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석(정신과전문의/한미문화연구원장)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 미국인 랩 스타 Kanye West의 어머니가 성형수술을 받고 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그 2주일 뒤에는 뉴저지주 뉴왁 경찰국장의 여자 보좌관이 성형수술을 받고 사망했다는 기사가 또 실렸다. 이렇게 목숨을 내걸고 예뻐지려다가 간 여인들, 참 가련하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성형수술을 받은 사람이 둘러싸고 있다. 특히 수술 직후에는 누구나 수술받은 것을 알 수 있으나 세월이 가면 또 다른 부위가 예뻐졌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예뻐지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나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남에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이렇게 중요할까? 메주같은 얼굴을 양귀비 꽃처럼 예쁘게, 쭈그렁 바가지의 가죽을 30대의 팽팽한 젊고 건강하게 보이는 피부로, 납작하거나 늘어진 젖가슴과 허벅지를 날씬하고 섹시한 몸매로 등등, 희망사항은 여러가지이다.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기미, 검버섯, 주근깨 등을 없앤다는 얼굴방이라는 것도 많이 있다. 이제 이런 성형수술이 외모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하는 연예인 또는 배우들이나 선천적 후천적으로 생긴 몸의 결함을 교정하기 위해서 하던 시기가 지났다.
한국사람들이 세계에서 넘버 원인 것이 대단히 많다. 자기 얼굴을 뜯어 고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도 우리 한국사람일 것이다. 눈 쌍거풀 수술 안한 여인을 보기가 쉽지 않다. 서양식 눈이 동양식 눈보다 더 아름다운가? 글쎄? 납작한 코를 오똑하게 세운 사람도 많다.얼마 전에는 어떤 중년여인이 성형외과에서 얼굴 피부의 기미를 없애기 위해 표백수술을 받았
다가 오히려 더 나빠지고 그 결과 심한 우울증에 치료를 받으러 온 일이 있었다. 또 한번은 젊은 여인이 날씬해지기 위해서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지방세포를 빼는 수술을 받다가 심장이 멎어 겨우 재생한 뒤 심한 우울증에 빠져 치료받으러 온 경우도 있었다.
다른 한 번은 어떤 성형외과 의사가 정신감정을 해달라고 한 젊은 여인을 보낸 일이 있었다. 이 여인은 자기 코가 비뚤어졌다고 수술해서 바로 세워달라고 성형외과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의사가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정신문제가 있지않나 싶어 보낸 것이었다.
가끔 멀쩡한 얼굴이나 몸의 한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믿고 수술로 고쳐달라고 성형외과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일종의 정신문제로 치료를 요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심한 우울증을 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형외과 의사가 의심이 가면 정신과에 정신감정을 의뢰하는 것이다.
그런데 겉에 보이지 않는 속마음이 비뚤어진 것은 어쩔까? 이 세상은 이 비뚤어진 마음 때문에 자기 자신도 살기 힘들고 남도 살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각종 사기, 범죄, 다툼, 알력, 싸움, 마찰, 질투, 시기, 중상모략, 거짓말, 가십 등은 비뚤어진 마음들의 소산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겉에 보이는 자기 모습에만 신경을 쓰고 그보다도 몇 배나 더 중요하고 소중한 자기의 마음에는 신경을 안 쓸 뿐 아니라 자기 것은 완벽하다고 믿고 남만 흉보고 욕하고 비난한다.행복한 사람은 마음이 예쁘고 젊고 날씬하다. 마음이 예쁘다는 것은 마음이 바르다는 것과 통한다. 마음이 젊다는 것은 기력있고 창조성이 있다는 뜻이다. 마음이 날씬하다는 것은 생각을 단순하게 한다는 것이다. 복잡한 생각은 의례 없던 문제를 일으키거나 간단한 일을 더 힘들게 만든다.
나는 아직 자기 마음을 성형수술하고 싶다는 한국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미국인 환자들 중에는 이미 정신이 건강한 편에 속한 사람인데도 정신 분석을 받고 싶어 장기간 나와 상담을 해오면서 자기다운 인성을 찾아 돌아간 사람들이 있다.사람 마음도 수술받아 예뻐지고 젊어지고 날씬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데 이것도 가능하다. 자기 스스로 노력하고 수양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무척 힘들다. 혼자 힘들면 정신분석가를 찾아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정신분석은 바로 마음의 성형수술을 하는 전문분야이다. 물론 참된 정신분석가를 찾아야 된다.
우리 모두는 해마다 신년이 되면 무언가 해보겠다고 다짐을 한다. 금년에는 자기 자신과 주변 모든 사람의 행복과 온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자기 마음부터 예뻐지고 젊어지고 날씬해지도록 힘써 보겠다는 다짐을 하기를 기원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