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남은 여름방학을 잘 마무리하려면 그동안의 생활을 점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방학 마무리·새학기 준비
여름방학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마라톤 선수들이 레이스 절반 지점에서 레이스 운영을 점검하고 후반 전략을 세우는 것 같이 여름방학이 시작과 함께 세운 여러 가지 계획들의 진행 상황을
점검해 보고 뒷심을 발휘할 때다. 여름방학을 잘 마무리하며 새 학년 맞을 준비에 대해 알아본다.
TV·컴퓨터·게임 시간 줄이고
여행 들뜬 마음 가라앉혀야
학습계획 등 중간 점검·수정
학기처럼 규칙적 생활 환원을
▲학기 중 리듬 되찾기
학교 등교가 없는 방학은 나태하고 게을러지기 쉬운 기간이다. 몸이 내키는 대로 한다. TV 보고 싶을 때보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자고 싶을 때 자는 등 불규칙한 생활에 젖어든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 있다가는 개학 후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고생하게 된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8월부터는 느슨해진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학기 도중과 같이 유지하게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TV시청이나 컴퓨터, 비디오 게임에 보내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인다. 방학 시작 직후부터 온종일 TV나 비디오 게임 앞에 매달려 있던 아이들이면 이에 할애하던 시간을 매주간 줄여나가는 방법이 좋다. 갑자기 TV를 못 보게 하고, 비디오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면 ‘금단현상’ 같은 역효과가 발생 할 수 있다.
▲방학 계획표 점검하기
방학 시작과 함께 세운 계획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여부를 자녀, 학부모가 함께 확인한다.
계획표를 짜는 이유들 중 하나가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우는 것이었다면 실천 여부 확인은 계획 실천이란 책임감을 가르치는 기회다.
계획표의 대부분을 자녀가 실천하고 있을 때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칭찬한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하지 않았을 때는 꾸중을 하기보다는 계획 실천에 실패한 원인을 자녀와 함께 파악한다. 이때 계획표를 짜는 것보다, 세운 계획을 얼마나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친다.
혹시 부모 욕심이 앞서 무리가 따르는 계획표를 작성했을 때는 방학 중간 즈음해서 과감해 변경한다.
계획표를 다시 세울 때 알고 있어야 할 점은 일일 계획표보다는 요일별 계획표가 효과적이란 사실이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공부, 2시간 휴식, 3시부터 4시까지 독서’ 같은 식의 계획표를 짜면 아이들이 금방 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월수금은 독서, 화목토는 운동’이라는 식으로 하면 방학 기간이 주는 느슨함을 즐기면서도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정된 계획표를 세울 때는 해야 할 들의 우선권을 정한다. 예를 일찍 일어나고, 일찍 일어나기, 제때 식사하기 등 규칙적인 생활의 필수적인 요소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한다. 또 학원 출석, 책 읽기 같이 매일 해야 할 일을 계획표에 우선 배정한다.
방학 초기 계획표를 짤 때같이 방학 중간 지점 일정표를 세울 때도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야한다. 특히 공부계획은 부모의 욕심을 내세우지 않아야한다. 이웃집 아이와 경쟁하듯 공부에 많은 시간을 배정하는 무리한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공부한 내용 점검하기
방학 동안 학업 실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다부진 계획을 많이 세우지만 길고 긴 여름방학은 실력 향상 기간이 아니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기회다. 이런 사실을 다시 가슴에 새기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기초가 얼마나 다져졌는지 점검해본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수학공식의 원리를 선명히 깨달았는지, 읽은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 독후감상문을 쓰는 것이 방학 전보다 수월해졌는지 확인한다.
방학 전반기를 부족한 부분 보강에 집중했다면 후반기에는 새학년을 대비한 준비학습에도 신경 쓸 때다. 준비학습은 선행학습과 다르다. 방학 기간에 학원 등에서 새 학년 과정을 모두 배우고 개학을 맞는 것은 선행학습이다. 지식 위주의 이런 선행학습은 오히려 학교 수업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교사들에 따르면 “개념도 제대로 모른 채 학원에서 문제풀이 요령만 배워 오는 애들은 실생활과 관련된 응용 문제를 내면 100% 틀린다.” 무조건적인 선행학습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준비학습은 다음 학년에서 배울 내용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공부법이다. 다음 학년에서 공부할 ‘AP영어’에 배울 관련 영문학 작품이나, ‘AP유로피언 히스토리’에서 다루게 될 역사적 사건의 배경으로 쓴 소설책을 읽는 것이 준비학습에 속한다고 한다.
교사들은 특별히 취약한 과목이 있을 때 그 과목과 관련된 교양서를 한 권 정도 읽도록 권장한다. 방학 동안 자신 없는 과목에 대한 어렴풋한 윤곽을 미리 그려보는 방법이다. 교사들은 “어설픈 선행학습보다는 지적·정서적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양서를 많이 읽는 게 긴 안목으로 봤을 때 공부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들뜬 마음 가라 앉히기
한국 방문, 해외 또는 국내 여행 등 신나게 돌아다니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은 방학 중반기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특히 이 부분은 부모가 세심히 보살펴야한다. 교사들은 방학 동안 한 즐거운 활동을 주제로 학부모들이 자녀와 같이 이야기 할 것을 권장했다. 이때 학교로 되돌아갈 때 어떻게 공부할 지, 새 학기 목표 등에 대해 함께 얘기한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친구 및 교사와의 관계, 공부 등 아이가 부드럽게 학교생활에 다시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약이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생활도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새 학기 때 하고 싶은 일을 한두 가지 정하도록 해 방학 때부터 실천하게 한다. 매일 일정 시간 책읽기, 매일 달리기하기 등 새 학년 때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 정도 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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