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야구 경기장 주차장 등서
왜건·SUV 뒷문 열고 하는 ‘먹자’파티
갈수록 애호가 늘어 관련 상품도 봇물
야외용품 제조사 ‘콜먼’은 1세기 전,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곳에 사는 농부와 상점 주인들에게 랜턴을 팔아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세계 제2차 대전 중에는 군부의 요청으로 어떤 종류의 연료건 땔 수 있는 ‘GI 포킷 스토브’를 만들었고, 1950년대엔 캠핑 및 야외 활동을 위한 튼튼한 물건들의 대명사가 됐던 이 회사가 요즘은 테일게이트 파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로 운동 경기가 있는 날 주차장에서 트럭이나 왜건 같은 자동차의 뒷문을 열어 놓고 하는 파티인 테일게이트가 나름대로 특수한 필요를 갖고 있는 새로운 종류의 어드벤처로 대두, 야외용품 및 스포츠용품 제조사와 소매점에 돈을 벌어줄 새 시장으로 조용히 부상함에 따라 도시에서 사용하도록 디자인된 제품들이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테일게이트 파티족들은 신형 ‘콜먼 포킷 스토브’로 칠리를 데운다. 땅에 막대기를 박을 필요가 없는 ‘팝업’ 텐트는 아스팔트 위에서 쓰기에 완벽하다. 휴대용 블렌더는 숲속에서는 쓸 데가 없겠지만 프로즌 마가리타 만들 때는 유용하다.
“캠핑 장비들이 요즘은 야외에서만큼이나 주차장에서도 이용되고 있다”고 말하는 운동용품점 ‘스포츠 오쏘리티’의 데이빗 캠피지 사장은 “20년 전만해도 게임 전에 조용히 모여 먹고 마시는 모임이었던 테일게이트가 요즘은 게임보다 더, 아니면 그만큼 중요한 행사가 됐다”고 말한다.
소비자 조사회사 BIG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8%는 테일게이트가 좋아하는 레저 활동 중 하나라고 대답했으며, 그렇다는 남자가 여자보다 2배 더 많았다. 테일게이트 커미셔너를 자칭하는 뉴올리언스의 조 칸이라는 사람이 수백개 게임에서 파티에 참석한 5,000명이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다르면 60% 이상이 25~44세 연령층이었고 반 정도는 한 시즌에 6~10회의 테일게이트 파티에 참가했다. 음식과 파티용품에 500달러 이상을 들이는 사람이 42%였고 60% 정도가 대학졸업자였다.
‘스포츠 오쏘리티’는 매장안에 캐노피와 캠프 의자, ‘콜먼 로드트립 그릴’ 등으로 임시 변통 테일게이트 전문 코너를 만들어 놓고 해가 갈수록 테일게이트용품 전시 면적을 늘이고 광고에서도 판촉을 하는 최대 셀러다.
콜먼 로드트립 포터블 파이어플레이스 그릴.
보통 풋볼과 연관되어 왔지만 요즘은 봄에는 야구, 여름에는 축구 등 다른 스포츠 행사에 관련해서도 열리고 있는 테일게이트 파티족들은 독특한 요구사항을 갖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강력한 취사장비가 필요하다. 또 모든 장비가 자동차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기능 때문에 편리함과 스타일을 희생하려 하지 않는 것이 테일게이트 파티족들이다. 테일게이트 파티 자체가 남들에게 과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릴 제조사 ‘웨버-스티븐스 프로덕츠’는 오랫동안 넓은 뒷마당에서 사용할 제품을 만들어 왔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마이클 켐프스터는 고객들이 너무 커서 다루기 힘든 ‘웨버’ 그릴을 픽업 트럭 뒤에 싣고 풋볼 게임장까지 나른다는 말을 듣고 새 시장을 찾았음을 직감했다.
웨버사는 직원들을 3개 팀으로 나누어 18개월간 NFL 경기장과 대학 보울 경기장, 공원의 축구 경기장까지 찾아 다니게 했다. 거기서 알아낸 것이 소비자들은 무엇이건 40파운드가 넘으면 무겁다고 생각하지만 25파운드 정도는 별로 무겁지 않게 여긴다는 점이었다. 직원들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그릴과 그릴 받침의 사진을 찍고 사용하는 도구, 그 보관 방법까지 자세히 기록했다.
2003년에 ‘웨버’는 테일게이트 파티를 염두에 두고 단순히 ‘Q’라 불리는 개스 그릴 라인을 출시했다. 맨 처음 나온 모델은 38파운드였고, 바람 부는 주차장에서 요리할 일이 많을 터이므로 열기가 보존되도록 특허를 낸 쇠살대를 댔다. 이후 6개의 모델이 추가된 Q 라인은 현재 ‘웨버’사 매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콜먼’은 2002년에 ‘로드트립 그릴’을 출시하면서부터 테일게이트 파티족들을 목표로 삼기 시작했다. 종래의 그릴들보다 작고 바퀴가 달렸으며 자동차를 더럽히지 않도록 가방 안에 쏙 들어가게 만들어진 ‘로드트립’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모델들이 추가됐으며 나초 치즈를 만들 수 있는 슬로쿠커까지 나와 있다.
<워싱턴포스트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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