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주(코너스톤 상담센터)
“엄마 아빠, 이제 그만 이혼하세요” 20대 중반인 내 착한 딸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리라고 상상도 못했고 충격이었다면서 한 50대 부부가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이렇게 남남보다 더 못하게 외면하면서 사는 것 보는 제 가슴이 매일 매일 무너져요” 딸은 말했고 “아니, 어떻게 네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니. 누구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견디고 있
는데...”하며 부부는 반박했다.
부부는 막내딸 결혼식 이후 이혼을 하려고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그 조차 이제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도달한 후 부모는 이혼문제로 교회 목사님을 만나 상의를 드리고 또한 법적인 절차를 도움받고자 찾았지만 목사님은 마지막 한 번만 더 부부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며 부부 심리상담을 권했다고 했다.자의 반, 타의 반으로 들어선 50대 부부 사이에는 찬바람이 냉랭하게 감돌고 있었다. 부인은
“이 사람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아요.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쓸데없이 감정적이라고 윽박지르기만 해요”.남편은 “도대체 저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도대체 무엇이 불만인지 남들 부러워하는 큰 집에, 애들 다 크고, 상당히 가치있는 연금보험, 생명보험에… 걱정할 것 없잖아요. 괜히 행복에 겨워서 대화가 안되느니, 성격 차이 때문에 못 살겠느니, 저도 지쳤어요. 말 할 가치도 없습니다” 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부인 또한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남편은 항상 저런 식으로 그녀를 무시한다며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부부의 상담 사례에서는 그들의 대화 방법을 비춰보아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개인별 상담과 커플 상담을 같이 진행해야 했다.이민 30년에 어느 정도 사업이 자리를 잡고 자녀들은 좋은 대학을 졸업시킨 후 더 이상 걱정거
리 없을 것 같은 부부, 또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회에서 봉사활동도 하는, 남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이 부부 사이에는 불행히도 감정적 교류는 이미 끝난지 오래된 것 같았다.
부부 사이가 악화된 것은 5년 전, 방이 여러개 있는 큰 집으로 이사한 후 말다툼 할 때마다 서로 다른 방을 쓰는 습관이 생기면서였다. 그리고는 2년 전부터는 살림을 따로 따로 다른 방에 옮기면서 서로를 마주치는 시간은 줄어들고 점차적으로 식사시간마저 서로 따로 해결하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 한 지붕 아래서 남남처럼 살게 되었다. 가까운 가족 외에는 그 누구도 그들이 각 방을 쓰는 부부라는 것을 모르게 숨겨왔다고 했다. 미움과 원망보다 무서운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 깊어지기 시작된 후, 자녀들의 마음 고생 또한 커져만 갔고 항상 부모님 관계 속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던 딸조차 더 이상 부모님의 관계 회복에 희망이 없음을 느끼는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실 상담소에 찾아오는 많은 성인 내담자들 중에 각 방을 쓴 기간이 긴 만큼 배우자들에 대한 무관심은 커져가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하여 마음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오히려 각 방 쓰고 있는 부부에게 나타나는 공허감과 외로움의 수치는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 보다 훨씬 높다.
이번 상담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부부간에 감정적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남성과 여성의 경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부부관계의 불화가 나타났다는 점이다.이미 각 방을 쓴지 오래된 시점에서 다시 아픈 감정을 일부러 끌어내어 상담치료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남편은 감정표현을 회피하는 차가울 정도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사람을 압도하기 때문에 부인의 감정적 패턴의 의사소통은 쉽게 무시당하고 그럴수록 더욱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기 대문이다.이 부부는 상담을 통해서 의사소통의 근본 규칙과 감정 교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행하면서, 더 나아가 육체적 접촉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면서 각 방 부부에서 한 방 이불을 쓰는 부부로 돌아오게 되었다.
우리가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것은, 감정적인 대화는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부부의 대화법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의사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을 보여준다면 아무리 오랫동안 쌓였던 아프고 부정적인 감정도 노력과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