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태 <탑부동산 사장>
1. 부동산 마켓
부동산이 언제 바닥을 치느냐에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누구는 바닥 치기를 기다리고, 누구는 서둘러 집을 팔려고 내 놓고, 누구는 이제다 싶어 집 보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누구도 함부로 예언할 수 없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현황이다.
그러나 정작 상황 파악이 어렵고 소문이 무성할수록 차분히 기본으로 돌아가서 굵은 줄기를 되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확실한 것은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 서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국면에서 다시 한 번 시장의 기본 원리를 재점검함으로써 주택 구입과 매각에 대한 입장을 스스로 정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부동산 시장의 원리는 간단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과 직접 관련이 없는, 심지어 반대성을 띠고 있는 경제 지표나 데이터에 잘못 연관을 지어 쓸데없는 우려와 흥분을 하고, 저마다 한 마디씩 넋두리를 하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거시적인 경기의 상승, 하락 커브와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으나 그 시점은 다르며 미시적으로는 철저히 수요 공급의 원리에 입각한다.
2. 경기 변동
먼저 일반 경제를 거시적으로 보면 상승과 하락의 커브를 그리며 경기가 흐르고 있다. 상승 커브에서 호경기를 누리며 낙관적인 경제 예측을 낳고 자연스럽게 소비가 증가하며 구매와 투자도 늘게 된다. 호경기를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은 잠재 구매력의 증대로 인한 주택 가격의 상승 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반면,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 고용과 소비의 감축이 발생하고 장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으로 저축을 늘리게 된다. 전반적인 소비의 감축은 경기를 위축시킨다. 침체기를 맞으면서 부동산 시장은 대체적으로 주택 매각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주택 가격의 하락을 보게 된다.
3. 수요와 공급
미시적으로 보면, 팔려고 내어 놓은 집이 많아 매물간의 경쟁이 고조된 시장 상황을 바이어 마켓 (Buyer’s Market) 이라고 하고 사려고 하는 바이어가 많아 구매자간의 경쟁이 가열된 시장 상황을 셀러 마켓 (Seller’s Market) 이라고 한다. 바이어 마켓에서는 집이 팔리는 속도가 대체로 늦고 시장 전체로 보아 매매율이 저조한 반면, 셀러 마켓에서는 매물이 마켓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고 거래 속도가 빠른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즉, 셀러 마켓에서는 주택 판매가 단시간에 이뤄지고 주택 판매자가 매매 가격의 주도권을 쥐게 되고 반대로 바이어 마켓에서는 매매 시장에 나온 주택의 판매 속도가 더디고 그에 따라 주택을 사려는 사람의 입지가 강화되어 결과적으로 주택 가격을 하락세를 타게 된다.
이러한 시장상황은 부동산의 시장이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데 시장에 나온 매물의 수와 판매 속도를 고려한다. 매물의 수가 많고 판매 속도가 느리면 바이어 마켓, 반대의 경우에는 셀러 마켓인 셈이다. 따라서 단순한 주택 매입자와 판매자는 자연히 자신에게 유리한 시장 상황을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는데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원칙만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4. 또 하나의 변수 ? 이자율
부동산 시장이 주식시장이나 전체적인 경제상황과 오르내림의 시점을 같이 하지 않고, 그래서 전문가들 조차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든 것은 이자율 (Interest Rate)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으면 일반적으로 이자율은 상승하게 된다. 그 결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반면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가면 이자율은 내려가고 모기지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부동산 시장만을 두고 볼 때 이자율이라는 변수는 시장의 호황 또는 불황과 반대해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한 판단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자율이라는 변수 외에도 각 개인, 혹은 지역별로 다른 변수들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결정하게 된다.
5. 부동산 매매 적기
이런 이유 때문에 주택 구입과 매각의 적기가 과연 언제인가 하는 문제는 고도의 판단력을 요구한다. 기존 주택 소유자가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야할 상황이 되면 사실 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 경우에는 바이어와 셀러의 입장에 동시에 서게 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영향력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주택 구입자 이거나 현재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집을 팔고 렌트로 바꾸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현재의 주택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가격이 더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는 첫 주택 구입자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론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최저점에 들어섰을 때 집을 사면 가장 이익이겠지만 최저점을 예상한다는 것은 아무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던 지난 1996년 과연 누가 그 이후 10년 가까이 전례 없는 부동산 활황기가 도래할 것을 예상했던가. 다시 말하면, 경제 사이클에 의한 거시적 판단이 과연 지금 현재 나의 처지나 필요에 얼마나 상관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불확실한 적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지금 바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수요 공급의 원칙과 이자율 이라는 두개의 상반된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부동산 시장에 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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