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나빠지면서 파산 신청이 늘고 있다. 2007년 미국의 개인 파산이 2006년에 비하여 40%나 급증하였고 2008년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로 더 많은 개인 파산신청이 있을 걸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파산은 주정부 관할이 아니고 연방정부의 파산법정에 신청하여 그 판정을 받게 된다. 파산을 남용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연방의회는 2005년 파산남용방지 및 소비자보호법을 통과시켜 그간 느슨하였던 파산법을 개정하였다.
파산법이 인정하는 6종류의 파산(챕터 7, 9, 11, 12, 13, 15)중 가장 많이 신청되는 파산은 개인파산인 챕터7 파산과 챕터 13 파산이다. 챕터 7 파산인 경우에는 채무자가 본인의 비면제 자산을 파산법원이 지정한 파산 관리인에게 넘겨주고 그 관리인이 그 자산을 처분하여 생긴 돈을 채권자들에게 같은 비율로 나누어 주고 채무자의 다 갚지 못한 빚은 면제하여준다. 이 파산의 경우 옷, 가구, 집 살림도구, 개인용품, 식품, 사회보장 연금이나 실업수당 또는 월페어 보조금은 면제되어 채무자가 파산 후에도 계속 가질 수 있다.
챕터 13의 경우에는 채무자가 본인자산의 소유권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장래의 수입으로 3년 내지 5년에 걸쳐 채권자에게 빚을 갚아가야 한다. 갚아야 하는 금액과 갚는 기간은 채무자의 자산, 소득, 생활비용을 감안하여 결정된다. 채무자의 소득이 본인이 거주하는 주의 중간 소득보다 높을 경우 챕터 7 파산은 허락이 안 되고 반드시 챕터13 파산을 해야 한다. 연방 인구조사국에 의하면 캘리포니아의 2006년 중간소득은 2인 가족 6만 달러, 3인 가족 6만5,000 달러, 4인 가족은 7만5,000달러였다
모든 채무자는 파산법원에 파산을 접수시키기 전에 정부가 승인한 상담자와 신용상담을 반드시 해야 하고 후에 또 남은 빚을 면제받기 전에 예산과 빚 관리에 관한 상담을 완료하여야 한다. 정부승인 상담자는 웹사이트(www. usdoj.gov/ust)에 들어가 관련 항목(Credit Counseling and Debtor Education)을 클릭하면 찾을 수 있다.
연방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아도 지워지지 않는 빚이 있다. 자녀 양육비(child support), 이혼 배우자 생활비(alimony), 체납 세금, 학비융자금 그리고 담보가 잡힌 빚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파산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부동산이나 자동차와 같이 근저당(lien)이 잡힌 빚을 안 갚을 경우 채권자가 담보물을 빼앗아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파산신청서류에 빚으로 등재되지 않은 빚, 음주운전사고로 발생한 손해배상과 범죄행위로 발생한 벌과금은 파산으로 면제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채무자가 신용카드 신청서나 융자신청서에 거짓말로 기재하는 등 사기(fraud)로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융자를 받았다고 채권자가 판사에 증명하면 이런 빚은 파산에서 제외될 수 있다.
파산 사기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파산신청서에 채무자가 본인의 자산을 감추는 사기로 그 처벌이 상당히 높다. LA시 경찰국을 상대로 민권 소송을 많이 하여 이름을 날렸던 스티픈 야그맨 변호사가 그 케이스로 탈세, 돈 세탁 그리고 파산사기로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산을 여자 친구이름으로 바꾼 후 이를 숨기고 뉴욕 주에서 파산신청을 한 것이 걸렸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의 유산으로 상속받게 될 금액을 파산신청서에 감추어 5개월의 징역을 선고 받은 케이스도 있다.
연방 법무부는 파산 신청의 약 10%가 이런 거짓보고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융자 신청서뿐만 아니라 파산 신청서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중에 더 무서운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겠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어려워져도 가능한 한 파산보다는 그 대체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첫째는 채권자와 직접 협상을 하여 부채의 일부를 탕감 받거나 상환기간을 길게 받아 능력껏 상환하는 것이다. 둘째는 연방정부가 승인한 빚 상담인을 고용하여 그 상담인이 채권자와 협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챕터 13 파산과 같은 채무 청산 계획서를 제출해야하나 파산기록이 신용보고서(credit report)에 나타나지 않는다.
셋째로 채무자가 자산이 별로 없고 앞으로 소셜 시큐리티 연금이나 정부지원금으로 살 생각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빚을 안 갚았다고 감옥에는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재판을 한다고 해도 받아낼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소송을 걸지 않을 것이다.
파산의 경우도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 모든 것을 숨김없이 다 밝히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drccr2@hotmail.com
이청광
캘스테이트
LA 마케팅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