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용서와 이해 필요
다 잊고 새롭게 힘찬 출발을
컴퓨터 키보드에서 가장 없어서는 안될 키는 무엇일까? 단연 ‘지우기’키라고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은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하니까 모르는 일이겠지만 30년 전 만해도 타자기밖에 없었으니까 리포트를 작성할 때 작문도 작문이지만 이것을 타자기로 찍어 내는데만 하루 온종일 걸렸을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오자가 날 때마다 그것을 지우개로 지워야 했고 조금이라도 편집을 하려면 몇 페이지를 다 다시 찍어야 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가 발전해서 이리저리 편집도 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지우고 빼고 넣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가장 시원했던 일중 하나가 연말에 고층빌딩이 많은 다운타운에 가서 창밖으로 버리는 메모지와 쪽 달력들을 보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얼마나 일이 많았었는데 한해가 다 가고 이제는 다 잊어도 되는 일이기에 뜯어서 창밖으로 버려 버리는 것인데 보기만 해도 기분이 후련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새해에는 또 하얀 새 달력으로 새롭게 시작을 할 수 있고 말이다.
벌써 수년 전의 일이지만 한 목사님이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회에 부흥회 강사로 초청을 받고 와서 예수님을 통한 용서에 대해서 설교를 하였는데 청중들이 모두 감명을 받고 온 교회안의 분위기가 아주 숙연해졌을 때가 있었다. 그때 그 목사님은 필자가 전혀 기대하지 못한 초청을 했는데 그 초청은 아버지를 용서하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속으로 “아니 갑자기 아버지는 무슨…?”하고 의아해 했지만 더 놀란 것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청중석 이곳저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가득 찬 것이다. 우리 세대만해도 얼마나 부모와의 지우지 못한 갈등이 많았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감옥에서 재소자들에게 설교를 할 때 가끔 용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는 마무리하기 전에 각자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을 용서하라고 초청을 한다. 그리고는 아버지를,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라고 차례로 초청을 한다. 그러면 그 때마다 많은 재소자들이 갑자기 숙연해 지는 것을 보는데 이것은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제일 지우기 어려운 죄가 많은 사람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내 자신이기 때문이리라.
이와 같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귀한 복중에 하나는 과거의 잘못을 지울 수 있는 것, 즉 과거의 행적에 대해서 용서를 받는 것이 아닐까? 예수님에게 한 제자가 “내 형제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몇 번까지 용서해 주어야 하리이까, 일곱번까지리이까?”(마태 18:22)라고 물었을 때 “일곱번을 일흔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지만 온 세상에는 용서가 아주 제도화 되어 있는 것을 본다. 우선 하루를 밤과 낮으로 갈라놓은 것 자체에서도 용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전날에 잘못한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아침 태양은 어김없이 그 다음날 또 다시 떠 올라와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또 내일이면 2008년이 시작하는데 매년 새롭게 하여 주셔서 오늘과 같이 매해마다 마무리하는 날을 주셔서 내일이면 정월 초하루라고 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다. 또 사시사철이라는 계절의 변화를 주셔서 파릇파릇한 새싹이 나오는 봄이 있는가 하면 작열하는 태양의 뜨거운 여름이 있고, 열매를 맺는 가을이 있나하면 온 누리가 하얀 눈으로 덮이는 겨울이 있다. 그리고는 다시 봄을 주셔서 모든 것을 다 다시 새롭게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매달이 새롭게 해주셨고 또 매주 새롭게 해주신다. 원래 주간은 시골에 정기적으로 장이 서는 주기에서부터 유래했다고 하나 옛적 중국의 한나라 때는 5일을 한 주간으로 하여 닷새째에 하루를 쉬었지만 당나라에 들어와서는 한 달을 상순 중순 하순으로 나누어 10일에 하루를 쉬게 하였다고 한다. 7일을 한 주간으로 하는 것은 힌두교에도 있었고 또 중국에서는 주로 점성술을 위한 것이었으나 전체적으로 제도화 된 것은 16세기에 들어온 서양의 예수회 수도사들의 영향을 받아 7일이 한주일인 체제로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일찍이 유대교에 뿌리를 둔 기독교의 영향이 강했던 서양에서는 구약에 나오는 창조의 역사에서 하나님이 6일 동안에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일곱 번째 날에 안식하셨다 하여 일찍부터 7일 주일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인데, 정통 유대인들은 단지 일곱째 날을 안식일로 쉬는 것이 아니라, 7년에 한번은 안식년을 가지게 해서 땅을 쉬게 하였고, 7번의 7번째인 49년이 지난 50번째의 해에는 주빌리(yovel, 혹은 Jubilee) 즉 희년이라고 정해서 이 해에는 모든 부채를 탕감하고, 땅도 본래의 소유주에게로 환원시키게 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상상해 보라, 아무리 힘들어도 50년만 버티면 신용카드 빚이고 모든 빚을 다 청산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고맙고 시원할까!
구약에 부와 지혜로 이름났던 솔로몬 왕이 기록하기를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하였고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고 하셨는데”(전도서 3장) 오늘은 지난 한해를 다 잊어버리고 새롭게 한해를 시작할 준비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학가는 자녀들은 학비보조를 받으려면 이제 FAFSA에 등록을 해야 하는 때인데 “First come first serve”이니까 이것은 꼭 부모가 해야 할 일, 빨리 세금보고도 하고 FAFSA 등록을 필해 주어야 한다. 자녀들이 한해를, 아니 성인으로서의 첫걸음을 보다 새롭고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새해를 축하드립니다!
문의: (213)210-3466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