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해술
주사 한방으로 지방분해? 귀가 솔깃해지는 얘기다. 성형시술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아무개가 쌍꺼풀수술 했다더라’ 같은 말은 이제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가 돼버렸다. 그보다는 성형시술이 점점 더 진화하면서 수술보다는 주사로 체내 지방을 녹일 수 있다는 지방분해 주사가 큰 각광을 받고 있다. ‘지방분해술’(Lipodissolve), ‘메조테라피’(mesotherapy), ‘런치타임 리포’(Lunchtime lipo) 등은 보톡스처럼 국부주사 요법의 형태로 시행되는 지방분해술의 또 다른 이름들. 어려운 수술보다 간편하고, 바로 일상생활 복귀에도 어려움이 없으며, 원하는 체형을 가질 수 있다는 선전에 최근 스타벅스 커피처럼 빠르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 최근 LA타임스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 ‘라이폴리시스’(lipolysis)에 대한 반론이 적지 않다. 이상적인 시술로 보이지만 부작용도 묵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단 FDA 승인을 받지 못한 데다가 캔사스주와 네브래스카주에서는 이 시술을 금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성형수술은 개선을 위한 한 방법이지 새로 태어난 듯 로봇 개조하듯이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금물”이라며 “성형 부작용도 꼭 체크해야 할 사항”이라 조언한다. 한국에서는 얼마 전 여성그룹 베이비복스 리브의 한애리가 성형수술 중 과다출혈을 일으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건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LA타임스에 소개된 ‘라이폴리시스’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각종 성형 부작용에 대해 체크해 본다.
주입식 약물주사 간편
곧바로 일상 복귀도 가능
최근 급속도로 늘고있지만
부작용 있을 수 있고
“시술후 만족” 많지 않아
■빠지지 않는 지방덩어리를 없애준다?
몸짱이 되길 갈구하기는 미국사회도 마찬가지. 복부나 허벅지에 쌓인 잘 안 빠지는 지방이 기적처럼 녹아 없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주름 치료에 쓰이는 보톡스나 레스틸렌(restylane) 주사처럼 ‘주사 한방’에 젊어지고 몸매가 아름다워지길 소망한다. 지방분해술인 ‘라이폴리시스’는 주입식 국부 약물주사로 쉽게 얘기해서 수술형태의 미용성형술인 ‘지방흡입술’(Liposuction)의 주사 버전이다.
여러 약물을 약한 농도로 섞어 주사하는 ‘라이폴리시스’는 PCDC를 지방층에 주입하는 것으로 콩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로 ‘포스파티딜콜린’(phosphatidylcholine)과 소 담즙에서 추출한 성분(sodium deoxycholate)의 혼합물을 주입한다. 원래 이 주사는 정맥주사로 지방을 녹이거나 혈중 지방질을 제거하는 용도에서 사용돼 오다가 미용성형에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 시술은 브라질,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이미 금지된 시술이다. 미 미용성형 학회(American Society for Aesthetic Plastic Surgery)에 따르면 라이폴리시스 주사를 맞는 케이스가 지난해만도 2만9,000건에 달한다. 이는 2005년보다 무려 6배나 오른 수치다. ASAPS에 보고된 수치가 이 정도이니, 보고되지 않은 수치까지 감안하면 그보다 더 많은 치료건수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라이폴리시스의 또 다른 이름인 ‘Advanced LipoDissolve’를 미 전국에 제공하는 피그(Fig)사에 따르면 2005년 9월 오픈한 뒤로 5만명의 환자들에게 17만건의 치료 횟수를 기록했다. 현지 이 피그사는 8개 주에 17개의 바디체형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도 코스타메사에 지난 8월 문을 연 상태. 매달 200명 이상의 환자가 추가되고 있을 정도로 ‘라이폴리시스’를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시술은 몇 주간에 걸쳐 6~9회 정도 주입한다. 똑같은 곳에 주사를 놓는데, 대부분 복부를 비롯, 허리 둘레의 군살, 아래턱, 허벅지 등에 놓으며 비용은 1,500달러부터다.
“빠르고 쉬운 성형 찾는게 문제”
지방분해술, 가볍게 생각하면 곤란… 감염 등 부작용 사례도 많아
과대광고 현혹되지 말고
의사 직접시술 여부 점검
청소년기엔 성형 참아야
■라이폴리시스 부작용은 없나?
전문가들은 아직 라이폴리시스가 신경이나 세포조직, 혈관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방이 녹은 후에는 혈류 시스템이나 림프 시스템으로 가는지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제조사 측에서는 녹은 지방이 보통의 신진대사 작용으로 배설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모든 약물이나 시술법이 FDA의 승인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보톡스의 경우도 2002년 공식 사용승인을 받기 전에도 널리 사용된 바 있다.
또 모든 약물이나 시술법이 FDA의 승인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보톡스의 경우도 2002년 공식 사용승인을 받기 전에도 널리 사용된 바 있다.
라이폴리시스의 부작용으로 우려되는 증상은 시술 피부부위에 통증이 생기거나, 붓거나, 멍이 들거나 또는 오그라들기도 하며 팽창하기도 하는 증상이다. 움푹 파이기도 하며 울퉁불퉁해지기도 하고, 뜯겨진 듯한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 또한 구토, 설사, 피로 등 전신 증상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술하자마자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회복과정이 필요한 지방 흡입술 수술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LA타임스에는 캘리포니아 리버뱅크에 거주하는 실라 이씨(45)의 예를 부작용으로 소개했다. 적당한 몸매의 이씨는 2번의 임신 후 아무리 운동을 해도 안 빠지는 살을 제거하기 위해 라이폴리시스를 주사 맞았다. 3,200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6회 세트의 주사를 복부와 아랫배 군살부위에 시술 받았지만 시술 후 머리가 몽롱하고 구역질이 났으며, 위가 팽창해 바지의 버튼을 잠글 수가 없을 정도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녀는 치료를 계속했고, 몇 주 후에는 복부에 테니스 공 만한 덩어리가 나타났는데, 주사를 시술했던 ‘어드밴스드 라이포 & 웰네스 센터’는 그 덩어리가 주사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덩어리는 자몽 만하게 커졌고, 그녀는 응급실로 가서 결국 ‘급성 포도상구균 감염증’으로 진단받아 바로 다음날 수술을 받게 됐다. 수술팀은 9인치나 되는 죽은 세포의 종기를 떼어냈고 모든 비용을 돌려받기는 했지만 이씨는 “이런 시술이 스킨케어나 미용 스파 같은 것이라 가볍게 생각했던 자신이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작용 사례들을 모으는 리얼셀프 닷컴(realself.com)에 따르면 라이폴로시스 시술에 대해서는 130건의 리뷰가 올라와 있는데, 58%가 만족치 못했다고 응답했다.특히 이 시술을 의사가 직접 해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 또는 보조 인력, 또는 스킨케어를 담당하는 사람이 시술한다는 점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비교적 공인된 성형수술을 원하지 않고 빠르고 쉬운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문제라 지적했다.
성형미인을 소재로 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포스터. 성형에 대한 인식이 최근에는 많이 보편화된 것이 사실이다.
유방성형은 유선발육 끝나는 22세까진 금물
■성형 하면 안 되는 케이스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골격에 변형을 가하는 시술은 무조건 18세 이후로 미뤄야 한다. 쉬워 보이는 쌍꺼풀 수술도 단순미용이 목적이라면 16세 이후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릴 때부터 유방성형을 원하기도 하지만 유선 발육이 마무리 되는 22세 전에는 역시 ‘금물’이다.
-혈액응고 인자가 없어 출혈이 멈추지 않는 혈우병 환자,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도 수술을 피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 관절염 환자도 하지 않는 게 좋다.
-평소 아스피린, 비타민 E, 관절약, 진통제, 호르몬제 등을 먹는 경우 약을 끊고 2주는 지나야 수술이 가능하다.
부위별 성형술 부작용·재수술 케이스
▲헤어
헤어 제거술 또는 헤어 이식술이 있다. 헤어 제거술 이후에는 수술한 곳이 붓거나 빨개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따끔한 가벼운 통증이 있을 수는 있지만 병원에서 주는 크림으로 완화할 수 있다.
▲쌍꺼풀
쌍꺼풀 수술은 메이컵의 하나로 여겨질 만큼 일반화돼 있다. 유행이 달라지면서 재수술을 받는 사람도 늘었다. 하지만 4회 이상 수술을 하면 눈꺼풀이 여러 겹 생기거나, 눈이 안 감긴다거나 눈두덩이 꺼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드물지만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안검하수가 되면 시야가 가려져 눈을 부릅뜨다 보니 얼굴과 목 근육이 굳어져 두통이나 목 결림 등이 동반된다.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코
얼굴의 중심에 자리 잡은 코는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고 조금만 잘못되어도 어색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재수술의 빈도가 가장 높은 부위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눈에 뛸 정도로 비뚤어지거나 보형물 이상 등이 아니라면 재성형은 삼가는 게 좋다. 특히 코 성형에는 실리콘 등의 보형물을 쓰기 때문에 재수술을 많이 받으면 피부가 얇아져 보형물이 비칠 우려도 있다.
▲가슴
가슴 콤플렉스 때문에 시술 받는 경우가 많다. 가슴에 넣은 보형물 주위에 두꺼운 피막이 생겨 점진적으로 단단해지는 ‘구형구축’이 감지되면 재성형 받아야 한다. 발생률은 드물지만 재수술 원인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복부
터미턱(Tummy Tuck)의 부작용으로는 수술 후 통증이나 붓기가 생길 수 있다. 아주 드물게 감염이나 출혈, 복수 차기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미용성형 주사 등 시술시 주의할 점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소문이나 광고만 믿지 말고 전문가에게 정확한 정보를 얻고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터넷이나 잡지 광고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믿는 사람이 생각보다는 많다.
▲FDA 등 공인기관에 인가받은 약물인지, 시술법인지도 점검한다.
▲주사 주입방법의 미용성형술 등을 고려한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시술돼 왔는지도 살핀다.
▲간단한 주사 시술인 경우 의사가 직접 시술하는지, 다른 인력이 시술하는지도 고려한다.
▲성형수술을 하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숙지해야 한다. 성형은 수술에 따른 상처가 치료되고 의도한 결과를 얻기까지 48시간에서 길게는 4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성형시술은 성형외과 전문의와 직접 상담해야 한다. 또한 자신에게 적합한 시술인지도 충분히 의논한다. 수술 후 예견되는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후유증을 최소화하는지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하는 의사일수록 해당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의사일 가능성이 높다.
▲성형을 마치 샤핑하듯이 또는 스킨케어 하듯이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성형은 ‘개선’에 주력하는 것이지 결코 기계처럼 ‘개조’시키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숙지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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