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현실 다른 한국 영어교육
교육성과 높이는 6가지 제안
지난주 뉴스위크 국제판에서는 글로벌 교육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교육경쟁, 기업첨단, 영향력 경쟁,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 도전에 대해 많은 기사를 실었습니다. 전 세계가 영어를(English for Everyone), 중국에서도 영어가 왕이다(Even in China, English is King.), 전 세계가 영어로 가르친다(All the World Teaches in English.)라고 특히 중국과 한국의 영어공부 열정에 대해 상세히 다루었습니다.
저는 지난 7월 여름방학에 한국에 가서 영어교육, 글로벌 리더십 등에 관해 주요 도시를 돌며 강연 투어를 하면서 한국의 영어 열정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 공교육, 사교육, 기업체, 학부모들이 영어공부에 투자하는 바용은 천문학적 숫자인데도 그 결과는 비용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리서치와 데이터에 의한 한국 영어교육의 혁신이 교실 현장에 옮겨지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중국의 경제파워로 전 세계가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영어 배우는 불이 붙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영어마을’ 의 수가 10개가 넘고 2010년에는 제주도에 ‘English Only Town’(영어로만 말하는 타운)이 생긴다고 합니다. 음악이 인간의 뇌발달에 좋다고 하여 뱃속에 있는 태어나지 않은 아기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모차르트 효과의 연구가 있더니, 지금은 엄마 배 속에 있는 아기들에게 영어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다국적 회사나 대학, 과학 커뮤니티에서 국제어로서의 영어를 사용하므로 영어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언어로 자리 잡았고, 국제 컨설팅회사인 매킨지 회사는 영어를 못하면 앞으로는 낙오자가 된다고까지 경고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며 필리핀에서는 3학년 이후부터 고등학교까지 수학과 과학 과목은 아예 영어로 가르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2001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영어를 가르치는데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더 빨리 1학년부터 가르치기 시작한다고 뉴스위크지에서는 지적합니다. 중국의 영어교육 시장이 26억달러가 넘고 매년 12%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만에서도 한국처럼 ‘영어마을’을 열고 있고, 일본에서는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수퍼 잉글리시 하이스쿨을 100개나 만들었다고 합니다.
홍콩의 유명한 영어교수인 데이빗 누난 박사는 “영어는 계속 글로벌 언어로 군림할 것이다. 왜냐하면 영어는 과학, 테크놀러지, 관광, 인터테인먼트, 미디어의 언어로 탁월한 위치를 지녔기 때문이다”(English will remain the dominant global language because of its pre-eminent position as the language of science, technology, tourism, entertainment and the media.)라고 말했습니다. 2년 전에 한국의 KATE(Korean Association of Teachers of English) 컨퍼런스에서 영어를 제 2언어로 가르치는 방법에 관한 발표를 제가 한 적이 있는데, 그 컨퍼런스에 마침 기초연설자로 참석했던 누난 박사의 발표를 관심 있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영어 교육자들이나 학부모들이 영어를 배우는 일에 대해 너무 성급한 지름길만 찾고 단순한 대책을 세우는 것 같습니다. 한국 영어 교육에 관한 제안을 몇 가지 해봅니다.
첫째, 원어민 교사를 자격을 따지지 않고 고용하는 실정을 재고해야 할 것입니다. 영어를 말하는 것과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다른 스킬과 트레이닝을 필요로 합니다.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영어를 제2언어로 가르치는 언어습득 이론(language acquisition theory), 학생들이 어떻게 동기유발(motivation)되고 어떻게 배우는지(learning theory)를 원어민 교사가 잘 알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학부모 교육열과 그 문화적 배경을 미리 원어민 교사들에게 연수시킨 다음 각 학교나 학원에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만 트레이닝 시키지 말고 계속적인 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영어교사가 팀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택하면 좋을 것입니다.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보완하고 원어민 교사의 한국문화 이해도와 한국적인 영어교사의 영어실력에 서로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 영어교육에 대한 학부모 교육이 필요합니다. 남의 말만 듣고 판단의 오류를 범하기 쉬운 학부모들에게 영어교육의 이론과 리서치에 기반을 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영어교육 설명회를 자주 열어 학부모들이 자녀의 영어교육에 대해 좀 더 정보에 근거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넷째, 모든 레벨의 교육자들과의 연계가 절실합니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영어 교수법 교육자들이 서로 현장과 이론, 연구를 접목시켜 영어교육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깊은 대화와 액션 플랜이 필요합니다.
다섯째, 언어교육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가 반드시 통합되어 있어야 합니다. 미국문화가 통합되어 있는 영어 교과서를 만들고 그 교과서를 교사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교사 지침서(Teacher’s Guide or Teacher’s Manual)를 만들도록 교육 정책가들과 교재편찬위원회가 유념하여, 시간 여유를 두고 만든 교과서를 현장에서 실험해 본 뒤에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여섯째, 뉴스위크지의 기사처럼 ‘모든 학생들을 위한 영어’가 되어야 합니다. 즉 일부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만 영어학원, 영어마을, 영어캠프에 다닐 기회를 주지 말고, 가난한 시골의 학생들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도록 교육 정책가들이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잔 F. 케네디 대통령의 말을 다시 새겨봅니다. “우리 모두가 동등한 재주는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우리의 재주를 개발할 동등한 기회는 가져야 한다”(All of us do not have equal talent, but all of us should have an equal opportunity to develop our talent.)
수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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