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첫 만남… 차관때 본격 교제
엘리트 고위 관료의 길을 걷던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왜 23년 연하의 여성 신정아(35)씨에게 ‘연정’을 품게 됐을까. 도대체 언제 어떻게 만났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했을까.
“변양균과 대학동문이다”거짓말
“경제부처 중년남과 데이트”자랑
■1998년 첫 만남?
검찰은 지금까지 변 전 실장과 신씨가 주고받은 전체 메일의 절반가량인 150통의 이메일과 편지 등으로 추정되는 ‘사적인 물건’ 등에 대한 내용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이 신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된 2005년 9월 이전부터 만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변 전 실장과 신씨 주변 인사, 미술계 인사 등의 증언과 여러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두 사람은 대략 1998년께 강사와 수강생으로 처음 조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던 신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한 현대미술아카데미 강사로 잠시 활동했다.
■2003년 차관시절 본격 만남
본격적인 만남은 신씨가 2003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를 맡아 굵직굵직한 기획전을 열며 각광을 받던 때 이뤄진 것으로 미술계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미술계 인사들은 각종 유명 미술 전시회라면 빠지지 않고 찾아가 관람했던 변 전 실장이 이때쯤 신씨가 기획한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것으로 안다고 전하고 있다.
샤갈을 좋아하고 미술이 주제라면 어떤 대화라도 반기던 두 사람의 같은 취향이 두 사람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촉매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술계의 한 인사는 12일 “당시 신씨가 ‘여러 데이트 상대 중에는 경제 부처에서 일하는 중년 남자도 있다’고 자랑한 적이 있었다”며 “신씨는 그런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당시 변 전 실장은 기획예산처 차관이었다. 신씨가 예일대 박사과정 입학 의사를 주변 인사들에게 말하고 다닌 것도 그 무렵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씨의 의도적 접근이었나
이 때문에 신씨가 변 전 실장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자신의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신씨와 변 전 실장이 ‘인연’으로 엮인 것 치고는 두 사람의 배경(신씨가 위조한 학력 포함)이 상당히 겹쳐 신씨의 의도적 계산이 작용했을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씨는 불교 집안 출신에 미술 전문가로 화려한 조명을 받던 터였고, 변 전 실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본인을 ‘화가 지망생’으로 자처했을 만큼 미술 애호가였다.
그 역시 청와대 불교신자 모임인 ‘청불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신씨가 기획예산처 차관-장관, 청와대 정책실장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변 실장을 예사롭게 보아 넘겼을 리는 만무하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았다>
두 사람 거처 걸어서 10분거리
<창문만 열면 한눈에 - 신정아(35)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밝혀진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까지 장기 투숙해 온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 호텔. 신씨의 원룸 오피스텔은 이 호텔과 세종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는 서울 한복판 세종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호텔형 숙박시설과 주상복합아파트에 살아온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두 사람의 거주지는 직선거리 880m, 걸어서 10분, 승용차로 2분 거리로 고층 객실에서 다른 건물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가깝다.
변 전 실장은 청와대에 들어간 2006년 7월 이후 차량으로 5분 거리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 팰리스 레지던스’를 임시 거주지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5월 개장했으며 객실 평수는 13~56평형, 숙박비는 매월 350만~1,700만원에 달한다.
한편 신씨는 내수동 도심 오피스타운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경희궁의 아침’에서 살았다. 이곳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가 200만원이다.
금융기관에서 빌린 1억원을 갚지 못해 파산상태인 신씨가 6,300만원대 검은색 고급 외제차와 함께 값비싼 거주지에 묵는 등 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신씨의 오피스텔도 미국 출국 후 두 달 가까이 비어 있고 그의 차는 테입이 꽂힌 채 먼지가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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