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크로니클지 대서특필
선사로 전업한 전직 변호사 등 참선수행 사례 다양
하버드대 연방보건부 등 긍정평가 논문들도 수두룩
스트레스 많은 이 풍진 세상에서, 물질적 풍요 속 정신적 빈곤에 허덕이는 이 세상에서 참선혹은 명상이 마음의 평화를 일구는 유용한 대안인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행해진 숱한 연구결과들은 예스(yes)라는 해답을 내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도 이에 주목했다. SF크로니클지는 30일자에서 1면 머릿기사로 시작해 8면에 이어지는 대형 특집기사를 통해 참선의 세계를 다뤘다. 사진은 북가주 한인 참선모임인 ‘수선회’ 회원들의 참선 장면이다.
메리 모신. 63세. 1968년 UC헤이스팅스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됐다. 알래스카에서 일하다 베이지역으로 와 알라메다 카운티에서 활동했다. 농장노동자조합의 대변자로, 대형로펌 상법 변호사로 일하다 버클리에서 노동법 전문 로펌을 차렸다. 누구나 부러워할 커리어 우먼의 길을 걸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러나 남부러운 성공의 뒤안에는 스트레스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었다. 일을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둘째였다.
1주일에 6일, 사생활을 잊어야 할 정도로 밀려드는 일은 늘 그를 쫓기는 신세로 만들었다. 아무리 손에 익은 일이라지만 일마다 분쟁과 관련된 것이어서 늘 그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게다가, 이혼의 아픔 그리고 만성피로와 스트레스 등이 맞물려 악화시킨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증세.
돈도 돈이고 명예도 명예지만, 그에게는 심리적 안정이 더 절실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미어 비치에 있는 선원(Green Gulch Farm Zen Center). 그는 단박에 “선에 반해버렸다.” 절망적 상황에서 선원을 찾은 것도, 처음 간 선원에서 곧장 반해버린 것도, 어쩌면 부모의 영향 덕분이었다. 그의 부모는 “진리애”에 입각한 무신론적 철학의 신봉자였다. 그는 카르마(karma , 업, 인과응보)니 윤회(reincarnation)니 하는 개념에 익숙한 편이었다.
참선에 매료된 그는 한편으로는 변호사 일을 계속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참선에 매진, 선사의 자격까지 취득하고 발레호에 선원까지 차렸다. 이제 그는 변호사 일을 아예 그만두고 참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린 카운티에서 활동하는 23년 경력의 변호사 팔리 톨펜 씨(51)도 업무상 스트레스와 일상생활의 번민을 참선으로 다스린다. 주로 산재사건 등을 다루는 그는 자신의 평정을 위해서뿐 아니라 고객의 평정을 위해서도 참선을 응용하곤 한다. 1주일에 2차례씩 참선하는 샌프란시스코의 관선변호사 얀 렉클리너 씨(58)는 “5년동안 검사생활을 하면서 나는 뭐랄까 화나고 뭔가를 증오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라며 “참선이 나를 진정시키고 나를 멈춰세워 경청하게 만든다, 그것은 마법적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변호사들의 ‘겉 좋고 속 타는 고역’은 이미 공개된 비밀이다. 세계적 명문 존스 홉킨스대의 1990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변호사들은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에 비해 심한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UC버클리 법대를 비롯해 스탠포드 법대, 하버드 법대 등 유수의 법과대학들이 각종 참선 세미나나 워크샵을 주관하거나 후원하게 된 배경에도 스트레스로 심란한 상황에 놓이게 될 예비법조인들이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주리대 법대의 레너드 리스킨 교수는 1999년부터 자신의 강좌에 참선 및 선문답을 정규과목으로 넣어뒀을 정도다. 그는 2005년 한 법률전문 온라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참선이 분쟁을 중재하고 변호사 등 전문직업인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일에서 보다 많은 만족을 얻고 고객에게도 더 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하버드대는 2002년 참선이 법대생, 변호사 및 고객들의 마음상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정리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위스콘신대 연구진은 2005년 탈레반과 참선수행자들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참선을 통한 정신적 훈련이 뇌의 내적 작용을 변화시킨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미 연방보건국은 지난 6월 발표한 “건강을 위한 참선수행”을 통해 “참선이 심장박동율, 혈압,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창의성을 높여준다”고 지적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참선 단체
북가주참선모임 수선회(Northern California Korean Zen
Association)
http://koreanzen.org
The Berkeley Zen Center)
www.berkeleyzencenter.org
The San Francisco Zen Center(City Center, Tassajara and Green Gulch)
www.sfzc.org
Spirit Rock Meditation Center, Woodacre)
www.spiritrock.org
Vallejo Zen Center and Clear Water Zendo)
www.vallejozencenter.org
The Center for Contemplative Mind in Society:
www.contemplativemind.org
The Project for Integrating Spirituality, Law and Politics:
www.spiritlawpolitics.org
Renaissance Lawyer society:
www.renaissancelaw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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