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골드만삭스-리먼브러더스 호재..달러화도 강세 반전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 문제로 촉발된 금융위기 우려가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가 예상을 넘는 분기실적을 내놓은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리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등하고 연일 추락하던 달러화도 모처럼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미국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모기지 부실 등으로 촉발된 신용위기는 여전히 잠재해있고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 공격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추가로 쓸 ‘정책 카드’가 있을지 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 미.유럽 증시 급등 = 이날 뉴욕증시는 금융위기 우려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 속에 5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0.41포인트(3.51%)) 오른 12,392.66에 거래를 마쳐 지난 11일 기록한 2002년 7월 이후 최대 상승폭인 416.66포인트를 넘어서며 역대 4번째의 상승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91.25포인트(4.19%) 오른 2,268.26을 ,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54.14포인트(4.24%) 상승한 1,330.74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003년 3월 이후, S&P 500지수는 2002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유럽 증시도 대표주 동향을 보여주는 유로퍼스트 300 지수가 3.4% 오른 1240.3을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독일 DAX지수는 이날 도이체방크, 알리안츠 등 금융주가 큰 폭으로 올라 3.4% 상승한 6393.39로 마감했고, 영국의 FTSE100지수도 3.5% 상승한 5605.80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CAC40 지수도 3.4% 오른 4582.59에 거래됐다.
◇ 달러화 강세 반전 = 미 달러화는 이날 금리인하 폭이 예상됐던 1%포인트에 못미친 가운데 금리 인하가 미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화나 일본 엔화에 대해 가치가 상승해 약세 행진을 멈췄다.
또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가 예상보다 좋은 분기실적을 발표한 것도 금융위기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를 키워 달러화 강세 전환에 기여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5628달러에 거래돼 전날의 1.5729달러 보다 가치가 상승했다.
엔화의 달러화 환율도 99.83엔으로 전날의 97.33엔보다 2.7%나 급등하면서 199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 골드만삭스-리먼브러더스 효과 = 이날 금융시장은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내놓자 뉴욕증시가 개장초부터 급등하는 등 큰 호재로 받아들였다.
FRB가 금리를 0.75%포인트 내린 2.25%로 낮춘 영향도 있었지만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의 호재에 비하면 부차적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시장이 금융위기에 얼마나 큰 우려를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1분기 순이익이 15억1천만달러, 주당 3.23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32억달러, 주당 6.67달러에 비해 53.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실적에는 10억달러의 자산상각도 포함됐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분기 실적은 주당 2.5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톰슨 파이낸셜의 예상치와 블룸버그의 주당 순이익 예상 평균치인 2.59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월스트리트가 유동성 문제에 관련해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리먼브러더스도 1분기 순이익이 4억8천900만달러, 주당 81센트로 전년 동기의 11억5천만달러, 주당 1.96달러에 비해 57%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35억달러로 31% 줄었고 자산상각 규모는 18억달러였다.
리먼브러더스는 그러나 골드만삭스와 마찬가지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음으로써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진정시킬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로이터통신은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리먼브러더스가 주당 73센트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800억달러에 이르는 모기지 자산으로 인해 월스트리트 전망치보다 더 나쁜 실적을 발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해 왔었다.
J&W 셀리그먼의 전략가인 더그 페타는 이날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의 호재 속에 증시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에 투자은행의 자금 인출사태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시장이 진정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FRB의 금리 인하는 부차적인 일이었다고 말해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의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에서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이날 16%와 46%씩 급등해 금융주 상승을 주도했다.
◇ 계속되는 금리인하 기대..효과 지속은 미지수 = 이날 FRB의 금리 인하폭은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1%포인트에는 못미쳤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금융시장 불안의 진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벤 버냉키 FRB의장이 성명서를 통해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돕는데 필요한 조치를 시의적절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금리인하 지속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금리 인하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친 것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도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미키 레비는 마켓워치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금리가 1.5%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FRB가 작년 9월 이후 3%포인트나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한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계속하는 가운데서도 신용위기는 오히려 확산되고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 향후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FRB가 내놓을 처방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P 통신은 버냉키 의장은 뒤늦은 과감한 조치들에는 위험이 있다면서 이날의 0.75%포인트 금리인하에 대한 도취감도 얼마 가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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