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알아보는 ‘스테로이드 주사’ 허와 실
“뼈 주사? 그거 맞으면 큰일 나.” “너무 아프니 뼈 주사라도 한대 놔 달라고 해야겠어.”
흔히들 말하는 뼈 주사는 과연 뭘까? 한인 타운에 ‘뼈 주사’ 맞아봤다는 한인들도 많고, ‘뼈 주사’라면 몸서리치게 두려워하는 환자들도 많다. 쉽게 ‘뼈 주사’에 대해 말들 하지만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환자는 드물다. 흔히 회자되는 일명 ‘뼈 주사’는 바로 스테로이드 주사다. ‘뼈 주사’를 맞게 되면 정말 큰일 날까? ‘뼈 주사’의 허와 실에 대해 ‘템플 통증 케어센터’의 전주봉 통증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알아본다.
무릎·허리·어깨 등 통증부위 관절에 놓는 주사
한두번 맞는다고 “잘못된다” 겁먹을 필요는 없어
주입 양과 횟수 제한, 관절염 통증완화에 효과적
각종 스테로이드 제제 약물들.
■ ‘뼈 주사’가 대체 뭐야?
뼈 주사는 대부분 스테로이드 제제를 말하는 것으로 통증 부위에 주사로 주입하는 것이다. 한인 환자들이 흔히 말하는 뼈 주사는 바로 스테로이드 주사다. 아픈 관절에 놓는 주사로 흔히들 무릎 관절이 아플 때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무릎보다는 허리나 어깨, 손 등 다른 부위에 더 많이 쓰인다.
또한 이름처럼 뼈에 직접 주사를 놓을 것 같지만 사실은 뼈 사이의 관절 부위에 찌르게 된다. 또한 저용량의 먹는 약으로도 처방된다.
특히 관절강 내로 직접 주사하는 경우에 효과가 좋은데 부작용 때문에 1년에 4~5회로 횟수와 환자에 따라 주입되는 양도 제한되고 있다. 부작용으로 지목되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제를 함께 병행해 먹기도 한다.
■‘뼈 주사’ 맞으면 뼈가 녹는다고?
잘못된 정보다. 뼈는 한번 만들어지면 그냥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다. 뼈 역시 끊임없이 신진대사를 통해 헌 것은 떨어버리고, 다시 새 것으로 채우게 된다.
뼈 생성과정에서는 여러 호르몬이 작용하며, 호르몬에 따라 어떤 것은 칼슘을 뼈에 축적시키는데 관여하며, 어떤 호르몬은 반대의 작용을 한다. 스테로이드는 뼈 생성보다는 우리 몸 생존 자체를 해치는 비상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스테로이드는 환자의 응급사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만약 스테로이드가 뼈 형성에 지장을 주려면 평상 분비량의 20~50배로 그것도 1~2번이 아닌 오랫동안 투여했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전주봉 전문의는 “뼈 주사에 관해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며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꼭 필요한 치료를 놓치지 않는 것도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0년 전에 맞았거나 5년 전에 맞았거나, 뼈 주사를 한두 번 맞은 걸로는 잘못된다고 너무 호들갑 떨 필요 없다는 얘기다.
물론 일시적으로 염증이 사라지고 통증이 없어지는 빠른 증상 완화 효과는 환자에 따라 맹신하는 경우도 생길 수는 있다. 인공관절 수술이 무서워 뼈 주사를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코 남용을 해서는 안 되며 치료를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관절염·디스크 등 통증 완화
얼굴 화끈거리거나 불면·당뇨·골다공증 부작용 주의
■무릎 관절에만 쓴다?
무릎이 아니라 전신 어디나 맞을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주로 무릎 관절에 생기는 질환이다. 관절의 연골이 닳으면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도 동반된다. 사실 관절의 연골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다. 소염제를 투여해 염증반응이 완화하고 통증이 가라앉기를 기대하는 것이 치료법 중 하나다.
특히 스테로이드 제제는 관절 내 직접 주사할 경우 관절염에 의한 통증은 가장 효과적으로 최단 시간내 감소된다. 관절염에 의한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짧은 시간 내 가장 효과적으로 완화시키고, 가장 오랜 시간 지속시켜 줄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다.
하지만 사실 일차적 치료방법도 아니다. 전 전문의는 “환자에 따라 뼈 주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사를 맞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을 골라 사용해야 한다. 환자는 무슨 주사인지, 어떤 치료인지를 충분히 의사에게 물어보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 전문의는 “물론 퇴행성 관절염에 스테로이드 주사법이 쓰이지만 체중과 관계된 하지 관절염의 경우는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며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라도 일차적으로 쓰이는 치료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체중을 받는 곳 관절염의 경우는 뼈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많이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깨나 손가락 관절은 체중을 받지 않는 관절이라 바로 쓰일 수도 있다.
흔히 ‘뼈 주사’하면 무릎에만 맞는 줄 알지만 무릎뿐 아니라 허리통증, 어깨 통증 등에도 쓰인다.
■ 뼈 주사에도 종류가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 외에도 다른 종류의 뼈 주사가 있다.
연골 주사는 연골에 윤활액을 넣어주는 주사로 관절을 부드럽게 해 통증을 감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윤활액과 연골을 구성하는 성분을 주입해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동시에 연골을 강화해 통증 없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초기 관절염 환자 치료에 이용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관절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만 효과를 볼 수 있고 이미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말기에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
포도당 주사도 있다. 피로한 근육이나 힘줄이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포도당을 직접 넣어주는 주사다. 어깨 근육이 뭉쳐 목이 결리거나 아픈 근막통증후군의 치료나 스트레스를 받아 약해진 인대와 힘줄을 강화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관절염 치료에 대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또한 포도당 주사는 농도가 높아 자주 주사하면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 주의해야 한다.
근육 영양주사에는 재생 치료법으로 알려진 프롤로(Prolo) 요법도 있다. 프롤로 요법은 허리, 목, 어깨, 무릎, 발목 등 근육 골격계의 만성 통증을 주사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다. 고농도 포도당과 국소 마취제,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합성한 약물을 늘어나거나 찢어진 인대에 주사하는 방법이다.
근육 골격계의 만성 통증은 대부분 인대의 힘줄이 늘어나서 생긴다. 프롤로 요법은 이완된 인대와 힘줄을 정상 강도로 복원시켜 근본적으로 치유하는데 도움을 준다. 스테로이드 주사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재발률이 낮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인대 손상이나 만성 요통은 물론 퇴행성 관절염, 테니스 엘보, 습관성 어깨 관절 탈구에도 적용되며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나이나 통증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4~6주간 4회 정도 주사를 맞으면 된다.
젊은이들에게도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찾아올 수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강력한 진통, 소염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매우 크다.
■어떨 때 뼈 주사를 쓰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허리 통증, 오십견 같은 어깨 통증 때에도 환자에 따라 사용한다.
또한 좌골 신경통처럼 신경이 눌렸을 때 바로 치료에 쓰이기도 한다. 또는 척추 디스크, 허리가 아파 걷지 못하는 경우 꼭 필요하다. 또한 근육의 만성적 피로로 인해 근육이 뭉쳐 오랫동안 고생하는 근막 통증 증후군, 점액낭염에도 효과 있다.
■ 뼈 주사의 부작용
일시적으로는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맞은 당일 잠이 잘 오지 않거나 배가 나오는 증상도 있다. 수개월 투여했을 경우는 당뇨, 고혈압, 백내장, 골다공증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부신 피질 호르몬 기능이 떨어지고, 얼굴이 붓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미국 류머티스 학회 연구에 따르면 매일 일정량 이상의 스테로이드를 6개월 이상 복용했을 경우 뼈에 이상을 야기해 골다공증 증상이 나타났다. 전 전문의는 그러나 “어쩌다가 한두 번 맞는 것을 가지고 뼈가 금방 녹아내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고 또한 “통증에는 한 가지 원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스테로이드 제제가 꼭 치료에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요즘에는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고, 오히려 뼈 주위의 인대나 힘줄이나 근육을 강하게 하여 뼈를 튼튼하게 하는 다른 치료 방법도 있다.
그러나 전 전문의는 “꼭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며 “얼만큼 얼마 동안 맞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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