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생들 체험학습·인턴 열풍
여름방학 때 부는 체험학습, 인턴 열풍이 만만치 않다. 특히 대학마다 전형기준 중 특별활동에 비중을 두는 추세다보니 본격적인 대학입학 준비에 들어간 고등학생에게 여름방학은 입학경쟁력을 높이는 기간이기도 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여름방학 특별활동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식의 특별활동은 시간, 비용낭비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방학동안의 특별활동을 진부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 탐구와 색다른 경험 쌓는 기회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한다.
대학·정부기관·비영리단체 등 다양
전문적이고 특별한 ‘나만의 일’도전
‘한우물 열정’인정땐 대입에 큰 보탬
■목표 설정은 높게
진학 가이드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별활동은 문자 그대로 학교생활 중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것이어야 한다. 명색뿐인 특별활동보다는 전문성이 반영되는 것이 좋다. 또 이왕 특별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힘든 일에 도전하고, 특히 시야를 넓히라고 조언한다.
도전의식이 없으면 찾아온 기회도 놓칠 수 있다. 올 여름 LA 시장실에서 미국 2대 도시의 정치, 행정을 배우는 인턴들 중에는 한인이 단 한명도 없다. 인종별 구색을 맞추는 정치를 선호하는 LA 시장의 마음 같아서는 한인 학생도 데리고 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원서를 넣으라고 귀띔 받은 몇몇 한인 학생들은 선발절차가 까다롭고 업무 강도가 세다는 평판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했다는 것이 들려오는 풍문이다.
특별활동이 취미생활과 혼돈돼서도 안 된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능한 피해야 하는 것은 이벤트식의 특별활동. 최근 수년 사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후진국 봉사활동이 좋은 사례다.
동부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종교단체의 단기 봉사활동을 특별활동 난에 적은 입학원서를 보면 ‘또 다른 코스타리카 체험’이라며 웃어넘긴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이 무엇을 배웠고, 어떤 과정을 통해 선발됐는지, 특히 어떤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 인솔했는지 여부를 자세히 분석하는 만큼 ‘그저 그렇고 그런’ 특별활동은 시시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특별활동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에는 티화나 선교여행, 올 여름에는 도서관 사서보조 등 들쭉날쭉 활동보다는 한 우물만 파는 열정이 선호된다. 예를 들면 7학교 때부터 아트 겔러리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10학년 때는 유명 박물관의 인턴까지 한 특별활동은 전문성이 반영된 것으로 간주된다.
■준비는 서둘러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름방학 1~2개월 전에 특별활동거리 찾기에 나선다. 통상 유명 대학,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주관하는 특별활동의 경우 여름방학 수개월 전 마감하는 실정이다 보니 ‘좋은 것’을 찾기에는 너무 때가 늦었다. 인기 프로그램은 참여하기가 까다롭고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미리 미리 준비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UC 어바인, 샌디에고, 데이비스, 샌타크루즈 등 4개 UC계열 대학에서 매년 8~12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여는 ‘캘리포니아 수학, 과학 서머스쿨’(COSMOS)은 좋은 사례다. 천문학, 항공공학, 생의학, 컴퓨터학, 수학, 생태학, 해양학, 신경과학 등 고등학교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다양한 과학 분야를 공부한다.
참가자는 4주 동안 4개 UC 캠퍼스 중 한 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3개의 과학, 과학 작문반을 수강한다. 일과가 끝난 저녁에는 스포츠, 보드게임, 댄스 레슨, 비디오 등 다양한 클럽행사에 참여한다. 특히 학생들은 노벨상 수상자 등 저명한 과학자들의 강의를 들으며 이들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학생에 따라 노벨상 수상 학자의 눈에 들어 대학 입학 추천서까지 얻는 사례도 경험할 수 있다.
대학 교수들의 수준 높은 이론지도와 과학실험, 현장실습을 통한 체험학습이 이뤄지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의 마감일은 3월 중순이다. 500여명을 뽑는데 1,2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 학교 성적표, 에세이 등 원서접수 때 필요한 준비물을 제대로 갖춰 경쟁력을 높이려면 마감일로부터 수개월 전에는 지원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진학 상담가들에 따르면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식의 소극적인 자세 역시 탈피해야 한다. 뚜렷한 특별활동 대상이 눈에 띄지 않을 때는 적극적으로 리서치를 한다. 인터넷에 서머 프로그램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영리, 비영리 기관, 대학 및 각급 정부 기관들이 여름방학 동안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르려고 노력한다.
여름 특별활동의 비용 또한 고려할 부분이다. UC계열 대학 서머 프로그램의 경우 2,200달러 정도의 경비가 든다. 타주 거주 학생의 경우 그 경비는 6,200달러다. 스탠포드, 하버드 등 한인 학부모들이 선망하는 대학에서 운영하는 서머 프로그램 비용은 4,000~5,000달러 선이다. 학부모는 감당할 수 있는 예산을 세워두고 자녀의 특별활동 대상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라카냐다 고교 샤론 송양
Women’s Technology Program 참가
4대1 경쟁 뚫은 전국 수재들과 공부
“과학에 대한 인식 완전히 바뀌었어요”
“지루하던 과학 세계가 새롭게 다가왔어요.” 라카냐다 고등학교 12학년이 되는 샤론 송(17·수현)양은 “정치·역사 등에만 관심을 가지다가 과학을 접한 뒤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며 이번 여름 MIT에서 운영하는 ‘WTP’(Women’s Technology Program)에 참여했던 경험담을 소개했다.
송양이 참가했던 WTP는 남성 전유물이던 공과대학에 여풍을 일으키기 위해 매서츠추세츠 공과대학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대상은 미국 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1학년 여학생.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MIT의 수재들이 공학의 중요한 맥락을 4주란 짧은 기간 가르친다.
MIT란 유명 대학이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경쟁률이 상당하다. MIT측에 따르면 60명 정원(전기공학 40·기계공학 20)에 240여명이 몰렸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수학, 과학 과목 성적이 뛰어나야 하고 PSAT, ACT, SAT 등의 수학, 과학 점수가 백분위수 80% 이상이어야 한다.
방학동안 의미 있는 특별활동을 하고 싶었던 송양은 지난해 11월부터 서머 프로그램 찾기에 나섰다. 주변에서 MIT의 WTP에 대해 전해 듣고 리서치를 통해 자세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 원서마감일이 2월1일인 것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원서를 준비했다. 교사나 진학 가이드 카운슬러들이 강조하는 특별활동 찾기 전략을 실천한 것이다.
미 전국에서 수학, 과학에서 한 가락 하는 MIT에 모인 고등학생 수재들의 수준은 높았다. 11학년인데 벌써 AP물리를 마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수재들의 프로그램인 만큼 공부하는 강도가 만만치 않았다. 송양은 “고등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배울 분량의 물리공부를 2주만에 끝냈다”고 말했다.
힘든 만큼 보람도 있는 법. 공학박사 후보들로부터 배우는 과학, 비슷한 수준의 수재들과 함께 어울리며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느낀 재미, 초청 연사들의 강의 등은 송양의 가지고 있던 과학관을 완전히 바꾸었다. 잭 스캇(민주-알테디나) 캘리포니아 주상원의원의 사무실에서 인턴을 하면서 정치에서 느낀 재미만큼이나 과학은 재미있는 학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송양은 “너무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기회였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버드나 예일 대학에 진학하길 희망하는 송양은 저학년 동생들에게 “특별활동 선정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항상 높은 곳에다가 목표를 맞추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어른스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학부모가 참고할 만한 서머 프로그램들
<과학 및 공과>
■High School Summer Science Research Program
▶주최: Baylor University
▶대상: 고등학생
▶마감: 3월9일 접수
▶비용: 무료(식사 제외)
▶기간: 5월28일~6월29일
▶장소: 텍사스 배일러 대학(기숙)
▶내용: 대학 교수들과 과학 리서치에 참여한다.
▶연락처:(254)710-4288
www.baylor.edu/summerscience
■National Youth Science Camp
▶주최: National Youth Science Foundation
▶대상: 12학년생
▶마감: 2월15일 접수
▶비용: 무료
▶기간: 6월27일~7월23일 (기숙)
▶장소: 웨스트버지니아 Monongahela
National Forest
▶내용: 각 주에서 2명씩 선정. 과학자 강의 및 토
론, 연구시설 방문, 암벽 등반 등 야외활동
등이 있다.
▶연락처: (304)342-3326; www.nysc.org
■Young Engineering and Science Scholars
▶주최: 칼텍
▶대상: 10~11학년
▶마감: 2월28일 소인
▶비용: 무료
▶기간: 6월24일~7월13일
▶장소: 칼텍 (기숙)
▶내용: 소수계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모든 학생들
의 원서를 접수, 검토한다. 정원 30명.
▶연락처: (626)395-6207
www.yess.caltech.edu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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