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퍼난도 밸리에 사는 내 친구의 꿈은 집 장만을 하는 것이다.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이 친구는 가능하면, 일터에서 멀지 않는 스튜디오 시티에 집을 사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이 친구는 주말만 되면 배우자와 함께 오픈 하우스를 하는 집들을 찾아 나선다.
집 구경에 이골이 난 이 친구가 전하는 말에 따르면 집값은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떨어졌지만, 자신들이 이사하고 싶어 하는 스튜디오 시티 집값은 아직도 별반 동요가 없다고 한다. 스튜디오 시티뿐만 아니라 웨스트 LA나 사우스 패사디나 같이 일부 지역의 집값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이 갈 정도로 요지부동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연방 정부가 잇달아 집값 안정화 조치를 취하자 친구는 이렇게 하다가 자신들이 집을 사기도 전에 다시 집값이 오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걱정을 하고 있다. 소심한 친구는 집값이 한창 오를 때는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그리고 집값이 너무 오른 다음에는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집사는 것을 늦추면서 아직껏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사실 LA 카운티나 오렌지카운티 집값은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라 오르기 시작한 98년에 비해서, 무려 3~4배 가령 뛰었다. 지난 10년동안 줄기차게 오른 집값은 상당부분 거품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집값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시장의 정점이었던 2007년 초반 가격에서 40% -50 % 이상 떨어져야 마땅할 것 같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실상 집값이 아직까지도 별로 떨어지지 않아서 구매희망자들이 구매 시점을 놓고 적지 않게 고민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거품은 낮은 이자율 탓도 있지만, 연방 정부가 조장한 측면도 크다. 우선 연방 정부는 지난 97년 주택 소유자에게 더욱 유리하게 세법을 손질했다. 97년 이전에는 55세 넘는 주택 소유주만 주택을 판 양도소득에서 12만5,000달러까지만 면세 혜택을 주었다. 보통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97년부터, 실소유주가 지난 5년 중 2년만 주택에서 살았으면, 부부의 경우 판매 차익에서 50만달러까지 양도 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쪽으로 세제를 손질했다. 2년마다 꾸준히 이사를 다니면, 양도 소득세 한푼 내지 않고, 재산을 불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부의 경우 소유 주택 모기지 중 100만달러까지 세금 공제를 해 주고 있다. 또한 집을 담보로 한 홈 에퀴티 론은 일반 소비자 론이지만 부부의 경우 10만달러까지 세금공제를 해 준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투자 보다 나은 재테크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유리한 세금 제도의 진짜 수혜자는 내 친구 같은 무주택자가 아니었다. 이들 무주택자가 폭등하는 집값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고 있을 때 부동산 투자를 할 만한 여력이 있는 부유층 아니면 무대포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끌어다가 집을 장만했던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 폭등하는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며, 많은 소시민들의 주택마련의 꿈은 멀어졌다.
연방정부는 서브 프라임론 사태로 주름진 주택 시장을 안정시켜서, 경제가 불황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이유로 잇달아 집값 안정화 시책을 내놓고 있다. 주택 가격이 내려가 소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커 갈 때 연방 정부가 나서서 찬물을 끼얹으려고 하는 것이다.
주택 가격이 지나치게 오를 때는 방관하고 있다가 지나치게 오른 주택 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서자 시장 안정화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서민들의 꿈을 두 번 짓밟는 것이다.
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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