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 , 화난 모습?
2일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노무현 대통령 일행은 ‘깜짝’ 환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에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 국방위원장이 2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너무나 많이 변했을 뿐더러 무개차에서 내리는 노 대통령을 기다리는 동안엔 어딘가 불편한 듯 오른 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실은 채 비스듬히 서 있기도 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왔다. 최근 일부 외신 보도처럼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거나 수행원을 늘 대동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건강 이상설이 사실로 들어나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평양 노 대통령 환영식장에서의 두 정상의 모습. 김정일 위원장의 무표정한 모습이 건강이상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당초 알려진 건강 이상설과는 달리 그의 건강상태가 일상생활을 하는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김 위원장의 나이는 올해 65세이다. 환갑이 되지 않았던 7년 전 58세의 정정했던 그의 모습과 비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베일의 사나이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이날 장시간 TV에 노출된 모습은 중증은 아니지만 지병인 당뇨의 합병증을 앓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달라진 걸음걸이와 늘어난 복부비만이다. 김 위원장은 걸을 때 오른쪽 무릎을 왼쪽 무릎보다 높이 들면서 걸었다.
오른쪽 발목에 힘이 없어 발이 땅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보상하기 위한 걸음 자세로 분석됐다. 이 같은 현상은 당뇨병 합병증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편 2일 남북 정상은 수천여 평양시민의 환영 속에 반갑습니다라며 짧게 인사를 나눴으나, 2000년 6월 남북 정상간 첫 만남 때의 포옹이나 깜짝 동승과 같은 파격은 없었다. 김 위원장의 깜짝 영접, 평양 시내의 환영 인파는 같았지만 김 위원장이 눈에 띄게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점, 당초 예상되던 두 정상의 백화원초대소 환담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환영식 장소를 갑작스럽게 바꾼 점 등은 의아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대하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북에 대한 의미를 폄하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내놓고 있다.
4.25 문화회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맞은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무개차(오픈카)에서 내려 다가올 때까지 노란 문양 안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몇 발짝 앞으로 다가갈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뚝뚝하게 서 있다가 옅은 미소를 띠고 노 대통령과 한 손으로 악수한 후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혼자 돌아갔다.
눈에 띄게 밝아진 표정
`2007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김 위원장은 하루 전인 2일 평양시내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노 대통령 환영행사에서 무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해 그 배경을 놓고 분분한 추측을 낳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노 대통령과 공식 회담을 위해 오전 9시27분께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 권오규 경제부총리,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이재정 통일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등과 잇따라 악수했다.
이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등은 영빈관 내 벽에 걸린 대형그림 앞으로 이동, 기념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줄곧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노 대통령과도 약 20㎝ 정도로 가까워 졌고 이 때문에 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손이 노 대통령의 왼쪽 소매 옷깃을 스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2일 공식환영 행사 때 보다는 훨씬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남북 정상은 기념촬영에 이어 노 대통령이 준비해온 선물을 전시한 영빈관 내 또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노 대통령이 먼저 대형 병풍을 김 위원장에게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병풍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며 관심을 표시했다.
내용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미소와 손짓으로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장면은 계속됐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권 여사에게는 다시 뵙겠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권 여사를 제외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남북 배석인사들은 곧이어 회담장으로 이동,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TV 화면을 통해 공개된 회담 시작 장면에서도 김 위원장의 부드러운 모습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양쪽 팔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채 자신의 양손을 잡고 때때로 어깨가 가볍게 들썩일 정도로 고개를 끄덕여 가며 노 대통령과 대화를 이어 나갔고 노 대통령도 옅은 미소와 함께 두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며 차분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의 부드러운 표정이 이날 긍정적인 회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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