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교육경쟁력 장단점 파악에는 캘리포니아 표준학력고사 성적표 자료가 유용하다.
학년따라 ‘우수비율’등락
지난 15일 발표된 캘리포니아 표준학력고사(STAR) 결과는 2~11학년생들의 교육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집으로 개별 우송된 성적표가 학생 개개인의 공부 실력을 파악하는 자료인 것 같이 한인 학생 전체 성적표는 이들의 교육경쟁력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다.
3학년 영어 특히 저조
역사과목 전학년서 약해
아시안·백인 선두
가정형편은 가장 큰 요인
◇3학년과 고학년이 문제
지난해에 이어 캘리포니아 한인 3학년은 영어 시험에서 ‘우수’로 분류된 학생 비율이 가장 낮은 학년으로 나타났다. 전 학년에서 최소 36%가 우수 그룹에 포함된 반면 3학년 학생은 28% 정도에 그쳤다.
이는 가주 전역 3학년들의 공통된 현상이다. LA카운티의 3학년 한인 학생 26%가, 오렌지카운티는 28%가 우수로 분류됐다. 각 학년별 성적 상승률 비교에서도 3학년 학생들은 다른 학년보다 저조했다.
이번 시험 결과에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하락하는 현상이 다시 발견됐다. 영어 우수그룹에 포함되는 한인 학생의 비율은 57%. 캘리포니아 전체 평균 수치인 25%보다 무려 배가 더 높던 우수 한인 학생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하락했다. 5학년 때 우수 한인 학생 비율은 45%로 떨어지며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린다. 6학년 때는 44%, 7학년 때는 42%, 8학년 때 39% 선까지 추락했다. 고등학교 입학생인 9학년 때 그 비율은 51%로 껑충 상승했다가, 10학년 때 는 다시 36%로 대폭 하락했다. 본격적인 대학 입시 준비를 시작하는 11학년 때는 우수 학생 비율이 41%로 올라갔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에도 발견됐다. 우수로 분류된 한인 학생 비율은 8학년의 경우 43%였다. 9학년 32%, 10학년 21%, 11학년 27% 등으로 하락했다.
◇사회과학 점수 저조
영어, 수학 과목에서는 우수 그룹에 포함된 한인 학생들이 많지만 미국 역사, 세계사 등 사회과학 분야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8학년 학생들의 경우 39% 정도만 우수로 분류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목표 이하인 기본, 기본 이하 등 하위그룹에 속한 한인 학생들의 비율이 30%를 넘었다.
세계사 시험을 치른 9~11학년들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10학년의 경우 15% 정도만 우수 그룹에 들었고, 무려 46%의 학생이 기준 이하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사’인 미국 역사 점수 역시 낮았다. 한인 10학년의 평균 점수는 367.4. 28% 정도의 학생만이 우수 그룹에 포함됐다. 기본에 못미치는 성적을 받은 학생이 38%나 됐다.
전문가들은 “한인 학생들의 역사 점수가 낮은 이유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교과서나 과제물을 보고 달달 외우는 암기식 공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부모들이 책읽기를 시킬 때 문학 작품만 읽게 하는 ‘편식’을 강요하다보니 어릴 때부터 다양한 책과 자료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들이 권하는 역사 공부법은 살고 있는 동네에서부터 시작된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박물관이나 동네 유적지를 수시로 방문하는데서 역사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집 주변에 어떤 곳들이 있는지 찾다가 보면 1세 부모들도 새로운 지식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성적은 가정형편과 인종순
한인 학생들의 올해 성적은 캘리포니아 전체 평균은 물론 교육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소문난 백인 학생들의 평균보다 월등하게 높다. 캘리포니아 학생 44%가 우수 또는 양호 그룹으로 분류된 반면 한인 학생들의 75%가 우수, 양호 그룹에 속했다.
아시아계 학생 간 비교에서는 중국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소폭이나마 상승하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전체 학생들의 교육경쟁력은 여전히 연방정부가 제시한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성적은 ‘가정형편과 인종 순’이라는 교육계 통설을 입증하듯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성적 차이가 났다.
‘어렵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는 한인 학생의 77%가 우수, 양호 그룹에 포함됐지만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 중에는 48%만이 분류됐다. 부자 부모, 가난한 부모 때문에 발생하는 학력차가 상당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백인, 흑인, 히스패닉 등 모든 인종에게 나타났다.
백인, 아시아계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히스패닉, 흑인이 뒤따라오는 모양새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정 형편에 상관없이 인종간 격차가 뚜렷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인종간 분류에서도 상위 그룹은 백인, 아시아계가 차지했고 히스패닉, 흑인은 하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런 결과는 가정형편이 어렵지 않은 학생들을 인종별 비교에서도 나타났다. <표 참조>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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