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지원 준비 시리즈 <1>
고교 시니어들은 자신을 잘 포장해서 ‘비싼 값’에 팔 준비에 돌입해야 시점이다. 10월에 있을 마지막 SAT시험 준비도 해야 하지만 지난 2~3년간의 학점과 과외활동, 자원봉사 등 자신이 교실 안과 교실 밖에서 했던 모든 활동을 잘 취합해서 “이렇게 살아왔으니 이런 경험을 이용, 앞으로 대학에서도 이런 식으로 계속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자신과 ‘궁합’이 맞는 대학에 지원서를 넣어야 한다. 지원서 작성요령(The Art of Selling Yourself)을 시리즈로 알아본다.
<인상적, 독창적 성적표·교사추천서>
입학사정관들 ‘평범하고 틀에 박힌’지원서 외면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학점
학생의 직업은 공부하는 것이다. 학생회 일을 하는 것도, 병원에서 자원봉사 하는 것도, 교내 신문 만드는 것도 대입 지원서에선 밑반찬이지 주식이 될 수 없다. 주식은 역시 공부를 얼마나 성실히, 착실히 해냈는가에 있는데 이를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성적표이다.
학점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브라운대학 입학사정학장 짐 밀러는 저울을 1~10으로 나눈다면 “학점의 비중은 10”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학점이 제일 중요하지만 같은 GPA를 가지고도 누구는 합격이 되고 누구는 불합격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에는 GPA외에도 다른 요소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러나 같은 GPA라고 해서 다 같은 색깔이 아니라는데 성적표의 ‘묘미’가 있다.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성적표를 들여다 볼 때 이 학생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클래스에서 얼마만큼 자신을 밀어부쳤는가(pushed yourself)를 본다. 쉬운 과목만 대충 선택해서 전 과목 스트레이트A 성적표보다 힘에 부치더라고 어려운 과목에 도전, B가 섞여 있는 성적표를 더 높이 사준다는 것이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의 대학부담당 국장 리즈 워진스키는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할 학생이 아니라고 해도 고교에서 어려운 과학과목을 많이 신청한 경우 비록 최고의 학점을 취득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학생이 인상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의 입에서 ‘인상적’(impressive)이라는 말이 나오면 일단 고려대상에 진입한 것이다.
■교사의 추천서는 모두 다르다
교사의 추천서는 그냥 한 장의 종이 조각이 아니다. 대학 당국은 학생을 입체적으로 보기를 원한다. 성적표라는 평면에 나타난 학생이 왜 그 과목을 택했으며 이 학점을 받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받았는지를 알고 싶어서 ‘교사가 본 학생’의 추천서를 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추천서를 부탁할 교사를 잘 선정해야 한다.
자신의 공부스타일과 학습 스타일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교사를 골라 추천서 작성을 부탁해야 함은 물론이다. 공립학교의 경우는 한 교사 당 추천서를 의뢰받는 건수가 많아 교사들이 부담이 클 수가 있다. 이에 대비해서 막판에 신청서를 들이밀지 말고 미리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부탁을 하고 또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brag sheet’을 만들어 추천교사에게 건네라고 사설 대입카운슬러 엘리엇 애플스타인은 조언하고 있다.
브래그 시트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자신을 자랑하면서 허풍을 떠는 것을 말하는데 교사에게 학생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켜주는 차원에서 허풍을 좀 떨라는 말이다. 그 교사가 가르치는 과목의 한 어려운 시험에서 A플러스를 받았다고 자랑할 필요는 없다. 그건 교사가 성적기록부를 찾아보면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사항이므로. 대신 어려운 화학AP 클래스에서 어려워서 쩔쩔매는 동급학생을 튜더링으로 도와줬다거나 혹은 소셜 스터디시간에 스리랑카 프로젝트 발표를 인상 깊게 잘했던 장면 등을 상기시켜주면 교사가 추천서를 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때도 교사의 타입과 성격을 먼저 파악한 후 액션에 들어가야 한다. 교사에 따라서는 학생의 ‘입김’없이 순수한 자신만의 ‘창작’을 원하는 수도 있으므로.
■빈칸 메우기의 필요성
이 시점에서는 입학사정관들이 좀 더 깊이 있게 지원자를 관찰, 고려할 차례다. 성적표를 훑어보면서 사정관들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 학기에는 왜 갑자가 성적이 떨어졌을까? 이 정도면 AP클래스를 택해야 하는데 왜 택하지 않았을까? 왜 결석이 이렇게 많을까? 등등. 이런 의혹들은 가족사의 갑작스러운 변화나 교사와 호흡이 맞지 않음, 스케줄의 엇갈림과 중복 등으로 대충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적신호’임에는 틀림이 없다. 교사의 추천서가 다소 이런 빈칸을 메워줄 수도 있지만 학생 본인이 직접 여분의 페이지를 동원해서 설명이나 해명에 나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파악하는데 최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이익이지 “난 그런 정보 줄 수 없어요. 사생활이고 비밀이예요”라며 팔짱끼고 지켜보면서 사정관들이 퍼즐을 풀어내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설명서가 제일 효과적이지만 재학 중인 학교에서 AP프렌치와 AP생물학을 같은 시간에 제공하고 있어서 둘 중에 하나만을 선택하느라고 꼭 하고 싶었지만 다른 클래스를 선택하지 못했다고 장황하게 논술을 써도 나무랄 사람은 없다. <다음 주에 계속>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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