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엔 블랙 & 화이트 문양
밋밋한 욕실 불가사리 장식
미라클마일 K씨집
인테리어 엿보기
실내 인테리어가 머 별건가. 거실은 무슨 스타일에 주방은 어떻게 꾸미고 또 침실은 이런 가구를 들여 놓아야 제격이라고 인테리어 데코레이션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진 말자. 학군 좋은 곳에 위치한 수영장 딸린 근사한 집이 마련된 후쯤에야 ‘한번 생각해볼 일’이라고 여기기 시작하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처럼 평소엔 아니 어쩌면 평생 엄두도 못 낼 일이 바로 실내 인테리어 작업이니까.
조금은 시끄럽고 복잡한 한인 타운 아파트에 살든, 주변 환경 쾌적한 외곽지역의 근사한 주택에 살든, 안주인이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실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사실을 아는지. 집주인의 취향을 담은 가구 하나,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소품 한개 벽에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공간이 얼마든지 근사하고 포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라클마일에 위치한 듀플렉스(Duplex)인 한인 K씨 집은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기에 충분한 ‘신선한’ 공간이다.
1900년대 초반쯤 건축되었다는 이 건물은 총 4유닛의 듀플렉스가 들어서 있으며 전형적인 스패니시 스타일로 지어졌다. 우선 외관에서 보이는 건물 입구부터 집안으로 통하는 빨간 계단과 실내로 통하는 문으로 연결되는 듀플렉스 입구의 둥근 아치가 무척 인상적으로 이국적인 느낌을 풍긴다.
이 듀플렉스에서 생활한지 1년 여 정도 되었다는 K씨는 결혼과 함께 신혼집으로 직장과도 가깝고 한인 타운과도 가까운 곳을 찾던 중 이곳이 그의 레이더에 잡혔다고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가 이 건물 주인이었는데 마침 외국으로 나가게 되어 운 좋게 이사 들어오게 됐죠. 직장과도 가깝고 한인 타운과도 가까워 생활하기 편리한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여기저기 더 팔아야 하는 발품도 아끼게 됐지만 무엇보다 K씨의 마음을 잡아끈 것은 엔지니어 출신인 건물 주인이 실내 구석구석 모두를 전자동 리모트 컨트롤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시켜 둔 것.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아 이사 오게 되었는데 그 편리함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것이 K씨의 설명이다.
Spanish & French Antique
“라브레아길은 앤틱의 보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계단이 보이는데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좁다란 통로가 보이고 통로를 따라 거닐다보면 거실, 주방, 방이 차례로 나오는 일자형 구조다. 통로 끝에는 욕실과 또 하나의 방이 위치해 있는데 K씨는 욕실과 붙어있는 방을 매스터 베드룸으로, 통로와 가까운 방은 홈 오피스처럼 꾸며두었다.
다양한 공간 중 실내 인테리어가 가장 돋보이는 곳은 단연 거실. 패밀리 룸이자 손님 접대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 거실에는 두 개의 기둥과 아치 모양 구조물이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살아난다. 여기에 프렌치 앤티크 스타일 가구와 프로방스 풍 스트라이프와 플라워 프린트가 어우러진 패브릭 소파를 매치해 ‘완벽하게 어울리는 공간’이 완성됐다.
게다가 발코니로 통하는 창문 아래 햇살이 담뿍 들어 휴일이면 독서하기 좋은 1인용 암 체어(arm chair) 코너는 군데군데 벗겨져 손때 묻은 듯 섀비 시크(shabby chic) 분위기 물씬 풍기는 5각형 화이트 사이드 테이블과 앤티크 장식이 화려한 거울을 바닥에 놓아 예사롭지 않은 집주인의 인테리어 감각이 물씬 느껴진다.
“평소 가구에 관심이 많아 시간 날 때마다 라 브레아(La Brea) 가구 거리를 찾아요. 둘러보다 맘에 드는 가구가 있으면 하나 둘씩 사 모으는 편인데 모두 제각기 구입한 것들인데 한 공간에 두어도 잘 어울리는 게 신기하네요”
거실에서 주방으로 통하는 공간에는 원형 식탁을 두어 다이닝룸으로 활용하고 한쪽 벽면은 라 브레아 가구 거리에서 건진(?) 바다색 중국 앤티크 가구로 포인트를 주었다. 동양미가 한껏 흐르는 이 중국식 앤티크 장식장은 고풍스런 듀플렉스와 특히 잘 어울리는데 장식장 내부에는 실용적인 수납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이 하나 둘 사 모은 DVD와 CD를 멋스럽게 정돈해두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또한 와인과 그릇 등을 올려둔 오픈형 장식장 역시 말레시아 산으로 독특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선반을 지탱하고 있는 양쪽 기둥이 나무 밑둥으로 자연 모양을 그대로 보존한 채 장식 선반을 달아 내추럴하면서도 멋스럽다.
진한 블루와 화이트 타일로 마감된 욕실은 고풍스런 레트로 분위기를 살짝 풍기는데 여기에 집주인이 직접 사다가 단 화이트 커튼과 하나 둘 출장지에서 사 모은 불가사리 장식을 더해 밋밋한 욕실에 내추럴 분위기를 더해주었으며 주방 역시 블랙&화이트 문양 바닥 덕분에 듀플렉스 전체에 흐르는 고풍스런 스패니시 분위기를 살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 빨간 계단, 둥근 아치형 입구가 멋스러운 스패니시 스타일 듀플렉스.
2. 욕조와 샤워 부스가 따로 설치된 레트로 스타일 욕실. 집주인이 좋아하는 불가사리 장식품이 내추럴 모드를 연출한다.
3. 실용성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지닌 중국 앤티크 장식장. 라 브레아 가구거리에서 건졌다.
4. 손때 묻은 듯 화이트 앤티크 가구와 거울을 바닥에 내려놓은 범상치않은 인테리어 감각이 어우러진 ‘완벽한 휴식 코너’.
<글 성민정 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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