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보다 귀한 것이 있다. 자기 목숨이다. 목숨이 왜 다이아몬드보다 귀하냐 하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크고 비싸다 해도 다이아몬드는 많다. 더 많은 다른 것들에 비해 그 수가 적다뿐이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다이아몬드는 없다.
그러나 생명, 즉 나에게 주어진 목숨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자신의 목숨이다. 그래서 한 목숨, 즉 한 생명이 태어나는 날과 죽는 날은 귀하게 여겨진다. 태어나는 날은 생일, 즉 생이 시작된 날이라 하여 모든 친지와 친구와 친척들이 생일 파티를 열어준다. 모두가 그 날을 축하해준다. 망망대해와 같은 우주에 시간과 공간이 있다. 그 우주의 시간과 공간 속에 태양이 있다. 그 태양의 궤도 안에 지구가 있다. 한 생명은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깨트리고 지구에 태어난다. 한 생명의 태어남을 우주가 기뻐해 준다. 시간과 공간이 기뻐해 준다. 왜냐하면 한 생명의 태어남은 그 시로부터 시간과 공간과 우주의 벗이 되기 때문이다.
한 생명의 시작은 곧 삶으로 이어진다. 마구간에서 태어났든 궁궐에서 태어났든 한 생명의 시작은 우주의 한 점이 되어 그 점을 확대시켜 나간다. 아니 그 한 점, 생명은 지구안의 다른 생명들과 목숨을 함께 유지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바로 한 생명이 많은 생명 공동체의 일부분인 사회적 동물이 되어 함께 생명의 가치를 일구어 가는 과정이 곧 삶이다.“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도 바친다”란 말이 있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상사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다. 상사라면, 충성의 결정체다. 친구라면, 사랑의 결정체다. 목숨,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바친다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송두리째 내어놓는 것이다. 생명으로 태어나 벗이 된 우주와 태양과 시간과 공간을 모두 바친다는 뜻이다. 얼마나 귀한가. 한 생명이 귀한 것은 생명으로 태어나 또 다른 생명과 만나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랑은 세상에서 생명 다음으로 가장 귀한 것 중 하나다. “목숨 바쳐 사랑 한다” “목숨을 걸만한 사랑을 해 보았나!”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목숨을 죽음에 걸고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 세상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생이 마감되는 날은 목숨이 다하는 날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사람의 생명이 이 세상에서 그 호흡을 다 할 때 모두가 슬퍼한다. 사실 생이 마감된다 함은 사람이 다시 온 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온 곳이란 태어나기 전의 상태를 말한다. 태어나기 전의 상태란, 즉 우주와 시간과 공간이 머문 상황을 말한다. 그렇다고 무, 곧 아무것도 없음의 세상은 아니다. 다시 온 곳으로 돌아간다 함은 우리가 모를 뿐이다. 사람의 머리로서는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는 그런 곳을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 쳐도 사람의 목숨, 생명이 이 세상에서 그 끝을 알릴 때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더 이상 그 생명과 더불어 삶을 누릴 수 없기에 그렇다. 다이
아몬드보다 더 귀한 가치의 유일한 목숨과 삶이 땅으로부터 사라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생과 삶과 죽음. 이 셋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하나다. 생의 연장이 삶이요 삶의 끝이 죽음이다. 한 직선의 시작에 이어짐과 마지막으로 보면 된다. 그렇다면 생전과 사후는 어떤 것인가. 어떤 곳인가. 우주가 있다. 우주가 있기 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태양이 있다. 태양이 있기 전 지구는 어디에도 없다. 지구가 있다. 지구가 있기 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사람의 생명은 생전과 사후의 삶을 늘 경험하고 살아간다. 그 경험은 잠이다. 그리고 꿈이다. 잠 속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생전의 삶이다. 우주 안의 생이다. 잠 속에서 꿈을 꾼다. 사후의 삶이다. 꿈에서 깨어난다. 다시 생으로 돌아온다. 삶으로 이어진다. 우주와 시간과 공간이 벗한다. 지구가 돌아가며 춤을 추고 태양이 빛으로 한 생명의 가치를 반긴다.
휘어진 우주가 있다. 휘어진 사람도 있다. 휘어졌어도 우주는 우주다. 휘어졌어도 사람은 사람이다. 휘어진 목숨이라 해도 세상의 가장 큰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한 생의 선은 직선 같지만 곡선이다. 태어나고 살고 죽어가는 것은 한 사람의 몫이 아닌 생명체, 모두의 몫이기에 한 원 안에 생과 사를 그려 넣을 수 있다. 우주의 시간과 공간을 깨트리고 태어난 생명이다. 생명의 가치를 알고 자신을 보는 눈이 있어야 주어진 이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가장 소중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야. 시간과 공간, 우주의 벗인 인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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