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 ESL 신뢰감 가져야
2006년부터 시행한 가주 고교졸업시험은 가주 학생들의 기본실력 부족으로 학생들의 고교 졸업에 많은 의문을 품게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뒤로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몇 명을 제외하고는 졸업반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시험에 통과하여 졸업했다.
나는 한인 학생들을 포함한 4년 미만의 초기 이민자 학생들이 과연 영어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적잖은 의문을 가졌었다. 영어시험은 주로 내용을 이해하고 답을 내는 간단한 형식의 10학년 수준의 독해력과 작문시험인데 ESL/ELD를 통과한 많은 학생들이 졸업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나의 걱정이 무색해졌었다.
ESL/ELD 과정은 3년이지만 그 기간은 단지 학생의 학업 수준에 의한 것으로 얼마든지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LA 통합교육구의 경우 21세까지는 고교를 졸업하도록 허용하고 있어 사실 별 걱정은 없다. 그러나 학생이 중 3 혹은 고교 재학 중 이민을 왔다면 배치고사를 통해 중급반부터 시작이 가능하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 시작하는 경우는 ESL과정을 다 마치도록 권장하고 있다.
간혹 ESL 초급과정에서 중급과정의 기간을 견디지 못해 조바심을 내는 학생들이 있다. 수업진도가 늦다고 성화를 부리는 학생이나, 시험을 봐서 단계를 올리고 싶어 하는 학생들, 혹은 과외선생이 집에서 도움을 주고 있으니 정규 수업으로 건너뛰고 싶다는 학생들에게 학교는 이러한 과정을 인정해 주지 않고 다만 학교에서 실시하는 평가 기준을 따르고 있다.
요즘엔 ESL 단계를 건너뛰기 위한 편법으로 ESL 과정이 없는 사립학교로 갔다가 다시 공립학교로 전학 와서 직접 본 과정으로 가는 학생들이 간혹 있다. 사립학교는 소수 정원제로 ESL 학생들을 위한 영어능력 평가시험이 따로 없고 그들을 위한 교과과정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그들의 영어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공립학교의 경우 가주 영어능력 테스트(CELDT)를 통해 읽기, 쓰기, 말하기 그리고 듣기 등을 매해 심사하고 학생이 정규과정을 수강할 수 있는지 등을 가주 표준시험(CAT 6)과 담당과목 선생의 추천을 통해 재배치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그런 절차를 따르는 게 당연한 얘기다. 이 두 가지 평가시험과 학과목 성적을 통해 그들의 언어 수행능력을 점검하고 영어수업의 진행을 돕기에 공립학교 ESL 과정은 겉보기보다 훨씬 탄탄한 프로그램이다.
검증되지 않은 과외수업이나 학원수업으로 미국 공립학교의 언어 평가시험을 대치하겠다는 것은 다분히 위험한 생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외수업이나 학원수업을 학교수업을 도울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으로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ESL 과정을 1년 건너뛰겠다고 학교를 옮기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다 결국 졸업도 못하고 성인 학교로 갈 수밖에 없는 학생들을 현장에서 많이 보아왔다. 이러한 학생들은 커뮤니티 칼리지를 가더라도 배치고사를 보면 또 다시 낮은 영어수업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아예 처음부터 그러한 단계를 밟는 것이 오히려 빠른 길이란 생각이다.
초기 이민자 학생들이 학교를 입학할 경우 학군을 따져 보기보다는 입학할 학교의 ESL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아무리 학교가 좋아도 자녀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없다면 자녀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간혹 직접 정규수업에 들어가서 영어수업을 시도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런 경우 부모가 학생이 정규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집에서 기본적인 문법이나 단어 혹은 작문 등을 준비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자녀의 학업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여 자녀가 숙제는 잘 하고 있는지 혹은 시험에 대비하여 수시로 교사와 면담을 통해 자녀의 학업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방학 중에는 뒤쳐진 학습을 보충할 수 있는 독서나 글쓰기 연습을 통해 영어를 보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공립학교의 ESL/ELD 프로그램의 효율성은 많은 초기 이민자 학생들의 고교 졸업시험 통과로 이미 검증된 거나 다름없다.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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