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900개가 넘는 대학에 개설
GMAT 등 토대로 지적능력 평가해 선발
열정·혁신적 사고 지닌 경영리더 양성
펜실베니아·하버드 랭킹 1·2위 다퉈
고액연봉과 전문경영인을 향한 초석이라는 인식 때문에 경영학석사(MBA)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로 발길을 넓히는 경영전략이 기업 세계의 대세가 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MBA’의 주가는 지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MBA는 경영 기술을 가르쳐 주고 돈을 벌어다 주는 취업학교가 아니다. 열정과 혁신적 사고의 전환 등의 덕목을 배우는 전문대학원이다. 경영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가르치는 MBA에 대해 정리한다.
랭킹 10개대학 졸업생
연소득 10만달러 훨씬 넘어
IT붐으로 주춤했던 인기
최근 채용 증가로 상승세
■MBA가 되려면
MBA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수여하는 전문 석사학위다.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사람을 통상 MBA라고 부르기도 한다. MBA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태어났다.
1881년 펜실베니아 대에 세워진 와튼 스쿨이 처음이다. 본격적인 대학원 형태의 교육은 1900년에 설립된 다트머스대의 터크 스쿨에서 시작됐다. 이 대학에서 수여한 상업과학(석사) 학위가 MBA 학위의 시조다.
미국의 MBA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자 이에 자극을 받은 유럽에서도 유사한 MBA 과정이 생겨났고, 이런 추세는 한국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900개 넘는 대학이 MBA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유수 MBA 과정에서 2년제 미만은 찾아보기 힘들며 야간 등 파트타임일 경우에는 3, 4년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전문대학원 진학과 마찬가지로 MBA 공부를 하려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한다. 그리고 경영대학원 입학시험(GMAT)을 쳐야한다.
많은 MBA 프로그램은 지원자의 GMAT 점수, 직장 경험, 대학 성적, 에세이, 추천서, 개인 면담 결과 등을 기초로 합격자를 골라낸다.
진학 가이드 카운슬러들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원자가 힘든 MBA 공부를 소화 낼 지적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먼저 본다.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대학 성적과 GMAT 점수다.
지적 능력 판단 외에도 많은 경영대학원은 지원자가 학교 공부 외 한 일들과 지역사회에서 한 봉사활동 경력 등도 유심히 살피며 경영 지도자 될 자질이 있는지를 분석한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GMAT 점수를 입학 전형의 큰 요소로 여기지만 일부 예외도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한 예다. GMAT 점수가 중요하지만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하버드 지원에 필요한 최소 GMAT 점수는 없다. 시험 점수는 지원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많은 요소들 중의 하나 일뿐이다.
■GMAT이란
경영학 석사과정에 지원시 필요로 하는 시험이다. GMAT는 GMAC(Graduate Management Admission Council)에서 주관하며 ETS에서 진행한다.
이 시험은 학부과정에서 습득한 특정지식이나 학문분야에서 성취도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어휘와 수학 시험을 통해 응시자가 지적 수준과 공부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GMAT은 분석 능력 작문, 수리능력 그리고 언어능력을 구성으로 되어있다. 개인별 능력에 따라 문제의 난이도가 분류되어지는 ‘컴퓨터 어댑티브’ 형식으로 출제되고 있다.
컴퓨터 어댑티브는 응시자에게 처음 제시되는 중간난이도의 문제에 답한 결과에 따라 다음 문제에 대한 난이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른 시험문제가 출제된다.
분석 능력 작문은 복합적인 개념을 비평적으로 사고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의 능력을 작문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수학 시험을 통해 응시자의 기초수학실력과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그리고 수리적인 논리 및 문제해결과 그래픽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측정된다. 객관식 문제가 출제된다.
독해력 시험도 있다. 예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의 능력과 표준영어의 기본적인 관계를 인식할 수 있는 여부가 가려지는 시험이다.
GMAT은 800점 만점이다. LSAT 점수와 같이 시험 결과는 백분위수로 분석된다. 다른 응시자와 점수를 비교할 때 자신의 점수가 전체 응시자의 몇 퍼센트에 속하는지 표시되는 상대평가다. 백분위수 75%의 경우 전체 응시자 75%보다 앞선 점수다. GMAT 점수의 유효기간은 5년이다. 하지만 일부 경영대학원에서는 입학 원서를 접수 시키는 해당 연도로부터 2년 전에 친 GMAT 점수를 요구하기도 한다.
컴퓨터 시험은 매달 지정된 장소에서 치를 수 있다. 컴퓨터 시험을 볼 때 시험 점수를 즉석에서 알 수 있다. 다른 전문대학원 입학시험들같이 시험 치는 요령과 방법을 가르치는 학원들이 많다. 캐플랜, 프린스턴리뷰 등이 대표적인 시험준비 학원이다.
■인기 있는 MBA
펜실베니아대의 와튼 스쿨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세계 1, 2위를 다툰다. 1881년 조지프 와튼의 기부로 설립된 세계 최초의 경영대학이다. 그동안 과학적 방법론을 경영학에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샌프란시스코에 분교를 설치해 미 서부지역 학생들에게도 학위과정을 제공하는 등 캠퍼스의 지역화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인 학부모들이 모두 동경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는 아무나 갈 수 있지만 하버드 MBA는 아무나 갈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세계 최고 대학이라는 명성을 바탕으로 개별 교수 차원의 기업 프로젝트 수행 및 자문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전 세계 경영대학이 사용하는 사례연구의 대부분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600만∼700만 개에 이르는 사례연구 및 경영전문잡지를 판매해 연간 1억 달러 상당의 출판수입까지 얻고 있다. 정규 MBA 과정 학생의 경우 2년 재학기간 중 500여 개의 사례를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콜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 있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모든 분야에서 금융부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런던 비즈니스 스쿨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하스 비즈니스 스쿨과 연계해 수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교육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스쿨은 이공계 학문에서 강점이 있는 MIT의 전통을 살려 인터넷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한 경영대학원이다. 미디어연구소를 중심으로 첨단 IT 분야에서 기술개발과 경영을 접목시키고 있다. 약 650개의 벤처기업이 이 학교 졸업생들에 의해 설립됐다.
■고소득직
MBA 과정에 진학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보아 크게 남는 장사다.
미국 경제잡지 포천의 지난 1월2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10위권 대학 MBA 졸업생의 평균 연봉은 10만 달러를 훨씬 넘는다.
포천 조사에서 졸업생들이 가장 비싸게 팔리는 대학 1위인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의 경우 보너스를 포함한 입사 첫해 연봉이 13만7,000달러, 2위인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은 12만8,000달러였다.
하버드대 MBA 2년 과정을 마치려면 수업료와 생활비, 책값을 포함해 약 9만달러가 드는 것을 고려하면, 졸업 후 1년 만에 ‘본전’을 다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와튼 스쿨이나 하버드는 졸업생의 93%가 졸업 3개월 이내에 일자리를 잡았다. 다만 하버드대에 입학하려면 GMAT 710점 이상이라는 만만찮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튼 스쿨은 6년, 하버드는 평균 4년간의 직장생활을 거친 후에 MBA 과정에 들어오는 학생이 가장 많았다.
이 조사에서 3위는 MIT대 솔론이었으며, 스탠포드대와 노스웨스턴대가 그 다음을 이었다.
MBA 랭킹이 떨어질수록 학비는 적게 들지만, ‘졸업장의 값’은 그만큼 적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위권 대학인 카네기 멜론대 테퍼 비즈니스 스쿨의 수업료 등은 7만8,000달러, 졸업생 연봉은 10만2,000달러였다. 이 학교의 졸업 3개월 내 취업률은 하버드대에 비해 16%포인트 낮은 77%였다.
■현 추세
기술주 거품 붕괴와 함께 2000년대 이후 인기가 시들해진 경영학 석사(MBA)의 인기가 미국에서 다시 치솟고 있다. 투자은행을 비롯한 전통적인 MBA 고용 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나선 데다 헤지펀드와 부동산 기업, 민간 자산회사 등도 MBA 채용 경쟁에 가세한 덕이다.
5월29일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넷 판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MBA 채용은 1999년 최고조에 달한 뒤 기술주 붐이 가라앉으면서 수년간 활력을 잃었지만, 최근 금융기관의 사업 확장 등과 맞물려 다시 채용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MBA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은 업계는 대형 은행과 컨설팅 기업. 특히 은행들이 미국 사업 규모를 키우고 세계 곳곳에 배치할 인력을 물색하면서 MBA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채용 경쟁은 MBA 학위 소지자의 취업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월말 현재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80% 이상이 일자리를 확보했다. 3년 전인 2002년 같은 시점의 취업률 54%와 비교하면 1.5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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