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이렇게 아플 수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어깨가 뻣뻣하고 죽을 것만 같은 통증에 시달릴 때, ‘오십견’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20~30대 젊은 층이라면 “아니 내 나이가 40도 안 됐는데, 벌써 오십견이라니…” 할 수도 있다. ‘오십견’(frozen shoulder)은 50대에 잘 생기는 질환이라 해서 오십견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의학용어로는 견관절의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다. 잘 생기는 연령은 40~70대로 알려져 있지만 40대 이전의 연령층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관절막 노화로 통증 유발… 상당수 원인 불분명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심할 땐 주사·물리치료
증상 비슷한 ‘어깨힘줄 파열’등 다른 원인도 점검
■ 통증 원인은
의사들도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한다. 환자의 상당수는 원인도 모르게 발생한다. 하지만 어깨부위 노화나 팔 골절 같은 부상, 수술 후 생기기도 하며 오랫동안 깁스를 해 정상적으로 어깨를 움직이지 못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의 자가 면역체계와도 관련이 있는데,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윤활성분이 마르면서 관절에 염증이 생겨 발병한다. 어깨 관절의 관절막이 노화하면서 어깨 관절과 주위 조직이 오그라들어 염증이 생기고 아프게 되는 것이다.
또 당뇨병이나 관절염 등 만성질환자에게 생기는 경우도 30%나 된다. 그러나 당뇨병이 왜 오십견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지는 아직까지 규명되지는 않았다. 당뇨병으로 인한 오십견은 일반적인 퇴행성 오십견보다 증상도 심하고 재발도 잦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이 생긴다. 학계에서는 70%가 대개 중년 여성에게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폐경기 후 여성에게 빈번하게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호르몬 때문에 중년 여성에게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깨뼈는 볼과 소캣 형식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구상관절(ball and socket) 형태로 어깨뼈에 팔뼈의 둥근 부분이 어깨뼈의 오목한 틈에 맞물려 있다. 어떤 방향이든 일정한 범위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쉽게 생각하면 마치 골프 티(tee) 위에 골프 공이 올려져 있는 형태다. 그 주변은 어깨 피막 조직으로 연결돼 있다.
오십견이 오면 이 어깨 피막조직에 염증이 생기고 뻣뻣해진다.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붓고 섬유화와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시작되고 활막이 연골에 들러붙어서 관절의 부피가 감소하면서 어깨의 운동이 불가능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갑상선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심혈관계 질환이나 파킨슨병 환자도 오십견을 경험할 수도 있다.
오십견이 시작되면 어깨 근육과 힘줄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수다.
■ 증상
병이 진행되면서 목과 팔 쪽으로 통증이 퍼지며 나중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어깨가 굳어져서 머리감기는 물론 혼자서 옷을 입거나 벗을 수도 없게 된다. 누군가와 부딪치기라도 하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정도로 심한 통증이 한참 동안 가라앉지 않는다.
뒷목도 뻣뻣하며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 힘들다. 대개 증상은 천천히 나타난다. 증상은 단계별로 통증, 동결, 치유 등 3단계 정도로 증상을 나눌 수 있는데, 1단계 당 한달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통증 단계일 경우는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다. 또 어깨를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된다. 동결 단계일 경우는 어깨 근육부위는 뻣뻣해지고 어깨 움직임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움직일 때마다 몹시 아프지만 일상생활은 계속할 수 있다. 치유 단계는 통증이 감소하며 치료가 다 된 단계를 말한다.
사람에 따라 밤에 더 심한 사람이 있으며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아픈 경우도 있다. 통증은 환자에 따라 한달 내지는 수개월, 1년까지도 간다.
평소 수건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어깨 근육 운동에 도움이 된다. 긴 수건을 이용해 수건을 쫙 펴서 위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 어떻게 치료하나
대개 오십견은 저절로 1년 이내에 낫기는 한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면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증상이 비슷한 어깨 힘줄 파열과 구분하기 위해 X레이 검사를 하기도 한다. 또 목 디스크가 동반돼 있거나 어깨 관절 속의 연골이 심하게 닳거나 소실됐을 가능성이 있을 때는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오십견 치료에는 주사요법, 물리치료, 운동요법이 병행되는데, 이때 주사나 물리치료는 통증을 완화해 운동이 쉽도록 돕는 보조적 요법이다.
치료 시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가 처방되고 뜨거운 찜질을 하는 치료법이 쓰인다. 또는 타이레놀(Acetaminophen)이 처방되기도 한다. 통증과 붓기를 줄이기 위해 아이스 팩이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요법도 쓰인다. 뜨거운 찜질, 차가운 찜질 모두 번갈아 해도 무방하다. 물리치료는 주치의가 연결해 주는 곳에서 받으면 된다. 매우 드물지만 심각한 케이스는 좁아진 관절낭을 펴주는 수술까지 받기도 한다. 전기자극을 통한 치료방법도 최근에 나왔다. 한방에서는 침술을 통해 치료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초기 단계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를 1번만 맞으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5분 정도 있다가 팔을 움직일 수 있다.
오십견이 심한 통증 질환으로 꼽히는 이유는 환자들이 이것 때문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2~3개월 정도 끙끙 앓다 병원을 찾아 초기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을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조기에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을 회복시켜 어깨 운동이 가능하게 해 주는 것. 초기 단계 치료를 적절하게 받으면 대개 한달 안에 나아진다.
■ 오십견 VS ‘어깨 힘줄 파열’
온갖 치료를 받아봐도 오십견 증상이 좀처럼 낫지 않는다면 어깨 힘줄 파열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오십견과 ‘어깨 힘줄 파열’은 증상이 비슷하다. 오십견인 줄 알았던 환자의 70%는 ‘어깨 힘줄 파열’이나 다른 어깨 질환인 경우가 많다. 골프, 테니스 등 어깨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즐기는 경우 잘 나타나는 부상 중 하나다.
어깨 힘줄 파열은 팔뼈에 운전대처럼 동그랗게 붙은 4개의 힘줄(회전 근개)이 약해져 밧줄의 실밥이 풀리듯 파열되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다. 하지만 어깨 힘줄 파열일 때는 파열된 쪽에 힘이 가는 특정한 운동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오십견은 한 자세로 팔을 계속 들고 있는 경우, 또 밤에 매우 아픈 특징을 나타낸다.
어깨 힘줄 파열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MRI나 초음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어깨 힘줄 파열도 초기에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보조적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어깨 힘줄 파열이 50% 이상이거나 완전히 파열된 경우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힘줄 봉합수술을 받아야 한다.
20~30대에서도 만성 어깨통증은 많다. 컴퓨터를 오래 쓰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목과 어깨가 아픈 근막동통증후군은 일단 휴식을 취한 후 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 어깨가 아플 땐 힘줄이 부어올랐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어깨 힘줄파열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어깨 통증이 있어 계속 어깨를 쓰지 않다 보면 결국 오십견으로도 갈 수 있다.
오십견이란
어깨관절 염증으로 통증
50대 이전에 겪게되기도
어깨 관절주위 조직에 뻣뻣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을 말한다. 어깨가 서서히 아프다가 점점 굳어져 팔을 위나 옆 또는 뒤로 뻗치는 것이 힘들어진다. 대개는 부상이나 경미한 어깨 외상 후에 겪는데, 부상을 경험하지 않고도 나타날 수 있다.
어깨 관절과 주위 근육의 움직임이 제한을 받아 발생한다.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면서 어깨 움직임에 제한을 유발한다. 보통 한쪽 어깨만 아프기 쉬운데, 나중에는 둘 다 아프게 되기도 한다. 치료 없이 낫기도 하지만 오십견이 아닌 어깨 힘줄(회전 근개) 파열인데 오십견인 줄 알고 방치하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프다 싶을 때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오십견과 어깨힘줄 파열 자가진단
사실 오십견이나 어깨 힘줄 파열이나 자가 진단을 하는 것보다는 두 질환 모두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하다. 하지만 어떤 때 오십견인지, 어깨 힘줄 파열인지 미리 체크해 보는 것도 도움될 수 있다.
▲ 먼저 어깨 힘을 완전히 빼고 누운 자세를 취한다. 다른 사람이 팔을 어깨 위로 들었을 때 통증을 느끼고, 통증 때문에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면 오십견으로 추정할 수 있다.
▲ 팔을 엉덩이 뒤로 보내고 어깨 힘을 완전히 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팔을 등 뒤로 들었을 때 역시 통증을 느끼면서 반대쪽 팔과 비교해 올라가지 않으면 오십견으로 추정할 수 있다.
▲ 아픈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리고 따지 않은 음료수 캔을 손에 쥔다. 엄지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도록 팔을 안쪽으로 돌린 상태에서 팔을 위쪽으로 힘껏 들어 올려본다. 이때 어깨 통증이 심해지거나 들어 올릴 수 없으면 어깨힘줄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오십견 예방법
근육과 힘줄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어깨를 돌리는 연속 동작 운동을 하거나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을 자주 해준다.
어깨 근육을 풀어주며 자주 써주는 것도 한 방법.
또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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