승욱이라는 삼중장애자의 엄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경험을 통해서 전에는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었고 듣지 못하던 것을 보게 되었다고 (고린도 전서2:9)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이런 얘기는 필자가 병원통역을 하던 시절 많이 보고 들은 적이 있었다. 다만 잃어보지 않으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모른다고 하는 차원의 얘기도 있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런 보통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정황에 닥치면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또하나의 다른 세계에서 나오는 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끔찍한 병을 앓고 있는 자녀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얼마나 기쁨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든지! 그들은 그런 어려움들을 통해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는 세계를 체험한 것이고 승욱이 엄마도 그런 세계의 존재와 그런 세계를 체험한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손길을 감사하고 기뻐한 것이다.
우리 자녀들을 키우면서 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무엇이든 좋은 것으로만 해주지를 못해서 안달하는 것을 보는데 사실 편하고 안전하기만 한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자녀가 얻어야 할 전체적인 것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신약성경의 큰 부분을 기록한 사도 바울도 그가 육신의 ‘가시’로 인해 겪는 모진 고통속에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그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였는데 (고린도 후서 12:9) 그도 육신의 질병으로 겪는 고통이 있었기에 한 차원 더 깊은 세계를 체험하게 되었고 그 힘의 놀라움으로 인해 도리어 크게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린도 후서12:10)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곧 졸업시즌이 다가온다. 그래서 주위에 졸업할 학생들이 많이 보이고 있는데 이 졸업생들 중 부모말도 잘 듣고 고이고이 아무 사고나 큰 탈없이 지내 오던 아이들일수록 특히 더 큰 공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졸업 때가 되어 가는데도 일자리도 찾으려 하지 않고 무엇을 할지 전혀 모르고 방황한다. 이런 아이들은 마치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인생의 모든 것인양 했던 부모들에게 시달림을 받았던 아이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에겐 부모들의 득달로 이룬 인생의 끝인 대학 졸업을 맞으면서 느끼는 것은 마치 인생이란 아무 양념도 넣지 않은 맹탕찌개인 것같이도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학부형이 쓴 “하나님은 멋진 요리사”라는 글을 소개해 드린다.
“하나님은 내 삶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드신다. 내 안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어 씻으신다. 깨끗하게 온전한 모양이 나의 재료들을 사정없이 벗기고 자르고 원하시는 모양대로 다듬으신다. 고약한 마늘파도 넣으시고 독한 생강, 양파도 넣으시고, 매운 후추, 고추, 또 짜디짠 소금도 넣어가시며 깊은 맛을 내신다. 아주 적당한 양은 정확한 그분의 때에 실수없이 순서대로 넣으신다. 모든 재료가 어우러져 맛있게 익을 때까지 기다리신다. 아름다운 색깔과 향기로 마무리 하신 후 마지막 간을 보신다. “아주 좋아!” 하신 후 깨끗하게 씻겨진 나의 그릇에 담아 내신다. 너무나 먹음직한 그분의 최고의 요리를 굶주린 영혼에게 먹이기 원하신다. 그분이 만드신 요리의 이름은 무엇일까?”
이분도 건강이 안 좋은 자녀의 엄마이신데 이런 아이와 씨름을 하면서 느낀 은혜를 이렇게 적어 본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말하기를 처음에는 내가 그 아이를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세월이 갈수록 거꾸로 그 아이 때문에 내가 도움을 받은 것들이 더 많다고 느낀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승욱이 엄마도 똑같이 하는 말이고 그 자리를 같이하신 장애아를 가진 목사님도 하시는 말이다. 그래서 그 목사님은 말하기를 “우리가 장애아 사역을 돕는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이런 사역에 힘쓸 때 우리가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예배를 마무리하셨다.
여러분의 자녀들은 어떠한가? 혹 장애아를 가지신 분은 실망하지 말고 오히려 기뻐하라. 이들을 통해 얻는 축복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장애아가 없으신 분들도 또한 더욱 감사하라. 그렇지만 장애아들이나 이런 아이들의 부모들의 마음을 같이 느끼기를 힘쓰라. 그래서 어떠한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고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을 위해서 기도해 줄줄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언제 우리에게 임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