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각국의 정치지도자들 가운데 경제를 이슈화 해 성공한 분들이 많이 있는데 1930년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성공시켜 경제공항의 늪에서 미국의 위기를 해소시킴으로 명실 공히 경제대통령으로 그 위상을 높였고 1990년대에는 러시아의 푸틴과 미국의 클린턴도 경제를 정치 이슈화해서 재선까지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킨 CEO 출신 이명박 후보가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대통령으로 무난히 당선된 것도 경제를 선거 이슈화해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경제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부각시키며 후보로 나섰던 이명박 후보가 대운하 건설을 공약 1호로 내 걸었고 그 공약에 대한 찬반 양론으로 국론이 분열되다시피 했지만 국민들은 경제전문 대통령으로 그를 선택 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의견에 봉착하게 되자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해왔는데 근래에 와서 그 운하 건설을 비공식 조직에서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반대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고집하는 대운하 건설의 목적이 무엇 일까. 혹 ‘경제 대통령’이란 자신의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입증해 보이기 위해서인가.
뉴딜 정책을 모델로 하여 대형 토목사업을 시작함으로써 실업자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고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켜 현재 한국이 직면한 경제위기의 탈출구를 삼고자 대운하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것이라면 정말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운하를 성공적으로 만들더라도 절대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대운하 건설로 도래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지면 아래에는 수맥층이 있다. 인류는 이 수맥과 더불어 삶의 질을 유지하게 된다. 우리 국토는 얕은 수맥 층이 형성되어 있어서 금수강산을 이룰 수 있었고 좋은 식수를 자연으로부터 공급 받을 수 있었다.
70년대 초 우리가 심각한 기름 파동을 겪고 있을 때 우리 정부가 초대한 사우디 국왕이 방한하여 우리나라의 수목과 양질의 물이 풍부함을 알고 부러워하며 기름을 가진 자기 나라의 국토를 한반도와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한 일이 기억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옹달샘, 그리고 실개천들이 사라져 버렸다. 제법 물이 많이 흐르던 냇가가 지금은 물이 없는 건천이 되어 버린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제 개발이란 이름 아래 온 국토를 파헤치고 지하철을 위시해 대형 건물들과 공장들을 짓기 시작하면서 필요한 공업용수를 공급한다며 지하수를 파 올린 후부터 우리나라 국토는 물이 귀하게 되었고 국토지면은 메마르게 되었다. 그리고 지방에 있는 농지 곳곳에서는 농수가 부족해 여기저기에서 지하수를 품어 올려 농수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국토의 수맥층은 점점 깊이 내려갔다.
우리나라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7배나 되는 거대한 국토의 3분의1이 사막인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해발고도 1,500m 내외가 되는 곳으로 해발고도가 740m 인 도봉산의 높이의 두 배가 되는 고도에 자리한 도시이다. 그 도시 주변 사막지역에서는 지하 100m만 파 들어가도 물이 솟아 나온다.
그들은 그 지하수로 넓은 사막을 옥토로 만들어 엄청난 곡식이나 야채 혹은 과일을 수확 할 수 있고 1,300만 테헤란 시민들의 식수를 쉽게 해결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지하수 개발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사막부근에 작은 마을들의 식수원인 우물의 수맥을 끓지 않으려는 이란 정부의 속 깊은 배려에서이다.
뿐만 아니라 먼 후대에 자기들의 후손들이 그 땅에서 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지 않게 하기위해 지하수 개발을 법으로 엄히 금지하고 있다.
인류 최초로 수세식 변기를 사용했고, 인류 최초로 댐을 개발해 물을 저장해서 사용 할 줄 알았던 옛 페르시아 인들이 결코 땅을 파헤쳐 수맥을 훼손하지 않았던 그 지혜를 배워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대통령은 후세에 재앙을 유산으로 남겨 주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자신들이 후세에 죄를 범하는 세대가 되어서도 결코 안 될 것이다.
이무웅
목사·전 이란정부 정책자문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