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돈을 버는 시대이다. 한때 맨하탄 길목마다 은행이 들어선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지난 70년대말 한인 이민사를 돌아보면 한인 은행 역시 한인 비즈니스와 함께 커왔다. 뉴욕 한인 비즈니스의 성장에는 한인 금융권이 큰 역할을 해왔다. 한인 은행들의 역사와 발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순서>
1. 태동 및 발전
2. 성장과 확장
3. 무한경쟁시대
1. 한인 금융권의 태동 및 발전
1970년대 뉴욕에 진출한 한국의 상업과 조흥, 외환, 제일은행 등은 8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현지 금융으로 자리잡았다.지난 83년 맨하탄 33가에서 외환은행이 처음으로 현지 지점(branch)이 됐으며 84년에는 상업과
제일은행이 현지 법인으로 본격적인 은행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뉴욕의 한국계 은행들은 한국계 지상사와 한인 비즈니스들을 대상으로 한 예금 및 대출 업무를 통해 성장해왔다. 비교적 순탄하게 금융 업무를 담당해오던 한국계 은행들은 그러나 97년 IMF를 계기로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당시 ‘정책 대출’이라는 말처럼 정부의 지시에 따라 기업에 대출을 해왔던 은행들은 해당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되고 결국 타은행과의 합병 등의 절차를 거치면서 전반적인 구조 조정의 시기를 겪게 됐다.
미국 현지법인이었던 제일과 외환은행은 나라은행이 인수했고, 상업은행은 각종 M&A에 따라 한빛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다시 거듭났다.
지난 82년 상업은행의 뉴욕지사 설립을 위해 뉴욕에 왔던 나종관 현 BNB 부행장은 “당시 한국계 은행들이 한국의 경영 스타일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현지화 노력이 부족했다”며 “IMF의 영향으로 한국계 은행들이 미국식 금융권으로 변화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순수하게 한인들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동포은행으로는 86년 브로드웨이내셔널뱅크(BNB)와 엠파이어스테이트은행 등이 있다. BNB 은행은 무역업계에 종사하던 뉴욕한인경제인협회의 회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은행이다. 또 한인 동포 은행으로 팬아시아은행이 93년에, 리버티은행은 95년에 각각 생겼으며 2006년 뉴뱅크에 이어 2007년 뱅크아시아나가 출범했다.
뉴욕의 금융권이 변화를 하게 된 계기는 IMF와 LA 한인은행들의 진출의 영향이 컸다.98년 LA에 본부를 둔 나라은행이 처음으로 뉴욕에 진출했다. 나라은행의 진출은 한국계 은행들의 기존 금융 관행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은행의 문턱이 높다는 평을 들었던 당시 한국계 은행들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개발에 내몰렸다.
나라은행의 김규성 본부장은 “한인 은행 최초의 한국 부동산 담보대출과 비즈니스 신용융자 등으로 맞춤 서비스를 하면서 기존의 은행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2006년에는 윌셔스테이트뱅크가 리버티은행을 인수하면서 뉴욕에 둥지를 틀었고, 새한은행은 지난 2007년 대출사무소를 개설했다.
미주최대은행인 한미은행과 중앙은행 등도 뉴욕 영업을 추진하고 있어 연내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맨하탄>
한인 은행들의 시작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맨하탄이다.
현재 한인 은행 뿐아니라 한국계 은행의 지점이나 아직 뉴욕에 진출하지 않은 LA 소재 주요 한인 은행들도 대출사무소 등의 형태로 진출해있다.
32가 한인타운 인근에는 5개 한인 은행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과 나라은행, 윌셔은행, 신한뱅크아메리카가 있으며 28가와 5애비뉴에 BNB 은행이 터를 잡고 있다.이 지역에는 한인 상권을 겨냥한 미국 은행들도 대거 들어와 있다. 시티은행과 체이스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맨하탄 한인 상권의 특징은 무역도매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32가 한인타운 인근의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밀집해있는 한인 무역업체들은 은행을 통해 무역 금융을 신청하고 신용장 개설 등 잦은 거래를 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몇십만달러부터 몇백만달러에 이르기까지 대출의 단위가 크다보니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윌셔스테이트은행의 박승호 맨하탄 지점장은 “무역 금융 뿐아니라 일반 대출 규모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