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장
김순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
여행·운동 등 계획 자녀와 함께 세우고
도서관·샤핑할 때 데리고 가면 산교육
교육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봄방학 시즌이다. 비록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자녀들을 자기 하고 싶은대로 놔둘 수 만은 없는 게 부모들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일주일 내내 책상 앞에 붙잡아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더욱이 아침부터 밤까지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그 짧은 시간에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내게 된다. 준비를 해야 한다. 플랜을 세워 자녀와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봄방학의 의미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을 통해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봄방학 알차게 보내기’ 방법을 소개한다.
◎초등학교
물론 하루에 일정 시간을 공부로 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학원에 보내면 아이는 재충전 기회도 없이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김정혜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 교장은 “초등학교 학생은 봄방학 동안에 산 경험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릴 때부터 건전한 실생활의 기틀을 잡아주고 무엇을 하든 부모가 함께 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고 강조했다.
▲ 도서관에 함께 가자
자녀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 도서대출 카드를 만들고,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방법까지 함께 한다. 요즘 도서관은 시설이 잘 꾸며져 있어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 샤핑도 교육이다
물건을 사러 백화점이나 마켓에 갈 때도 자녀를 데리고 가라. 저학년은 상표를 직접 읽어보도록 하고, 물건 값을 직접 낸 뒤 거스름돈을 받아 보는 것 역시 생활을 배움과 동시에 독립심을 키우는 시작이 될 수 있다.
▲ 자녀에게 책 읽어 달라고 해라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아니면 집에서 아이에게 하루에 10분 정도라도 책을 읽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 역시 좋은 교육방법이다. 아이는 부모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상상력과 창작력을 키우게 된다.
▲ 대화의 시간을 만들자
영어대화에서 상당수 한인부모들은 자녀로부터 “예스” 또는 “노”라는 대답만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하곤 한다. 결국 더 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질문도 보다 구체적으로 하고, 추가 질문 등을 통해 개인생활과 사고, 그리고 학교생활을 파악할 수 있다.
▲ 봄 방학 계획은 자녀와 함께
어느 날 갑자기 시월드로 놀러가자는 등 부모가 계획을 주도하기 보다는 아이와 함께 일주일 계획표를 세워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박물관이나, 스포츠 경기장 등을 함께 다녀보는 것도 좋고, 거주지역 또는 주변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도록 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사춘기 아이들인 만큼 아이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고등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중학생 역시도 슬슬 대입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 때여서 자칫 가족간에 감정 충돌도 벌어질 수 있다.
김순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는 “자녀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갑자기 생활이 나태해 지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카운슬러는 특히 “중학생인 경우 긍정적인 생활패턴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평소 생활리듬을 유지하게 한다
방학기간이 길든 짧든 적지 않은 아이들이 밤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곤 한다. 물론 실컷 잠을 자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왜 늦게 일어났는지, 즉 전날 무엇을 하며 늦은 시간까지 잠자리에 들지 않았는지 알아야 한다. 특히 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바깥에서 어울려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대화는 신중하게
실제로 있었던 사례로 10학년에 다니는 아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던 한 한인 부모가 욱하는 성격에 “나가라”고 소리치자 정말 사라져버려 놀란 가슴을 안고 아이를 찾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부모의 화풀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말이라도 인격을 존중해 주고, 장래 목표나 하고 싶은 일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
▲ 신문을 읽힌다
아침에 한글과 영어로 된 신문에서 각 기사 한 개씩을 꼭 읽어보도록 한다. 지식과 상식도 늘어나고, 문장력 발전에 도움이 된다.
▲ 장남·장녀만 자식이 아니다
한인 가정을 보면 장남 또는 장녀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더 받는 경우가 있다. 봄 방학 기간에 둘째, 셋째 아이와 단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관심과 애정을 표시하면 아이 정서에 놀라운 영향을 준다.
▲ 재정문제도 얘기할 때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들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게 되면 당사자나 부모 모두 기쁜 일이지만, 학비 고민도 함께 생긴다.
자녀가 노력해 그토록 원하던 대학들로부터 입학허가를 받았건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속앓이를 하게 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또 캘리포니아가 아닌 동부지역의 대학진학을 고집한다면 학비는 물론 생활비 부담까지 떠안아야 할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대학선택에 대해 아이와 가슴을 터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봄방학이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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