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정보
사람들은 흔히 텔리비전에 볼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2,100만쯤 되는 가정에서는 내년 2월17일부터 말 그대로 볼 것이 없게 될지 모른다. 대부분의 텔리비전 방송국들이 애널로그 TV 전파 송출을 중지할 것이므로 오래된 텔리비전에는 아무런 영상도 뜨지 않게 된다.
대부분 방송국 애널로그 전파 송출 중단
TV 10년전 샀으면 디지털 방송 수신못해
변환기 구입땐 가능… 정부, 할인쿠폰 배부
케이블 TV는 2012년까지 둘 다 병행키로
그러나 미국 사람의 절반은 아직도 그렇게 달라질 것이라는 걸 모르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다. 정부기관, 케이블 회사, 방송국이 9억달러어치의 교육광고를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이같은 변화를 인지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DTV란 말만 나오면 프리미엄 케이블 서비스나 하이 데피니션 TV 판매 전략인줄 알고 귀담아 듣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베스트 바이’ 대변인 브라이언 루카스는 “사람들은 대여섯 번은 들어야 그것이 자기에게도 해당하는 일임을 납득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오래 된 TV를 가지고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계속 시청할 방법이 없지는 않다.
TV가 디지털 시그널을 수신하려면 디지털 튜너가 있어야 하는데 디지털 튜너는 1998년부터 일부 TV에 설치가 의무화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든 TV에 설치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애널로그만 수신할 수 있는 TV가 아직도 팔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첫번째 할 일은 자기 집 TV에 디지털 리시버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1998년 이전에 구입한 것이라면 디지털이 아닐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 이후에 구입한 TV라면 매뉴얼을 찾아 튜너의 스펙을 자세히 읽어볼 일이다. 만일 ATSC라고 쓰여 있다면 그것은 디지털이다. NTSC라고 쓰여 있다면 애널로그다. 어떤 TV는 둘 다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매뉴얼이 없더라도 실망할 것 없다. TV 뒤에 ATSC나 NTSC라고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만일 TV에 자동으로 채널을 찾는 셋업 모드가 있다면 켜보시라. 그것이 애널로그로 할지 디지털로 할지를 묻는다면 그 TV는 디지털이다.
그러나 애널로그 TV라도 반드시 바꿔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변환기를 구입하면 된다. 애널로그 TV로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변환기 비용을 부담하려는 정부가 40달러 쿠폰 3,350만장을 배부하므로 그 할인까지 감안하면 50~70달러에 장만할 수 있다.
쿠폰은 www.dtv2009.gov, 또는 (888)388-2009로 전화하면 입수할 수 있다. 청각장애자는 877-530-2634(영어), 866-495-1161(스페인어)로 전화하면 된다, 쿠폰은 일부 상점과 공립도서관에서도 구할 수 있다.
이 쿠폰 프로그램을 집행하고 있는 국립통신 및 정보청 대변인 타드 세드막은 포커스 그룹의 반응에 따르면 공중파 TV 시청자들은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변환기를 구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랬다가는 쿠폰의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행되는 쿠폰의 숫자가 제한돼 있으므로 가구당 2장씩 선착순으로 나눠주다 다 떨어지면 아무리 신청을 해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쿠폰을 받아가지고 꾸물거려서도 안 된다. 90일이 지나면 무효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변환기는 이제 막 상점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사실 아직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1만5,000개쯤 되는 매장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취급 상점을 찾아볼 수 있는 웹사이트(sss.dtv2009.gov/VendorSearch.aspx)까지 만들어 놓았다.
케이블 TV를 보면 화면이 먹통이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광고도 나오고 있지만 구형 텔리비전을 갖고 있는 케이블 TV 가입자들은 안심하면 안 된다. 2009년 2월부터 3년이 지난 다음에는 케이블 TV라도 애널로그 텔리비전 세트는 먹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구형 애널로그 세트를 갖고 있는 케이블 TV 시청자 4,000만명을 위해, 케이블 회사들은 법이 정한대로 2012년까지는 계속 애널로그와 디지털의 두 가지 모드로 방송하기로 합의했다. 연방통신위원회가 2011년에 이 일을 재평가할 예정으로 2012년이라는 시한이 지켜질지, 아니면 연장될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
케이블 업계가 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바가 없다고 전국 케이블 및 텔리 커뮤니케이션 협회 대변인 브라이언 디츠는 말한다. 애널로그 TV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셋탑 케이블 박스가 필요하게 될 텐데 케이블 회사들이 그것을 고객에게 무료 제공할지, 판매할지, 대여할지 아니면 상점에 가서 사게 할지는 각 회사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벌써 일부 케이블 회사들은 전면 디지털 방송으로의 도약을 실행하고 있다. 오리건주 벤드의 ‘벤드 브로드밴드’의 경우 모든 유자격 고객에게 2008년까지 변환기를 무료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버라이즌’의 유료 TV, 전화 및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광섬유 서비스인 ‘피오스’의 경우 이달부터 신규 고객에게는 애널로그 시그널을 제공하지 않는다. 기존 애널로그 고객의 경우 점차적으로 애널로그 시그널이 줄어들게 되지만 변환기만 있으면 애널로그 TV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버라이즌’도 유자격 고객에게 변환기를 1개는 무료, 추가분은 월 3달러99센트씩에 제공할 예정이지만 아직 세부사항이 정해지지 않았다.
위성 서비스 이용자들은 좀 나은 형편이다. 위성 시스템은 이미 모두 디지털이지만 애널로그 TV로도 볼 수는 있다. “우리 고객들은 이미 13년 전에 디지털로 바꿨으므로 아무 걱정이 없다”고 디렉 TV의 홍보담당 디렉터 로버트 머서는 자랑스러워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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