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요리 전문 잡지 ‘코티지 리빙’(Cottage Living)의 푸드 에디터인 한인 김순애(Kim Sunee·37)씨.
입양아 출신 김순애씨 회고록 화제
세살부터 미국가정서 성장. 10대~20대 유럽서도 공부.
현재‘코티지 리빙’편집장.
“각 지역 음식 맛보고 레서피 나눌 때 평안 얻어”
세 살의 나이에 친 부모에게 버려진 뒤 뉴올리언스의 한 부부에게 입양된 한인 여성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회고록을 출간했다. 주인공은 미국 유명 생활잡지인 ‘코티지 리빙’(Cottage Living)의 요리 편집장인 한인 김순애(Kim Sunee·37)씨. 그가 최근 출간한 최고록 ‘빵 부스러기의 흔적’(Trail of Crumbs: Hunger Love and the Search for Home·그랜드 센트럴 출판사)에는 사랑과 요리, 또한 이를 통한 입양아로서의 자신의 정체성 찾기가 한편의 시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어휘로 조화롭게 녹아 어우러져 있다. 또한 김순애씨의 양 할아버지가 즐겨 만들었던 요리에서부터 야참으로 즐기는 파스타까지 맛깔스러운 레서피도 담겨 있다. 이 회고록은 반즈 앤 노블 체인은 ‘빵 부스러기의 흔적’을 ‘우수 첫 작가 찾기 프로그램’(Discover Great New Writers program)에 선정했으며 미 서점협회도 김순애씨의 회고록을 1월 이달의 책으로 선정하는 등 벌써부터 주류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순애씨와 회고록
“어린 시절 읽었던 핸젤과 그레텔에서 두 남녀가 빵 부스러기를 보고 집에 가는 길을 찾아갔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는 김순애씨는 “음식 기행을 통해 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세계와 또한 자기 정체성에 대해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회고록에 따르면 작가 지망생이었던 김순애씨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을 유럽에서 공부했으며 이 시절 고급 화장품 라인인 ‘록시땅’(L’Occitane)의 대표 올리비에 보쌍과의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약혼까지 했으나 결국 올리비에와 헤어지고, 이때부터 자신의 이야기와 프랑스에서의 로맨틱한 일상을 음식 조리법과 함께 써 나가기 시작, 회고록의 기반이 되는 이야기들이 하나 둘 모여지기 시작한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고, 음식을 나눠 먹는 순간이 가장 소중했던 것 같아요. 음식의 맛에 대한 기억은 다른 기억보다 오랫동안 뇌리에 남죠. 어느 지역에서 먹었던 음식과 그 곳에 대한 기억이나 이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음식을 먹음으로써 정체성과 고향, 또한 현재 내가 세상에서 속한 곳은 어디인지에 대해 이해해 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2003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으로 돌아온 그는 생활잡지 ‘서던 리빙’(Southern Living)의 요리 부편집장으로 활약하다 이후 2004년 런칭한 ‘코티지 리빙’의 요리 편집장으로 부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음식을 통한 정체성과 고향 찾기
37세의 김순애씨는 결국 고향(Home)으로 가는 길을 찾았을까. 대답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이다. 그는 “지금까지 평생 ‘홈’이라 불릴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매 왔다. 정체성과 내가 속한 곳, 나의 고향에 대한 갈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만 지금은 내가 어디 있든지 고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법을 배웠다는 사실이다”라고 털어 놓는다.
어린 시절 한국의 시장에서 어머니에 의해 버려졌다는 사실은 그의 유년시절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는 김순애씨는 입양 되서 자라온 뉴올리언스, 이후 유학을 떠났던 유럽의 스톡홀름, 파리, 프로방스에서 보낸 세월을 통해 각 지역의 음식을 맛보고 레서피를 나눌 때 느끼는 평안함에서 비로소 고향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입장은 어떨까. 그는 “나는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내 생부모도 평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입양서류에 따르면 본명은 김종애이며 세 살 때 서울의 한 시장에 버려졌다”며 “1994년 한국을 방문한 일이 있다. 친 가족을 찾을 수 있다면 한국에 다시 가보고 싶다”며 뿌리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빵 부스러기의 흔적’
김순애씨의 회고록 ‘빵 부스러기의 흔적’(Trail of Crumbs: Hunger Love and the Search for Home)에는 사랑과 요리, 또한 이들을 통한 입양아로서의 자신의 정체성 찾기가 한편의 시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어휘와 특유의 감각으로 조화롭게 녹아 어우러져 있다.
<홍지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