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컴퓨터 오작동 등
손상되는 경우 가끔 생겨
약간의 돈 지불하면
온라인으로도 재생 가능
비전문가가 섣불리 시도땐
더 망칠 수 있으니 주의를
최근 널리 보급된 디지털 카메라는 사진을 찍어 보관하기 편하지만 취약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 안에 넣고 빼는 저장장치에 디지털 사진을 넣어두었다가 잃어버리거나, 실수로 지워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발달된 기술 덕에 지워진 사진을 되찾기도 많이 쉬워졌다.
지난 4월 메인주에 사는 간호사 에이미 세비니는 사흘 간격으로 아버지와 남동생을 저세상으로 보냈다. 아버지가 사고로 일산화개스에 중독돼 사망한 다음에 암을 앓던 동생이 세상을 떠났던 것.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세비니는 남동생과 자신의 갓난 아들을 함께 찍었던 사진을 프린트해 달라고 친구에게 카메라를 맡겼는데 친구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돌아왔다. ‘라이트 에이드’의 사진 기술자가 실수로 메모리 카드를 지워버렸다는 것이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저장 장치는 대개 ‘메모리 스틱’ ‘컴팩트 플래시’나 ‘시큐어 디지털’(SD) 카드의 3가지 중 하나다. 세 가지 모두 거칠게 다루거나 정전기, 또는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
‘긱 스쿼드’ ‘구루스2고’ ‘너즈 투 고’ 같은 대형 컴퓨터 수리업체들은 사진 복구 서비스를 하지 않지만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커가면서 사진 회복기술 또한 발달하고 있다. 덕분에 서비스를 받으며 약간의 돈을 지불하거나, 자기가 직접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지시대로 따르면 좋은 결과를 얻기도 쉬워졌다.
온라인으로 30달러 정도 지불하면 살 수 있는 ‘포토레스큐’ ‘이미지리콜’ 같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사진을 되살릴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의 기술 정도, 손상의 종류, 그 사진이 갖고 있는 정서적 가치에 따라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잘 다룰지도 모르면서 섣불리 손댔다가 원래 상태보다 더 나쁘게 만들어 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하는 사람은 수사관용 디지털 사진 복원 소프트웨어 제작사인 ‘가이던스 소프트웨어’의 제품관리 실장인 브라이언 카니. 카니는 소비자들이 메모리 카드를 맡길 때 그런 저장장치에 새로운 데이타를 입력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이타 처리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다른 사람의 메모리 카드를 내 랩탑에 끼워 놓으면 컴퓨터의 운영 체계가 그 카드에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렇게 할 때마다 데이타를 되찾기는 점점 어려워지지요”
세비니의 카메라에 들어있던 SD 카드를 데이타 복구 전문가에게 맡긴 결과 ‘가이던스’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인케이스’를 이용해 되살린 사진은 65장이었다. 세비니가 사진을 되살릴 희망을 포기하고 같은 카드를 사용하여 38장의 새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었다. 새 사진으로 덮어 씌워진 자리에 있던 사진은 영원히 잃어버렸지만 다행히도 세비니의 아들과 동생이 함께 찍힌 사진 6장은 새 사진으로 덮어 씌워지지 않아 복구할 수 있었다.
‘가이던스’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는 데이타 복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롤스-로이스’ ‘오피스맥스’ 같은 소비자 상대 회사들이 ‘가이던스’의 ‘인케이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의 컴퓨터 수리점에서도 이런 종류의 복구를 할 수는 있겠지만 보장은 안 된다.
사실 컴퓨터 수리점들은 고장 난 하드 드라이브 고치는 일은 환영하지만 디지털 사진 작업 같은 것은 덜 환영하고 경험도 없는 편이라고 조지아주 마리에타의 데이타복구 서비스회사 ‘체리 시스템스’ 사장 하임 스턴버그는 말한다.
스턴버그의 고객 중에도 실수로 사진을 지우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대략 70%는 메모리카드를 억지로 끼우려 하거나 카메라를 자동차 타이어가 밟고 지나가는 등, 저장장치가 입은 물리적 손상 때문에 사진 파일을 잃어버리는 경우다. 그럴 때는 부서진 조각들을 올바로 찾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렵고, 일단 맞춰지면 ‘체리 시스템스’의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복구할 수 있다.
이 과정이 실패로 돌아가면 고객은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성공이냐 실패냐는 고객이 잃어 버렸다는 사진을 되살려 내느냐 아니냐의 문제인데 만일 사진을 다시 찾아낼 경우 고객은 150달러를 지불한다. 이 회사의 사진 복구 성공률은 95% 정도다.
스턴버그에 따르면 최근에는 다운로드할 수 있는 사진 복구 소프트웨어들도 많아졌다. 그 중 인기 있는 것이 벨기에의 소프트웨어 회사 ‘데이타레스큐’의 ‘포토레스큐’. ‘데이타레스큐’의 피에르 반데베니 사장에 따르면 2001년에 처음 나온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이미 수십만명이 이용했다는데 ‘포토레스큐’는 다른 사진 복구용 온라인 소프트웨어들과 마찬가지로 무료 시험버전을 신속히 이용자에게 다운로드 시킨다. 이후 어떤 회사들은 잃어버린 사진의 일부를 복구시키고는 나머지를 모두 복구시키려면 30달러 정도 내고 소프트웨어 풀버전을 구입할 것을 요구하지만 ‘포토레스큐’는 되찾을 수 있는 사진은 모두 찾아내 일단 엄지손톱만한 크기로 보여준다. 사용자가 필요한 사진을 풀사이즈로 복구하려면 이 소프트웨어의 풀버전을 29달러를 내고 다운로드하면 된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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