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집으로 날아오는 STAR 테스트 결과를 통해 자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 뒤 적절한 처방을 해야 한다. 또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주어 자녀들의 독해력과 사고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 테스트 결과 학부모에 우송 시작
우수~기본미달 이하 5그룹 나뉘어
뒷면엔 과목별 능력 퍼센트로 표기
영어의 경우 단어·독해 실력 등 구체적
2006~07년 학기 캘리포니아 표준학력고사(STAR)의 결과가 학부모들에게 개별 우송되기 시작했다. 가주 교육부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캘리포니아 전체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할 예정이다.매년 시행되는 STAR 테스트는 ‘캘리포니아주 주요과목 표준학력과 비교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향상 정도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시험 종류는 캘리포니아 학습 기준 테스트(CST), 캘리포니아 학업 성적 테스트 6(CAT 6), CAPA 등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CST를 친다. 시험 결과는 STAR 리포트(캘리포니아 표준학력고사 학생 평가 보고서)를 통해 개별 통보된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선 교사들은 대부분 CST 결과를 학생의 교육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로 꼽고 있다. 과목별 시험 성적이 나와 있는 STAR 리포트 분석으로 자녀 실력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떻게 읽나
STAR 리포트의 ‘귀하 자녀의 캘리포니아 학습 기준 테스트(CST) 종합 결과’란 설명의 하단에는 시험을 치른 과목과 시험 점수가 표시돼 있다. 시험 결과는 각 과목 제목 밑 하단의 검정색 수직 막대와 숫자로 표기된다.
학생의 공부실력은 우수(Advanced), 양호(Proficient), 기본(Basic), 기본미달(Below Basic), 기본미달 이하(Far Below Basic) 등 5개 그룹으로 구분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목표는 모든 학생들이 양호, 우수 그룹에 포함되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뒷면에 설명된 ‘테스트를 통해 본 귀하 자녀의 강점과 보완할 점’이다. 뒷면에는 자녀가 치른 과목의 각 분야별 학업 수행 능력이 퍼센트로 자세히 표기돼 있어 보강돼야 할 부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3학년, 7학년 학생의 경우 미 전국 비교 순위가 백분위수(Percentile)로 표기돼 있다. 영어 읽기 분야에서 백분위수 40% 랭킹(A Percentile Rank of 40)은 학생의 읽기 실력이 같이 시험을 치른 미 전국 동급 학생의 40%와 동일하거나 그보다 뛰어남을 뜻한다.
■사례를 통해 배우는 자녀의 강점, 단점 파악하기
한 일선교사가 제공한 한 오렌지카운티 A초등학교 3학년 A(8)군의 사례를 보자. <그림 참조>
A군의 종합점수는 영어(English-Language Arts) 438점, 수학 554점이다. 두 과목 성적이 모두 우수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뒷면의 분석 자료를 보면 A학생의 영어 실력에는 문제가 있다.
A군이 읽기와 쓰기로 구성된 영어 시험에서 얻은 점수 범위는 87~100%선이다. 범위의 폭이 넓은 것은 영어 실력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A군은 단어 분석, 단어 개발 등으로 구성된 단어력 시험에서 출제 문제의 95%를 맞추었다. 또 문법에 맞고 자연스럽게 글 쓰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2종류의 작문 시험 문제는 거의 다 맞추거나(92%) 모두 바르게(100%) 대답했다.
“우리 아들 영어 잘한다”는 부모의 ‘뿌듯함’은 독해력 점수를 대할 때 사라진다. A군은 예문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 A군은 문제의 87%밖에 맞추지 못했다. A군은 아동 문학 작품에서 고른 예문을 읽고 줄거리, 배경, 등장인물 등에 대해 답하는 문학 작품 분석 시험 문제도 88%만 맞았다.
A군의 영어 실력이 우수하지 않다는 것은 미 전국 백분위수 랭킹 비교에서도 증명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우수 그룹으로 분류된 A군의 영어 실력은 미 전국의 다른 학생들과 비교할 때 평균보다 조금 낮거나 우수한 정도다. 독해력 랭킹은 백분위수 61% 정도에 그쳤고, 언어 사용 및 단어 구사력에서도 각각 79%와 85%를 기록했다.
<2면에 계속·김경원 기자>
미 전국 상위 1%에 안에 드는 A군의 수학 실력 또한 보완할 부분이 있다. 표에 나타난 수학 점수 분석을 보면 A군은 분수, 더하기 빼기 등 셈하기, 알지브라 개념, 통계 문제를 모두 맞혔지만 도형의 크기를 재고 면적 내기 같은 지오메트리 기초 문제는 94%만 바르게 대답했다.
사례를 제공한 교사는 “A군의 영어 실력이 분야별로 들쭉날쭉하다”고 진단한 뒤 “독해력이 시급하게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A군의 강점인 수학 실력을 더 키우려면 지오메트리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보강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학습 기준 테스트의 결과는 상급생의 교육경쟁력과 장단점을 파악하는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학부모들이 보강해야 될 자녀의 공부과목을 파악하는 방법을 LA카운티의 한 고등학교 학생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10학년인 B군(15)은 영어, 알지브라 II, 월드 히스토리, 바이올러지, 라이프 사이언스 과목에 걸쳐 출제된 CST를 치렀다.
점수 분석표에서 나타난 영어 점수를 보면 B군은 문학 작품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단어 구사력, 독해력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분야의 영어 문제를 85~89% 정도 맞춘 반면 영문학 작품 분석 문제는 절반 조금 넘게 맞췄다. 해답을 바르게 제시한 비율은 고작 56%였다. 문학작품 이해 능력이 낮은 것이다.
월드 히스토리 점수에서 B군의 가장 큰 취약점은 현대 정치사상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출제된 정치사상 문제 75%를 맞춘 양호 그룹의 학생들과 비교할 때 한참 뒤떨어지는 31% 정답률을 기록했다. 현대 정치사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B군은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한 원인과 그 후유증에 대한 역사적 사실 또한 잘 알지 못했다. 결국 B군은 캘리포니아 한인 10학년 평균 점수보다 낮은 330점을 받으며 기본 그룹에 겨우 턱걸이했다.
알지브라 II 시험 결과는 수학 기초가 아주 약한 B군의 약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B군은 이차곡면, 복소수, 대수, 지수 등 알지브라 II의 핵심 분야에 걸쳐 출제된 문제는 절반도 못 맞췄다. 다른 수학 분야의 점수도 신통치 않다.
라이프 사이언스 점수 역시 고르지 않다. 세포, 생리학, 생태환경 등의 분야 문제들은 80% 이상 바르게 대답했지만 유전학 문제는 67% 정도를 맞추는데 그쳤다.
이 사례를 제공한 교사는 B군에게 알지브라 복습을 여름방학 동안 할 것을 권장했다. 또 방학 동안 근대 정치사상에 대해 쉽게 설명된 서적을 구해 읽도록 권유했고,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지도했다고 한다.
이 교사는 “STAR 리포트를 받은 학부모가 낮은 점수에 화가 연락했기에 차근히 장단점을 분석해 주었다”며 “특히 학부모에게 9학년 때는 우수 그룹에 속했던 B군의 성적이 1년만에 추락한 이유를 알고 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사는 “종합 점수를 통해 자녀의 전반적 실력이 어느 정도인 것을 확인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잘하고 못하는 과목과 분야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전년에 비해 성적이 하락했을 때는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독서 리스트(California Reading List)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STAR 리포트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소득은 자녀의 독서 수준 파악이다. 각 과목의 분야별 성적 분석표 하단에는 ‘캘리포니아 독서 목록’(California Reading List) 권장번호가 표기된다.
캘리포니아 표준학력고사 성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학생의 독서 능력을 평가한 수치인만큼 권장번호는 자녀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줄 수 있는 잣대라고 교사들은 말한다.
권장번호는 1에서 13+까지로 분류된다. STAR 영어시험 결과에 따라 주어지기 때문에 같은 학년이라도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다.
캘리포니아 교육국 웹사이트(www.cde.ca.gov/ta/tg/sr/readinglist. asp)에 접속해 ‘Search for Reading List’를 클릭하면 도서 찾기 창으로 연결된다. 새로 열린 창에서 ‘학년’과 STAR 성적표에 있는 ‘CRL Number’를 입력해 서치 키를 누르면 도서목록을 볼 수 있다. 주 교육국은 리스트에 실린 책마다 적합한 학년, 줄거리 등 관련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아이 능력을 벗어나는 어려운 수준의 책을 무조건 떠안기며 읽으라고 윽박지르기보다 CRL번호에 따른 알맞은 책을 골라주는 것이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고 독해력을 기르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선 교사들은 STAR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는 아이들은 글을 읽고 창의적 생각을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글 읽는 실력이 높다보니 시험 출제자가 문제를 통해 질문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습능력을 좌우하는 독해력이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 만큼 점진적으로 실력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자녀 능력을 무시한 부모의 과욕을 경계하는 말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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