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맞고 `말바꾸기’ 많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17일 발간 예정인 시사주간지 `시사IN’ 창간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신정아씨가 학력위조 사실을 포함한 의혹 대부분을 전면 부인하고 나섬에 따라 신씨 주장의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씨가 이번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 중에는 본인이 직접 제출한 서류나 예전 인터뷰 내용과 모순되는 부분이 여러 군데 있어 `말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신씨 `서울대 재학경력’ 말바꿔 = 신씨는 시사인 인터뷰에서 저는 서울대에 다녔다고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서울대 시험도 본 적이 없고요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국민일보 2000년 12월 29일자 21면 `[2000, 문화의 초상]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신정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라는 대담 기사에 실린 발언 내용과 모순된다.
대담 기사에 따르면 오 관장이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상상력을 고갈시키는 기계적인 교육은 쓸모 없지요라고 말하자 신정아씨가 저도 서울대 동양화과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그곳(미국)에서는 정물을 그려도 있는 그대로 그리면 혼납니다라고 맞장구를 친 것으로 돼 있다.
서울대는 연합뉴스가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을 보도한 다음날인 7월 9일 신씨가 서울대에 입학시험을 치르거나 합격하거나 다닌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 캔자스대 수학 연도도 말바꿔 = 신씨의 자칭 캔자스대 학·석사 수학 과정에 대한 설명에도 모순이 있다.
신씨는 캔자스대 MBA를 1996년 5월에 졸업했다고 시사인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본인이 광주비엔날레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美 캔사스주립대학 경영대학원 졸업(MBA)’ 연도를 1995년으로 적시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신씨가 학·석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신씨의 얘기는 거짓말이거나 심각한 착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씨가 1992년 봄학기부터 1996년 가을학기까지 등록했으나 졸업하지 못했으며 등록 마지막 학기 지위는 3학년이었다라고 캔자스대 당국이 7월 11일 확인했기 때문이다.
◇ 동국대 서류 제출 = 신씨는 2005년 가을 임용 당시 엄격하고 완벽하게 서류 다 제출하고 정상적 절차 통해서 다른 교수와 똑같이 들어갔다며 동국대 관계자들이 서류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성적증명서와 학위증 등 원본을 동국대측에 제출했으나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이 신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당시 동국대에서 인사관리팀장으로 교원임용 업무를 맡았던 안형택 교수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신씨 학위가 다 가짜로 드러났는데 신씨 말이 사실일 리가 있겠느냐라며 신씨가 제출한 서류를 동국대측이 분실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 자칭 예일대 박사과정도 연도 안 맞아 = 신씨는 시사인 인터뷰에서 2001년부터 2002년까지 2년(4학기) 코스웍 하고, 2003년 봄에 종합시험 보고, 2004년 가을에 (논문) 디펜스를 하고, 2005년 5월에 졸업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일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은 최소한 3년간 캠퍼스 상주를 요구하기 때문에 신씨가 국내에서 큐레이터 활동을 하면서 여기 다녔을 수는 없다.
예일대는 신씨가 이 학교에 등록한 적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7월 11일 밝힌 바 있다.
동국대가 2005년 9월 팩스로 받았다는 예일대 대학원 부원장 명의의 확인서(이미 위조로 밝혀짐)에는 신씨가 1996년 8월 예일대 대학원에 입학해 2005년 5월 졸업한 것으로 돼 있었다는 점도 신씨의 해명과 모순된다.
그러나 신씨는 이 팩스의 출처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서울대 `채용제의’도 의문 =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지난 2005년 가을께 신정아씨에게 서울대 미술관장 겸 교수직을 제의했다는 신씨의 주장도 즉각 반박됐다.
정 전 총장은 신씨는 당시 미술관 운영에 관해 조언을 받기 위해 만나 본 미술계 관계자 20여명 중 하나였고 관장 후보로 거론된 것이 아니다. 서울대의 채용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라며 신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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