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일보 1면에 두 젊은 여변호사의 사진과 기사가 실렸다. 한 기사는 뉴욕 출신의 한인 2세 그레이스 정 변호사가 연방법무부 차관보로 지명 되었다는 내용이었고 또 다른 기사는 LA 출신의 한인 1.5세 변호사가 자신의 면허를 반납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두 사람 모두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과 명문 법과 대학원을 졸업한 재원으로 한 사람은 공직에 진출하고 다른 한 사람은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게 된다. 둘 다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고 이민 1세 부모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하며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똑같은 법조인으로서 십수년이 지난 오늘날 두 여변호사의 명암이 판이하게 갈리고 있다. 뉴욕 출신 여변호사는 명예를 위해 박봉의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연방 공직사회의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 올라가며 아시안으로서 연방 법무부의 최고 공직인 차관보의 지명을 받아 자신의 가족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의 명예와 위상을 주류사회 및 한국에서까지 높이면서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법무부 차관보로 임명 받기까지는 오랜 기간 쟁쟁한 백인 인재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살아남아야 했으며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반면에 LA 출신 여 변호사는 은행 관련 사기로 인해 연방 검찰에 기소당한 상태이며 명문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남동생과 함께 사기 및 회사 공금횡령 공모죄 등으로 미국에서는 민사소송, 그리고 한국에서는 동생을 상대로 한 형사법 기소에 휘말려 고초를 치르고 있다. 그런 가운데 17대 대선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증인으로까지 대두되어 LA 한인사회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누구든지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생활에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으며 또한 사회봉사와 헌신을 통해 개인적인 명예도 쌓을 수 있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미숙한 영어와 높은 문화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정직함과 성실함을 가지고 노력하여 경제적으로도 크게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존경 받고 계신 1세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5세와 2세들은 1세보다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다. 최근 통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미 전국에서 매년 1,000명의 한인 변호사가 배출 되고 있고 명문대학 학벌과 완벽한 영어로 주류사회의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한국 문화는 전통적으로 명예를 상당히 중요한 가치관으로 여겨 왔으며 명예를 위해 목숨까지 내 놓았던 훌륭하신 선조들이 많이 있다. 돈은 없다가도 열심히 일하면 벌수가 있지만 명예는 돈으로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추된 명예는 다시 회복되기가 어렵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가정에서나 학교 및 교회에서 항상 정직과 성실함을 배우면서 자라 왔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모두 명예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자녀들에게도 다시 한번 명예에 대해서 가르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돈은 짧은 시간에도 노력과 운에 따라 쉽게 얻어질 수도 있지만 명예는 오랜 시간 자기희생과 봉사를 통해 얻어지는 값진 인생의 결과이다.
명예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면 부라는 것은 그 결과로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리고 오직 자신의 꾸준한 노력, 성실, 정직만이 지성인의 올바른 가치관이며 부모의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임을 가르쳐야 한다.
앞으로는 한인사회에서 누구도 부를 쌓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짓밟고 미주 한인사회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법무부 차관보로 임명을 받은 정 변호사처럼 자랑스러운 한인 1.5 및 2세들이 더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하며 정 변호사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길옥빈
변호사
전 백악관 아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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