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더가튼은 자녀의 지적, 사회적,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다. 3가 초등학교 킨더가튼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킨더가튼의 하루 일과표. 어린이들에게는 제법 바쁜 하루를 보내도록 꾸며져 있다.
입학전-학교 찾아가 시설 둘러보고
알파벳·산수 등 미리 가르쳐야
입학후-대화 자주 나누며 적응도 파악
문제 생기면 담임교사와 상담을
단편소설로 유명한 작가 로버트 펄험(Robert Fulghum)은 ‘내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을 킨더가튼에서 배웠다’(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in Kindergarten)란 책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만큼 킨더가튼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교육은 어느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하나씩 다져나가는 것이고, 이 같은 바탕이 있어야 학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가 머리가 좋다고 성적 또는 점수에만 매달린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킨더가튼 1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가을 자녀를 킨더가튼에 보내는 부모들을 위해 중요 사항들을 정리했다.
■ 왜 킨더가튼이 중요한가
이 과정은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려 두뇌의 75%가 이 기간에 개발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배우는 것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는 사회성을 키운다. 그동안 가족의 품속에서만 살아오다 다른 또래 친구들과 교사들의 지도 아래 정해진 규칙 안에서 생활하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학업능력 배양이다.
함께 공부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들을 접하면서 공부에 대한 관심과 습관을 가지게 된다.
셋째는 감정조절을 배운다.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게 공동생활의 기본이다. 양보도 배우고, 이해심도 키우기 시작한다.
넷째는 신체적 성장이다.
이 네가지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게 돕는 곳이 킨더가튼이라고 할 수 있다.
■ 입학 전 반드시 해야 할 일
등록 등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아이의 거부감 또는 두려움을 없애주는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주말에 학교에 참석해 보고, 필요한 경우 학교측에 연락해 견학하는 것도 좋다. 이 경우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고, 수업하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자녀에게 화장실도 들어가 보게 하는 등 친밀감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이와 함께 미리 교장 등을 만나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업 및 방과후 활동 등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특히 적지 않은 한인 학부모들은 학교 대신 주변 학부모 등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가급적 직접 학교와 상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 항상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한다. 오락게임이나 TV시간을 줄이고 부모가 함께 옆에서 책을 읽으며 아이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등을 물어본다. 만약 아직 제대로 알파벳조차 모른다면 그림책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자녀에게는 입학 한달 전부터 취침과 기상 등 하루 생활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키고, 새로운 생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만약 자녀가 학교 버스를 이용해야 할 상황이라면 미리 버스가 오는 곳에 여러 번 함께 나가 주변의 환경과 안전요령 등을 반복해 알려준다. 특히 낮선 사람을 조심할 것을 몇 번이고 강조해야 한다.
만약 프리스쿨에서 알파벳과 덧셈, 뺄셈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거나, 아예 프리스쿨을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부터 집에서 가르쳐 주도록 한다. 아직 3-4개월의 시간이 있는 만큼 이를 잘 이용하면 된다.
■ 입학 후
미리 아이에게 담임교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간단히 쓰도록 한 뒤, 부모도 같은 봉투에 아이의 성격이나 특징, 그리고 질병(특히 앨러지) 유무 등을 설명하며 기대와 희망,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편지를 넣어 등교 첫날 보낸다. 아이와 교사의 친밀감도 생기고, 자녀에 대한 교사의 관심도 커질 수 있다.
아이의 옷이나 가방 등에 이름을 적어 놓는 것도 빠뜨려서는 안될 일이다. 주의력이 아직 부족한 아이들이 친구들과 정신없이 놀다보면 간혹 자신의 물건을 학교에 두고 오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몇 주간 아이의 적응도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이 좋은데, 아이들은 학교를 다녀오면 자신이 실수한 것 보다는 잘한 것만 얘기할 수 있다. 만약 이상한 점이 있다면 학교 교사와 만나 상담을 하고, 필요하다면 자원봉사자로 수업에 참여해 자녀의 학교생활을 관찰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부터 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하루 20-30분 정도는 책을 읽게 한다. 너무 길면 아이들이 금방 싫증내 오히려 흥미를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또 산수는 가장 기초적인 것을 다루지만,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연습을 시키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
수지 오 3가 초등학교장 조언
“동-식물원·박물관 찾아 보고 만지고 배우면 좋아”
“이번 가을에 킨더가튼 입학 예정인 경우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동물원이나 식물원, 박물관 등을 자주 찾아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지 오(사진) 3가 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에게 책만 읽도록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꼈고, 배우는지, 그리고 등장인물 등에 관해 물어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아이들의 이같은 질문에 답을 하면서 이해력과 낮은 수준의 독해력, 어휘력을 키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교장은 적지 않은 한인 학부모들이 학교행정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발송하는 가정통신문을 꼼꼼히 살펴보고, 궁금증은 반드시 교사 또는 교장에게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장은 또 미리 입학할 학교를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각 학교마다 예비 입학생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3가 초등학교는 매주 화요일 오전 9시)이나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간이 되는대로 자원봉사자로 학교에서 일주일에 1회 정도 일하는 것도 자녀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학교와의 관계증진에 매우 유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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