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추워지면 두려우신가요
찬바람이 불면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겨울철 건강에 유의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욱이 요즘처럼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때에는 피부건조증에서부터 감기, 독감, 세균성 질환 등 기승을 부리게 된다. 또한 고혈압, 관절염, 콜레스테롤 및 심장 질환자의 경우는 각별히 지병에 신경 써야 한다. 근육과 관절이 굳어지고,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더욱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추워지는 겨울철 만성질환자들은 어떻게 조심하고, 겨울철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지 점검해 보았다.
혈관·심장 가장 조심… 연말은 ‘심근경색의 시즌’
고혈압 환자 기온 떨어지는 아침 운동은 주의해야
스트레스와 기름진 음식·과음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 중년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혈관 및 심장건강
겨울철 건강은 독감이나 감기 주의도 중요하지만 혈관 및 심장건강에 직결되는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동맥경화로 인한 질환들은 겨울철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맥경화가 부르는 심장마비, 뇌졸중 등은 평소엔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발병해 생명을 위협한다. 동맥경화 또한 상당히 진행돼 있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동맥경화가 극도로 진행돼 혈관의 70% 이상이 막혔을 때에 혈류가 감소, 증상을 느끼는 것이 보통이다. 혈관에 콜레스테롤, 혈전 등이 쌓이고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으로의 혈액이 제대로 공급될 수가 없다.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흡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환자, 비만, 당뇨, 운동 부족, 스트레스나 화병 등이 있다. 동맥경화로 인해 팔다리의 말초혈관이 막히면 뇌졸중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비만에 유의해야 한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경우 혈중 지방과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서 혈액의 흐름에 방해를 받게 되고, 이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기 쉽고, 당뇨나 고혈압에 잘 걸리며,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흡연, 음주는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액순환 및 혈압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 할러데이 시즌 심근경색 환자 증가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나는 질병이다. 최근 미 심장학회에서는 날씨가 추워지고 연말파티가 이어지는 할러데이 시즌에는 심근경색(heart attack, 심장발작 또는 심장마비로도 표기)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할러데이 시즌은 ‘심근경색 시즌’으로도 불린다. 특히 주의해야 할 달은 12월과 1월. 테네시주 내슈빌의 밴더빌트 의대 키스 처치웰 교수 연구팀은 2001년도부터 1973년까지 5,300만건의 사망 케이스를 조사한 결과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12월과 1월이라고 밝혔다. 특히 크리스마스 날과 새해 첫날에 사망환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처치웰 박사는 “할러데이 시즌이라 환자들도 전조증상을 느껴도 병원에 즉시 가지 않고, 연말파티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바로 병원에 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 많은 사람들이 할러데이 시즌에는 다이어트나 운동도 쉬게 마련”이라 지적했다.
또 연말파티로 인해 과음도 늘어나고, 추운 날씨에다가 환자들이 종종 약 복용을 까먹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또 이 시즌에는 휴가에 들어가는 의사들이 많아 바로 주치의를 만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심근경색은 노인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중년 이후 남성들에게 동맥경화증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역시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높거나,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자의 경우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도 심근경색의 주범이 되고 있다. 가슴 통증,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현기증 등이 생기면 무조건 빨리 병원에 가도록 한다.
기온이 떨어져 혈압이 상승하기 쉬운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인들은 근육이나 관절이 굳어지기 쉬운 겨울철에 낙상으로 인한 부상이 생기기 쉽다.
■ 뇌졸중
‘중풍’으로도 불리는 뇌졸중은 뇌혈관 질환을 말한다. 혈액 속을 떠다니는 혈전 등에 의해 혈관이 막혀서 일어나는 뇌경색, 혈관이 파열되거나 새어 발생하는 뇌출혈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심장질환, 암에 이어 사망원인 3번째로 꼽힌다. 흔히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 환자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모든 연령에서 주의해야 할 질병이 되고 있는 추세다.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이 있다면 뇌출혈, 뇌경색으로 인한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한다. 뇌졸중의 위험인자로는 가족 병력, 나이(고령일수록 확률이 높아진다),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흡연, 이전에 뇌졸중을 앓았던 병력, 비만, 심혈관계 질환,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있다. 또한 여성이나 남성이나 발생 확률은 비슷하지만 발병하면 여성의 사망률이 남성보다 다소 높다.
■ 고혈압
찬바람과 함께 일교차가 심해해면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이 고혈압이다. 차가운 날씨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관 벽 수축으로 바로 혈압이 올라간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물론, 노인이나 일반 성인도 겨울철에는 혈압 변화에 관심을 갖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아침에 주의해야 한다. 정상혈압을 유지했더라도 온도가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Hg 정도, 확장기에는 0.6㎜Hg 정도 올라간다. 기온이 10도 정도 내려가면 혈압은 13㎜Hg 정도 높아진다. 주로 아침에는 혈압이 상승하는데 차가운 바깥 날씨에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평소 관리를 잘 했더라도 고혈압 환자는 운동은 아침운동보다 저녁운동으로 시간을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할러데이가 끼어 있는 겨울철에는 과식과 과음하기도 쉽다. 과식과 과음이 빈번해지면 배탈 설사도 일으키기 쉽고 혈압, 혈당 모두 상승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있다.
외출 때에는 따뜻하게 입고, 고혈압 환자에게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아침 신문을 가지러 갈 때에도 옷을 충분히 껴입도록 한다. 평소와 다른 증상을 느끼면 즉시 의사를 찾아간다.
■ 당뇨
당뇨환자는 겨울철 넘치는 식욕으로 평소 하던 식이요법에 실패하기 쉽다. 연말파티에서 탄수화물이 높은 케익이나 떡, 국수 등을 비롯해 기름진 음식도 더 많이 먹기도 쉽다. 평소 하던 식이요법을 철저히 하고, 과음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송년모임 많은 연말 당뇨 환자는 혈당검사와 식이요법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 관절염 및 낙상으로 인한 부상 조심
관절염 환자들에게 추운 겨울철은 고통스럽다. 통증도 더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 추위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관절염이 악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춥다고 운동을 게을리 하면 더 나빠지므로 휴식할 때는 잘 휴식하고, 천천히 산책을 하거나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 된다. 또한 걷기나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체조 등 관절강화 운동도 건강하게 겨울을 나게 도와준다. 이런 운동들은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하면서 관절에 무리를 덜어 통증을 줄여주며 낙상으로 인한 부상 위험도 줄여줄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관절과 근육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굳어져 예기치 않은 부상을 입기도 쉽다. 나이에 관계없이 미끄러지고 넘어져서 다치는 사고를 만날 수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은 훨씬 더 낙상으로 인한 부상이 잘 생기고 다쳐도 크게 다친다. 넘어지지 않도록 집안 환경은 밝게 하고, 미끄러지기 쉬운 곳에서는 꼭 지팡이를 사용한다. 욕실이나 부엌에는 깔개를 깔아 두고 카펫이 어긋났거나 찢어진 데는 없는지 꼭 살핀다. 노인의 경우 백내장이나 노안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낙상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미리 조처를 취한다.
■ 피부 건조증
건조한 날씨와 히터나 전기난로 등 겨울철 난방으로 인해 실내가 건조해져 피부가 거칠어지고 각질이 일어나 가려움증이 생기기 쉽다. 가습기로 습도를 조절하거나 실내분수, 젖은 수건 및 빨래를 널어놓아도 좋다. 특히 어린이나 아기의 경우 손과 발이 더욱 거칠어지거나 심하면 피부가 벗겨지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때는 보습작용을 하는 보습작용을 하는 로션이나 크림을 자주 발라주면 상태가 좋아진다. 목욕은 일주일에 2~3회 따뜻한 물로 샤워하듯이 가볍게 한다. 또한 목욕 후 물기를 닦아내고 3분 이내에 아직 몸에 습기가 남아 있는 동안 오일이나 로션 등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하루에 3회 이상 보습 로션을 자주 발라줘 얼굴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한다.
겨울철 만성질환자의 기본 건강 수칙
▲하루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오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한다.
▲술, 담배는 끊는다.
▲과식과 기름진 음식, 패스트푸드는 피한다.
▲신선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한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항상 체크하고 건강검진 한다.
▲연말 스트레스를 줄인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비누를 이용해 손을 잘 씻는다. 겨울철에는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감기 예방을 위해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항산화제로 알려진 녹차 역시 면역기능을 높이는데 도움 된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섭취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몸에 좋은 기능성 유산균 중 하나로 최근 이 성분이 들어간 많은 유제품이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장 면역기능을 자극해 염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위장이나 장 문제가 있을 때 사용되기도 했다.
건조한 겨울 어떻게 싸우나
▲물을 자주 마신다. 물이 가장 좋다. 로우-팻 우유, 과일 주스 등도 카페인이 없다면 권할 만하다. 국물 섭취도 좋다.
▲장시간 목욕하면 피부 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볍게 샤워하고 너무 뜨겁지 않게 한다.
▲보습제를 바른다.
▲입술에도 보습제를 바른다.
▲오버-더 카운터용 식염수 코 스프레이(saline nasal spray)를 건조한 코에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습기를 사용한다. 젖은 타월이나 빨래를 걸어두는 것도 한 방법. 하지만 과다한 습도는 좋지 않다. 30~50%가 가장 적절하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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