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마치고 일제히 개강한 한국학교의 수업장면.
■남가주 한국학원
각급 학교가 개학하며
‘뿌리교육의 전당’인 남가주
한국학원(이사장 찰스 김·교육감 홍성자)의 12개 지역 학교들도
지난 8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36년 전 개교한 남가주 한국학원은
뿌리교육과 민족교육 관점에서
한글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 한국 역사와 문화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이들이 장차 사회생활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얻게 하는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가 갈수록 중요성이 더해지는
한국 배우기의 요람인 남가주
한국학원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외에도
전통문화·역사·예절 등 교육
11개 교육구서 크레딧 인정
SAT II 한국어 준비‘일석이조’
▲뿌리교육의 전당
남가주 한국학원은 1972년 개교했다. 2007년 9월 현재 1개의 정규 초등학교와 3개 카운티에 위치한 12개의 지역 주말학교에서 약 3,000여명의 한인 2세들에게 뿌리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들을 지도하는 교사 수만 160여명이다.
LA카운티에는 한인타운 인근인 윌셔 한국학교를 비롯해 LA, 글렌데일, 그라나다힐스, 밸리, 아케디아, 다이아몬드바, 페닌슐라, 세리토스-다우니 등 8개의 학교가 있다. 한인 인구가 폭증한 오렌지카운티, 리버사이드 카운티에도 플러튼, 어바인, 리버사이드 한국학교가 설립돼 수준 높은 한국어 교육을 시킨다.
한국학교의 교육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다. 한국어 학습만 실시되지 않는다. 5,000년의 장구한 역사를 가진 한민족의 후예인 동시에 미국인이란 정체성을 2세들이 자각하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수업 내용에는 한국 문화, 역사, 예절 및 전통 문화 강좌도 포함됐다. 유치원~12학년 학생들이 교육대상이다.
홍성자 교육감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역사 및 윤리 교육으로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조직적인 뿌리교육이 교육의 핵심”이라며 “장차 미국계 한인으로서 주류사회에 우뚝 설 수 있게 리더십을 키워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내용 및 학점 인정
한국어 교육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글짓기 등으로 구분돼 실시되고 있다. 단순히 한국말을 듣고 말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읽고 쓸 수 있는 완벽한 이중언어 구사자(Bi-literate)를 양성하는 것이다. 특히 한자를 모르고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우리말이 많은 실정 때문에 사자성어도 지도한다.
과목별 SAT 시험에 응시하려는 학생들은 주말한국학교를 다닐 때 뿌리교육을 받는 동시에 SAT II 한국어 시험을 준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라나다힐스, 어바인 등 대부분의 주말한국학교에서는 SAT II 전문반을 운영하고 있다. SAT II 한국어 시험 응시를 원하지만 재학 중인 공립, 사립학교에 한국어반이 없거나 부족한 다른 과목을 듣다보니 학교에서 한국어반을 수강할 여력이 되지 않는 처지의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이다.
많은 공립학교 교육구에서는 주말한국학교에서 공부한 한국어를 정규 고등학교의 외국어반과 동일하게 인정한다. 남가주 한국학교 측에 따르면 현재 LA통합교육구, ABC통합교육구, 헌팅턴비치 유니언 하이 교육구, 어바인 통합교육구, 로랜하이츠 통합교육구, 샌타모니카 통합교육구, 하시엔다-라푸엔테 통합교육구, 치노 밸리 통합교육구, 월넛 밸리 통합교육구, 모레노 밸리 통합교육구 등 11개 교육구가 크레딧을 주고 있다.
서진한 사무국장은 “주말한국학교 소재지에 상관없이 11개 교육구가 크레딧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LA통합교육구 산하 고등학교 재학생이 집에서 떨어진 오렌지카운티 풀러튼 주말한국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재학 중인 학교로부터 크레딧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쏟아지는 SAT II 한국어 시험 만점자
주말학교에서 매 학기 주 3시간씩 총 20주 동안 60시간을 수료할 때 학교 측은 수료증(Certificate of Completion)을 발급한다. 이를 다니는 해당 학생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 교무실에 가져갈 때 학교 측은 ‘학교 외부 크레딧’(Out of School Credit)으로 처리해 학점을 준다.
인정되는 학점은 연간 10학점이며 수업시간 크레딧은 연 120시간이다. 특히 남가주 한국학교 측에 따르면 UC계열 대학 진학 희망자는 ‘외국어 3년 공부’의 입학 조건을 주말한국학교 출석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
어바인 한국학교의 최명실 교장은 “보통 고등학교에서 외국어 점수를 높게 받는 것이 어렵지만 주말한국학교에서는 출석과 노력이 보이면 대부분 좋은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다”며 “1년에 10학점씩의 외국어 학점을 주말학교를 통해 저절로 얻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6~07학년도에 실시된 SAT II 한국어 시험에서 남가주 한국학교는 총 36명의 만점자를 배출했다. 학교 측 자료에 따르면 그라나다힐스 주말학교에서 9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글렌데일, 밸리, LA 등 3개 주말학교에서는 각각 5명씩, 나머지 학교에서도 한 두 명의 만점자를 내놓으며 오랜 경험에서 얻은 한국어 교육의 노하우를 자랑했다.
주말한국학교는 지난 8일 이미 개학했다. 새 학기 등록은 이달 한 달 동안 계속된다. 이번 학기부터 리버사이드 한국학교는 캘리포니아 침례교대학(8432 Magnolia Ave., Riverside, CA 92504)로 이전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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