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부담액
불공정 책정 의혹
소비자 소송제기도
건강보험을 갖고 있더라도 소속 보험사의 네트웍에 속하지 않은 의사나 병원을 찾았다가는 자칫 금전적으로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지난 주 뉴욕주 검찰청은 보험회사들이 네트웍 바깥에서 행해진 의료 서비스에 대한 상환액을 계산해 내는 ‘합리적이고 관습적인’ 근거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광범위한 수사에 착수한다고 발표, 복잡한 미국 의료체계에서도 특히 혼동스러운 부분의 뚜껑을 열었다.
에롤 라이터씨의 경우
네트웍 내 의료기관 검사비 애트나, 92달러70센트 부담
자기 부담액은 한푼도 없어 네트웍 밖서 똑같은 검사
자기 부담액 149달러 청구 보험사 부담 90달러로 줄여
소비자 입장에서 이 문제는 상당히 중요하다. 보험회사들이 네트웍에 가입하지 않은 의사에게 15분간 받은 진료비를 얼마나 모자라게 지불하는지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며 받게 되는 검사, 서비스, 입원까지 연장되기 때문이다.
현재 고용주 건강보험에 가입해 있는 5,400만명으로 추정되는 미국인 중 4분의 3 가량은 네트웍 외부의 의사나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그런 플랜에 가입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네트웍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본인 부담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더 내야할 지를 알게 되면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베네핏 컨설팅회사 왓슨 와이엇의 간부인 탐 빌렛은 “애매모호한 점이 아주 많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청구된 치료비 중 60%건 80% 건 정해진 비율을 보험회사가 상환할 것으로 여기지만 그 계산은 사실상 훨씬 더 복잡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보험회사들은 자신들이 부담할 의료비를 계산할 때 소위 ‘합리적이고 관습적인’ 청구액을 계산한 다음에 그 금액에서 일정 비율을 부담하는데 그 금액은 의사나 병원에서 보낸 청구서보다 훨씬 적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는 의사가 100달러를 청구한 서비스의 합리적이고 관습적인 가치가 60달러라면 그 금액 중 80%인 48달러만은 환자에게 상환한다. 나머지 52달러는 환자의 호주머니 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보험회사가 상환액을 계산하는데 사용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 ‘인제닉스’는 자신들이 제시하는 데이터가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미국 최대의 건강보험회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산하인 이 회사는 전국의 보험회사들에서 수집한 실제 청구서를 근거로 데이터를 산출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그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오리건의 작은 도시 메드포드에 사는 컨설턴트 에롤 라이터(59)는 자신의 보험회사 ‘애트나’를 소액청구법원에 제소했다.
라이터는 지난 10년 동안 들어온 ‘애트나’ 보험회사가 네트웍 바깥에서 받은 진료에 대해 실제 청구액 중 일부만 지불하는 것을 그저 참고 견뎌왔으나 ‘애트나’가 똑같은 코드를 부여한 검사를 하나는 네트웍 안에서 받고 다른 하나는 네트웍 밖에서 받아 비교할 기회를 갖게 됐다.
네트웍 안에서 받은 검사는 2006년 4월에 메드포드에서 개업 간호사가 실시한 것으로 ‘애트나’가 92달러70센트를 지불했고 라이터는 한푼도 낼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 작년 7월, 자신의 보험회사와 계약 관계가 아닌 애리조나주 스카스데일의 ‘메이요 클리닉’ 의사를 찾아갔더니 그 의사는 149달러80센트를 청구했다. 놀라운 점은 ‘애트나’가 그 검사 비용을 단돈 90달러로 계산했다는 점이었다. 대도시에 자리잡은 명성 높은 ‘메이요 클리닉’의 존경받는 의사가 한 검사비를 소도시의 개업 간호사가 계약된 할인가에 한 검사비보다 더 낮게 책정했던 것이다.
라이터의 플랜에 따라 ‘애트나’는 ‘메이요’에서 한 검사에 책정한 가치인 90달러의 80%에 해당하는 72달러를 지불할 책임만 지는데 그나마 라이터가 디덕터블을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한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지난 몇년 동안 가능하면 ‘메이요’에서 치료를 받아 온 라이터는 ‘애트나’가 장기적으로 반복하여 네트웍 외부 진료에 대해 공정한 부담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베네핏 컨설턴트인 빌렛은 건강보험 부담금을 보조하는 고용주들은 회사의 전체 의료비 중 차지하는 비율이 작기 때문에 네트웍 외부 진료비 청구에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므로 직원들 자신이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네트웍 바깥에서 서비스를 받는 것은 대개 주치의가 위탁하지 않으면 환자 자신이 특정 질병에 전문이라는 의사나 병원에 가기를 원했기 때문이지만 가끔은 네트웍을 벗어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작년 10월에 버지니아 북부에서 경찰로 일하는 스테이시 허츠링어(29)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컨퍼런스 참석중 배가 심하게 아팠다. 버지니아에 있는 네트웍 소속 의사에게 전화했더니 올랜도에서 응급실을 찾아 가라고 해 검사 받고 약도 받았다. 몇주 후 3,168달러짜리 청구서가 날아왔다. 병원측은 그녀의 보험인 ‘유나이티드헬스’가 네트웍을 벗어났다며 지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의 네트웍에 들어 있는 의사나 병원에 가더라도 그 케이스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네트웍 안에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수술 중 마취를 담당하는 의사가 환자의 보험과 계약이 되지 않았을 경우 마취 비용은 아웃 오브 네트웍 청구서로 간주된다. 따라서 터무니없는 청구서를 받지 않으려면 환자 자신이 사전에 모두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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