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벼슬이 좋다지만~나는 야 싫어~정든 땅 언덕위에 초가집 짓고~낮에는 밭에 나가 길쌈을 메고~밤에는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별들이 우는 속을 알아~보련다.” 옛적 가요 중 한 가사다. 새 대통령이 당선 되면서 부쩍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고 안달을 하는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그 벼슬이라는 게 무어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
한국은 한국대로 그렇지만 미국도 금년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후보로 나서는 사람들과 그 후보를 따라다니는 사람들로 연일 신문과 방송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벼슬 한 자리 차지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지만 기껏 따라다녀도 벼슬 한 자리 하지도 못하고 ‘팽’ 될 사람들도 있음에야 어찌하려나.
사람이 지닌 욕심이란 죽어야 끝이 나는가 보다. 밑도 끝도 없이 무한대로 뻗어 나가는 게 인간이 지닌 욕심이 아닌가싶다. 그 욕심만 죽이면 잘 살아 갈 텐데 살아서 욕심을 죽일 방법은 없다. 욕심을 죽이는 방법은 사람이 죽어 땅에 묻히는 방법밖에는 없다. 하지만 욕심을 줄이는 방법은 있다. 벼슬 같은 거 좋아하지 않으면 욕심 같은 것도 줄일 수 있을 게다.
사람은 먹고 사는 게 좀 나아지면 생기는 버릇이 있다. 명예욕이다. 이것도 욕심 중 하나다. 명예욕에 한 번 빠지면 중독된다. 신문에 얼굴 한 번 나오면 자꾸 나오고 싶듯이 중독되는 게 명예욕이다. 좋은 일로 언론에 비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욕심은 있다. 죽도 제대로 못 먹던 옛날 일은 다 잊어버리고 좀 살기 좋아지면 생기는 것이 자신을 우쭐대보려고 하는 욕심이다.
길어야 100년인데 그 100년을 욕심 없이 살아갈 수는 없을까. 태어날 때부터 욕심은 갖고 태어나는가 보다. 원죄처럼 지니고 태어난 욕심을 인간이 어떻게 하랴. 어떤 사람은 “욕심도 좋은 욕심이 있고 나쁜 욕심이 있으니 욕심이라고 해서 다 나쁠 것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 선의의 경쟁은 좋듯이 욕심도 좋은 욕심을 갖고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면 나쁠 것도 없겠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 남 좋은 일도 많이 하고 도움도 많이 주고 살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돈은 많은데 공부를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겐 또 무슨 욕심이 있나하면 공부할 욕심이 있다. “학사모라도 한 번 써 보면 원이 없겠다”라고 하는 욕
심이 있을 게다. 돈이 많다고 만족하지 못한다.
반대로 공부는 많이 했는데 돈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또 무슨 욕심이 있나. “돈을 많이 가져봤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돈을 벌은 사람들은 남들이 공부할 동안에 열심히 장사를 하고 피땀 흘린 노력의 대가로 돈을 벌은 것이다. 그냥 벌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돈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한 사람들에겐 욕심이란 게 없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도 욕심은 있다. 어떤 욕심이냐. 남들이 자기를 따라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고 존경해주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다. 스스로 잘난 체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잘났다”고 해주기를 바라는 욕심이 있다.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인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허전한 구석이 있는 게 인간이자 사람이다.
권력과 돈과 명예와 학식 등을 고루고루 갖춘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런 사람에겐 욕심이 없을 것 같나. 아니다. 있다. 어떤 욕심인가.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욕심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는 생이 천년만년 오래 살아가기를 바라는 욕심이 그들에겐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천국인데 왜 죽느냔 말이다. 죽음이 그들에게 철 천지 원수가 될 게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캐오라고 신하들을 닦달했다. 그렇지만 세상 어디에도 불로초는 없었다. 때가 되면 죽게 마련이다. 죽음이야 말로 사람을 가장 공평하게 해주는 좋은 결과물 일런지도 모른다. 죽음이 없다면 가난하고 공부 못한 사람들은 너무도 억울할 것이다. 권력, 돈, 명예, 학식 모두 가진 자라도 때가 되면 하늘로 혹은 땅으로 돌아가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
대통령. 말 그대로 “대~통~령~”이다. 하늘이 낸다고 하는 사람. 대통령이 바뀌면 그 밑에 있는 일자리들이 수 천 개가 바뀐다. 아니 수만 개, 수십 만 개가 바뀔 게다. 아니다 천지가 바뀐다. 대통령도 욕심이 있는 사람이다. 한국의 새 대통령 당선자. 욕심 줄이고 초심으로 시작해 그 초심대로 임기를 마쳐주었으면 한다. 그 밑에 있는 사람들도 벼슬에 눈이 어둡지만 말고 욕심 줄이고 진정 나라의 발전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새 대통령을 보필하는 자들이 되기만을 바란다. “벼슬이 좋다지만~나는 야 싫어~정든 땅 언덕위에 초가집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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