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유리해 공격적인 오퍼 넣어볼 만
냉엄한 현실 설득하고, 셀러 사정 참고해야
일단 거부하는것도 가격 협상의 첫걸음
서브프라임 충격이 더하여 주택시장은 완전히 바이어 마켓이다. 매물은 많고 셀러는 집을 팔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격도 내려주고 바이어의 호감을 사도록 푸짐한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처럼 집을 사기 좋은 때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이렇다 할지라도 가격을 터무니없이 깎으려 들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 이를 악물고 낮춘 가격을 또 무자비하게 깎으려 들면 셀러도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런 오퍼는 하나의 모욕으로 받아들여져 거래는 초장에 깨지기 쉽다.
셀러가 퇴짜를 놓지 않는 선에서, 가장 낮은 가격의 오퍼를 쓸 수 있는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 무턱대고 무자비하게 후려친 가격을 제시하기 전에 왜 가격을 이렇게 내려야 하는지 셀러를 설득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둬야 한다. 즉, 매물 및 셀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미리 조사함으로써 크게 가격을 내려 살 수 있었던 케이스. 세리토스 거주 C씨는 최근 리스팅 가격이 68만달러였던 단독주택을 57만달러에 매입했다.
주택 경기가 좋았던 시절 80만 달러 이상으로 팔렸을 법한 이 집은 최근 68만달러에 나왔는데 시장이 더 악화되자 셀러는 65만으로 물렸고, C씨는 셀러가 직장 때문에 곧 이사를 가지 않을 수 없는 사정임을 알고 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 결국 원래보다 11만달러나 내린 가격에 마음에 드는 집을 매입할 수 있었다. 로컬 시장에 매물이 급격히 쌓여가고 있는 사정을 설득한 것도 주효했다.
시장이 완전한 바이어마켓인 만큼 아주 공격적인 오퍼를 넣어볼 만 하다. 하지만 무자비한 오퍼에는 위험이 따른다. 오퍼를 받는 입장에서는 모욕감에 카운터 오퍼 조차 내지 않을지 모른다. 집을 살 뜻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역 시장 가격에 비춰봤을 때 터무니없는 가격은 곤란하다.
과연 어디까지 밀어볼 수 있을까. 그것이 관건이며 기술이다.
▶셀러가 얼마나 급한가
얼마나 낮은 가격을 받아들일지는 셀러의 사정에 상당히 달려있다. 만약 셀러가 직장을 옮겨 빠른 시간 안에 이사를 가야 한다면 가격을 크게 내려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집을 이미 사 두고 현재의 집을 반드시 팔아야 하는 입장에 몰린 경우도 마찬가지며, 시장에 나온 지 오래됐을 경우에도 셀러는 어떤 가격이라도 관심을 보이게 된다.
셀러가 과연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리스팅 에이전트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로컬 시장 사정도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이 나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가격이 지탱되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재고 물량 등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해 오퍼를 써야 할 것이다.
▶냉엄한 현실을 보여줘라
노련한 에이전트라면 무자비하게 깎은 가격을 셀러 면전에 그냥 던지지는 않는다. 왜 이런 숫자의 가격을 제시하는지 셀러가 수긍이 가도록 그 이유를 적은 커버 레터를 붙여서 제시하는 요령을 보인다.
인근에서 비슷한 주택이 팔리고 있는 가격과 시장에 나와도 팔리지 않고 쌓여가는 과잉 재고를 설명함으로써 셀러도 마지노선을 물리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약 주택 재고가 2년 치나 쌓여 있다면 가격을 5%에서 10%는 더 내려서 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바이어가 셀러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것도 한 방법. 팔려고 내 놓은 집들이 널려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지지나 않을까 염려된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쓰는 것이다. 셀러의 심리를 압박하는 이런 편지에 셀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알 수 없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까짓 것 안팔고 말지라고 돌아설 수도 있지만 꼭 처분해야 할 사정이라면 은근히 압박하며 호소하는 편지가 먹힐 가능성이 크다.
▶일단 거부에 굴하지 말라
상대의 뺨을 후려치는 무자비한 오퍼를 넣을 때는 자신도 뺨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사실 너무 낮을 경우 셀러가 협상 자체를 거부할 위험이 크다. 아주 무자비한 오퍼인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경우는 다섯 중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딱지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셀러는 흔히 카운터 오퍼를 넣는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셀러도 마찬가지. 모욕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바이어가 관심이 있다는 사인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 현명하다.
셀러가 반응조차 않는다고 거래가 완전 무산됐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셀러가 협상에 응해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시장이 변해 가는데 셀러도 진짜 집을 팔 생각이라면 마냥 버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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