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장착 레이더 탐지기 종류도 가지가지
과속 운전을 단속하려는 경찰의 자동차 속도 측정 레이더를 탐지하는 장치를 달고 다니면 운전자는 더욱 과속을 하게 된다고 법집행 당국자들은 주장해 왔지만 요즘 빨간 불이 켜졌는데도 건널목을 건너는 차량들을 적발할 목적으로 네거리에 설치된 카메라의 존재를 경고해 주는 최신 테크놀로지는 운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행 정지 신호위반 차량을 촬영하는 소위 ‘빨간불 카메라’는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시스템마다 테크놀로지가 틀리지만 대체로 교차로에서 50~100피트 거리에 설치된 카메라는 교통 신호등과 연결돼 있다.
400달러대 감시카메라 위치기억 장치부터
500달러대 GPS 연결 레이저 탐지기기까지
“과속 조장만 하지 않으면 편리” 운전자들 주장
이 카메라들은 비디오 모션 센서, 레이저 트래킹, 도로에 센서를 파묻는 등 자동차의 위치를 감지하는 기술 서너가지 중 한가지를 사용한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건 간에 자동차가 빨간불이 켜진 다음(보통 신호가 바뀐 후 10분의3초가 지났을 때)에 정지선을 지나가면 교통법규 위반 사진이 한 장, 아니면 여러 장 찍힌다. 위반자는 현장에서 적발되는 것이고 그 차량의 소유주에게는 사진 증거와 함께 티킷이 우송된다. 미국 내 대도시중 가장 먼저 이 카메라를 설치한 뉴욕의 경우 벌금은 50달러지만 벌점은 가산되지 않는다.
시 교통국, 보험회사, 카메라 제조회사는 이러한 사진 단속의 목적은 교통위반 벌금 수입의 증대가 아니라 빨간불에 달리는 자동차를 줄여 도로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 효과는 대단하다.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에 따르면 카메라가 설치된 교차로의 경우 빨간불 위반이 40% 가량 줄었고 부상을 포함, 정면과 측면 충돌사고는 68% 감소했다.
이 연구소가 든 한 가지 예를 보자면 자동차 1만대당 평균 198건의 빨간불 위반이 적발되던 필라델피아의 루즈벨트 블러버드의 한 위험한 교차로의 경우 카메라가 설치된 이후 빨간불 위반이 1만대당 1.8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런 숫자를 본 많은 커뮤니티들이 앞다퉈 카메라를 설치하게 됐다.
그러나 운전자들도 카메라의 존재를 알려주는 경보 시스템을 이용하면 그까짓 가짜 카메라 정도는 겁내지 않고 다닐 수 있다. 예를 들어 449달러짜리 ‘에스코트 패스포트 9500i’는 GPS 안테나가 내장된 레이더와 레이저 탐지기로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차량의 정확한 위치 및 빨간불 위반 감시 카메라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다. 9500i 사용자는 카메라가 설치된 교차로를 지나면서 탐지기에 달린 단추를 누르고 카메라 위치를 표시하는 옵션을 선택하면 그 다음부터 그 지점에 접근할 때마다 자동으로 소리가 나고 LED 경고등이 켜진다.
그러나 카메라 위치 표시를 실제로 하려면 쉽지가 않다. 모든 감시 카메라가 다 눈에 잘 띄는 것도 아니고 어떤 카메라는 빨간불 위반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우범 지역 감시나 교통의 흐름을 관찰하는 목적으로 설치된 것도 있다. 뉴욕시의 경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더미 카메라가 250대 정도나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코브라 일렉트로닉스’의 450달러짜리 ‘XRS R9G’ 레이더 및 레이저 탐지기다. 이 회사가 자체 확인한 전국의 빨간불 위반 감시 카메라 수천개의 데이터베이스가 내장돼 있는 R9G는 GPS 안테나가 ‘에스코트’ 탐지기처럼 내장된 것이 아니라 짧은 줄에 달려 옆으로 끼우게 되어 있어 보기에 어색하고 미려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바이저에 끼울 수 있는 무선 리모트 콘트롤이 알록달록한 경고등으로 눈길을 끈다. 감시 카메라가 있는 네거리에 접근하면 음성으로도 알려주지만 음악에 묻혀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경우 불빛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코브라’의 전국의 빨간불 감시 카메라 데이터베이스는 매일 업데이트되며 R9G 주인은 새로운 정보를 이 회사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코브라’는 빨간불 감시 카메라 경보는 반드시 속도 측정 레이더 탐지기에만 달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카메라 위치 정보는 어느 GPS 장치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510달러짜리 자동차 내비게이션 장치 ‘내브 원 5000’에도 똑같은 카메라 위치 데이터베이스를 집어 넣었다. 그 경고 장치를 이용하면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카메라를 보고 티킷을 받지 않으려고 급감속을 하다가 뒷차에 받히는 사고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회사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담당 디렉터 데이브 마시는 말했다.
그러나 뉴욕시 교통국은 빨간불 위반 단속 카메라의 위치를 알게 되면 운전자들이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교차로에서 신호를 잘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교통신호등이 있는 교차로가 1만2,000개가량 되는데 그 모두를 다 카메라로 감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들 장치의 사용자 중 일부는 카메라가 설치된 교차로를 알려주는 소리와 불빛 때문에 오히려 더 정신이 산란하다고 불평하지만 어느 교차로에서건 카메라가 있는 것처럼 운전하면 사고가 날 위험은 훨씬 적어질 것이다. 옛날부터 유비무환이라 하지 않았던가?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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