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빈센트 메디칼 센터
아태 간센터 내달 15일 오픈
“대개 간질환 환자들은 병이 생겼는지도 몰랐다가 아파서 병원에 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늦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간에 관한 모든 질환 검사, 간염 및 간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간센터가 오는 11월15일 LA 한인사회에 새롭게 문을 연다. 한인타운에서도 가까운 세인트 빈센트 메디칼 센터의 아태 간센터(Asian Pacific Liver Center, APLC)가 바로 그곳이다. 북가주에서는 한인, 중국계, 베트남계 등을 아우르는 스탠포드 대학교 아시안 간센터가 1996년부터 운영돼 왔지만 남가주에서는 아시안 간센터로는 세인트 빈센트 메디칼 센터의 아태 간센터가 처음이다. 지난 9월 시험 오픈해 한인 환자는 물론 타인종 환자도 진료하고 있다.
<세인트 빈센트 아태 간센터 스태프들. 남가주에서 아시안을 위한 최초의 간센터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배호섭 메디칼 디렉터.>
한인직원 상주 언어 불편없이 진료 가능
각종 간질환 진단·치료·예방 전력투구
무료 테스트·간질환 세미나 등도 열기로
간센터는 쾌적하게 꾸며진 진료실을 갖추었으며 한국어를 하는 전문 의료진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안 아메리칸을 중점적으로 담당해 문화적 차이가 배려된 진료를 담당하며 한국어, 중국어 등 다중언어 직원이 상주한다. 한인으로는 배 디렉터와 장 너스 프랙티셔너(nurse practitioner), 키미 김 간 전문 간호사 등이 함께 일한다. 배 디렉터는 새롭게 한인사회에서 간질환을 담당할 아태 간센터에 대해 “오랫동안 계획해 왔던 꿈의 간센터를 열게 돼 기쁘다”며 “한인 커뮤니티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간질환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하는 간센터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형, B형, C형 간염 등을 간염 질환을 담당하며 간경변, 나아가 간암까지 주력하는 간암센터의 역할까지 담당할 계획이다. 배 디렉터는 “남가주의 모든 한인들이 간염 테스트를 받고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혹시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 예방주사를 맞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B형 간염 등 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진, 다른 형태의 간염 테스트 등 간염과 기타 간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 B형 간염과 간암 퇴치를 위해서는 예방과 질병에 관한 정확한 교육 및 정보 알리기가 매우 중요하다.
장 너스 프랙티셔너는 “이곳에 와서 조기 검진을 받아도 되지만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열리는 건강 엑스포나 교회 등 종교단체에 나가 무료 스크리닝 테스트나 세미나도 함께 할 예정”이라며 “이미 지난 6일에 있었던 민족학교 헬스 페어, KAMA의 건강 엑스포 등에서 무료 간염 테스트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 및 올바른 질병교육을 위해 3개월마다 간질환과 관련해 세미나를 열 계획이며 무료 스크리닝은 내년 1월부터 2~3주에 한 번씩 계획하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C형 간염에 관한 건강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아태 간센터에서는 간염 테스트를 비롯해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 및 간질환에 관한 교육을 통한 올바른 간질환 정보 전달, 간질환 진단, 최첨단 기술의 내외과 치료, 만성 간염 치료, 간암 스크리닝 등을 제공한다. 또한 간센터를 통해 아시안, 특히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장 너스 프랙티셔너는 “이미 지난 6일 민족학교에서 주관한 건강 엑스포에서 간염 검사를 하면서 127명의 참가자들의 임상연구에 써도 좋다는 동의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시안 B형 간염환자는 아직도 줄고 있지 않지만 아시안만을 포커스한 임상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아태 간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건강 세미나 및 건강 엑스포 등에서 얻어지는 간염 테스트 결과를 통해 임상연구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아시안, 특히 한인을 대상으로 한 간염 연구가 부족한 실정인데, 앞으로의 임상연구 프로그램의 결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만약 테스트 전 동의서를 받게 될 경우 원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다고 표시하면 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해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 꼭 세인트 빈센트 메디칼 센터가 아니더라도 입원이 필요한 경우, 다른 병원으로도 연계해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모든 검진과 치료는 비밀이 보장된다. 환자가 입원이 필요하면 입원절차를 비롯해 치료에 필요한 비용 문제를 위한 재정 상담도 도울 예정이다.
또한 간암에 대한 환자들도 집중적으로 체계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배 디렉터는 “앞으로 간암 부분을 위해 수술 외과 전문의, 종양전문의, 방사선 전문의 등도 포섭해 전문의들의 협진을 통해 간암 환자들이 체계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간 이식이 필요한 경우나 간암 환자, 간염 환자를 위한 서포트 그룹도 만들 예정이다. 서포트 그룹을 만들어 주기적인 모임을 갖고 환자와 환자의 가족끼리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 간이식 환자의 경우 UCLA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칼 센터, USC와 연결할 수 있게 지원한다.
특히 자원봉사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며 현재 자원봉사자도 모집하고 있다. 현재 USC 의과 대학생들을 필두로 50명 정도의 의과대학생, 일반 고등학생, 수련의, 간호사 등이 자원 봉사자 프로그램을 트레이닝 받은 상태. 더 많은 자원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배 디렉터는 “또 다른 건강분야의 비영리 단체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기금 조성을 위한 후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원 봉사자는 스크리닝이나 세미나 등에서 환자들의 여러 가지 서류 작성 때 번역을 도우며 아태 간센터의 일을 돕게 된다. 특히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고등학생의 경우 커뮤니티 서비스 크레딧도 받을 수 있다. 세인트 빈센트 메디칼 센터 아태 간센터 주소 및 문의 2200 West Third St. #500, LA (888)236-2752
# B형 간염
B형 간염은 간에 염증을 일으키고 손상시키는 바이러스 질환.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어도 이러다 할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병증이 꽤 진행된 상황에 발견하기 때문에 흔히들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배 디렉터는 “B형 간염은 ‘한국인의 고질적인 병’으로 가히 ‘국민의 병’”이라며 “이곳 한인들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배호섭 디렉터는 17세에 미국으로 도미한 1.5세 의사다. 로마린다 의과대학을 나왔으며 USC에서는 간 전문 내과 수련을,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칼 센터에서 위장내과 및 간 이식 분야 펠로우십을 거쳤다. 2001년부터 세인트 빈센트 메디칼 센터에서 일해 왔으며 특히 2005년까지는 간이식 내과 전문의로 활동해 왔다.
미미 장 너스 프랙티셔너는 연대 간호학과를 나와 97년 UCLA 에서 너스 프랙티셔너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84년부터 마틴 루터 킹-드류 메디칼 센터, 하버 UCLA 메디칼 센터, 굿사마리탄 병원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지난 89년부터 간 전문의와 함께 일해와 간 분야에 해박한 실전경험이 풍부하다.
“아파서 병원 찾으면 이미 늦어”
남가주 한인 10명중 1명꼴
‘침묵의 병’ B형 간염 걸려
혈액 검사 등 조기 진단 중요
간질환은 아파서 병원을 찾으면 너무 늦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아태 간센터에 상주해 근무하는 미미 장 너스 프랙티셔너는 “한인 환자 중에서 40~50대, 이른 30대 연령층이 사회에서 한창 일할 나이에 병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늦게 발견해서 사망까지 이르는 케이스를 많이 보아왔다”며 안타까워했다.
매년 수천명의 아시안 아메리칸이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해 간경변과 간암으로 죽어간다. 간염과 관련된 증세는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정기 검진 중 환자의 감염 여부를 테스트하지 않으며 의사들조차도 C형 간염 등 간질환에 대해 잘못된 정보나 오래된 정보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
B형 간염이 오래되면 간경변으로, 또 간암으로 병이 진행될 수 있다. 전체 간질환의 66.6%의 원인이 B형 간염 바이러스며 전 세계적으로 약 4억명 정도가 감염됐다. 또한 아시아인 중 10명 가운데 1명이 간염 보균자로 간염에 걸린 사람 중 25%는 간암으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B형 간염 보균자의 4명 중 1명꼴로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사망한다는 얘기다. 또한 한인의 10%는 만성 B형 간염에 걸려있다.
10명 중 1명꼴로 감염률이 높지만 대부분 한인들이 걸린 사실조차 모르고 치료도 적절한 때 받지 못하고 있다. B형 간염에 감염돼 태어나는 신생아 중 54%는 어머니가 아시아계 출신.
또한 B형 간염에 걸리면 80~90%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만성 간염이 진행되면 거기서 30%는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으며 간경화에 걸리면 10~15%는 5년 내에 간암에 걸릴 수 있다. 또한 B형 간염에서 만성간염, 만성간염에서 간경화, 간경화에서 간암으로 진행되지 않고, 바로 B형 만성 간염에서 간경화 없이 5~10%는 간암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문제다. 간염을 앓지 않았어도 간암이 생길 수 있다는 것.
# C형 간염
C형 간염 역시 무서운 질환 중 하나다. C형 간염은 미국 내 간이식 질환 중 넘버원을 차지하는 질병. B형이 강조된 것에 비해 C형은 한인이 안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 중 하나다. 한인의 C형 발병률은 미국인과 똑같은 통계를 보인다. 배 디렉터는 “B형이 훨씬 많을 뿐 C형은 미국 사람과 똑같은 발병률을 나타낸다. 통계상 약 1.6~1.8% 정도 인데 100명 중 1~2명꼴로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 설명했다.
C형 간염 역시 조기검진이 관건. C형 간염에는 6가지 타입이 있는데, 조기 발견하면 유전자 타입 2, 3형은 80%의 완쾌율을 보이며, 유전자 타입 1,4형은 40~45%의 치료 가능성을 보인다. C형 간염이라도 치료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치료하면 완쾌도 가능하다는 것.
# 조기검진이 치료의 열쇠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있다. 간염 보균자라면 활동성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첫 단계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특히 아플 때까지 검진을 미루면 안 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배 디렉터는 “막상 B형 간염 진단을 받아도 적절히 치료하는 사람들은 5~10% 뿐”이라며 “통계적으로 남가주에 한인이 100만명이 살고 있다고 가정하면 그중 10만명이 B형 간염인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1만명 이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전에는 B형 간염에 대해 이렇다 할 치료방법이 없었기에 감염 사실 여부를 알아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치료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조기발견은 치료의 열쇠가 된다. 배 디렉터는 “이전에는 감염 사실을 알아도 대부분 의사가 집에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하게 쉬라는 조언을 했지만 최근에는 98년부터 많은 신약들이 개발돼 100% 완치는 못해도 바이러스를 억제해 간경변, 간암으로 가는 고리를 막아 악화되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간염 및 간질환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글 정이온 객원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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