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전엔 TV 못보게 해야 집중력 향상
사랑한다면 그 대상을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즐기기보다는 자꾸 만들어 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경향이 있다. 아이는 부모가 아닌 다른 ‘선발대’에 의해 이미 유전자, 호르몬 등으로 기질과 특질이 만들어져 있는데도 부모들은 “내가 채울 수 있는 구멍이 어디 없을까?”라며 요리조리 살펴가며 자꾸 무엇인가를 집어넣으려고 한다. 한편으로는 “서툰 땜질로 괜히 선발대의 솜씨를 망쳐놓는 것은 아닌가”라는 염려를 해가면서. 무엇은 채워주고, 무엇은 퍼 올려 사용해야 하는지 그 균형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더 나은 아이를 만들기 위한 ‘기술과 전략’의 허와 실을 페어런츠지 8월호가 조명했다.
값비싼 ‘오메가-3’ 지능 발달엔 큰 효과 없어
충분한 관심·자극이 있다면 데이케어도 괜찮아
걷기 보조장치 ‘워커’ 사고 많아 사용 자제를
■수화(Sign Language)를 가르치면 말을 더 빨리 하는가
아직 말문이 트이지 않은 아기들에게 수화를 가르쳐 놓으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UC데이비스의 심리학교수 린다 아크레돌로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수화를 배운 아기들은 그렇지 않은 아기들에 비해 평균 3~4개월씩 말문이 빨리 트인다. 그런데 부모들은 수화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말도 해주기 때문에 위의 연구가 단순히 수화를 가르쳤기 때문 만이라고 결론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허시-패섹 박사의 지적이다. 또 그는 아기 때 좀 더 일찍 말하고, 걷고, 읽었다고 해서 그게 아이의 인생에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고 덧붙인다.
◆적용: 아기에게 수화를 가르쳐서 손해 볼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계속 손을 움직이면서 말을 해주니 손동작과 언어를 통한 이해력이 동시에 발달 될 수 있다.
■워커(Walker)를 안 사주면 아기가 더 빨리 걷나
아직 채 걷지 못하는 아기를 워커안에 넣어놓으면 아기가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부모들이 이를 많이 이용해 왔다. 조사에 의하면 워커를 사용하지 않은 아기들은 워커를 사용한 아기보다 3.3일을 더 빨리 걷고, 3.7일을 더 빨리 혼자 설수 있다. 그러나 워커의 문제점은 빨리 걷고 서는데 있지 않고 사고율에 있다. 1992년에는 2만5,700명의 아기들이 워커로 인한 부상으로 인해 응급실 신세를 졌다. 워커를 일반 방문보다 크게 만들어서 아기 혼자 방을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난간에서는 멈춰 서게 만들도록 법이 규제된 이후인 2003년에는 워커로 인한 부상 아기가 3,200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적용: 워커를 사용하지 말고 아기 혼자 서고 걸을 때까지 기다린다.
■모유가 아기에게 최상인가
저항력과 IQ를 높이고 당뇨, 비만, 심지어 주의력결핍증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미 전국소아과협회에서는 가능하다면 6개월은 모유를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유가 모든 면에서 ‘마법의 해결사’는 아니다. 아이의 상태와 가족의 사회경제적인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
◆적용: 가능하면 모유를 먹이도록 힘쓰되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면 죄의식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다.
■오메가-3지방산이 포함된 포뮬러를 먹이면 아기의 IQ가 좋아지나
조산아에게 DHA가 포함된 오메가-3지방산을 먹인 결과 지적능력과 눈으로 보고 인식하는 지각능력이 좋아지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건강한 아기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그리고 이런 포뮬러는 값이 비싸다. 모유를 먹일 때는 엄마가 연어나 호도를 많이 먹으면 모유에 이런 성분이 들어갈 수 있다.
◆적용 : DHA가 강화된 포뮬러가 아기에게 해로울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값에 비해 이로울 것도 없다. 아기가 이가 난 다음 고정식을 먹을 때 이런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여도 늦지 않다.
■데이케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 아이들은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키는가
차일드케어 및 인간개발 협회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데이케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행동문제가 약간 더 있다. 그러나 그 차이가 너무 경미해서 조사기관조차 이를 무시하고 있다. 집밖에서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자제력, 독립성, 사회성이 더 발달되어 있다는 앞서의 연구조사서도 있다. 차일드케어 선택은 가족의 사회경제적 입장, 라이프 스타일, 기타 여러 요소에 의해 달라 질 수 있다. 아이들은 예상 외로 환경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적용: 가족에게 최선이 아이에게도 최선이다. 충분한 관심과 사랑, 자극이 주어진다면 어느 쪽이던 무방하다.
■TV를 너무 많이 본 아기는 집중력 결핍이 되는가
TV시청이 집중력 결핍을 몰고 온다는 연구조사가 있다. 1~3세 때 TV를 지나치게 많이 시청한 유아들은 7세가 되면 집중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사항이다. 전국 소아과의사협회에서는 2세 전에는 TV 시청을 삼가라고 조언하고 있다. 2세 전에는 실제와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이다. 또 TV 시청은 아동비만과 당뇨를 야기하기도 한다.
◆적용: 약간의 만화영화 정도야 괜찮지만 TV 앞에 줄곧 붙어 있는 것은 막아야 한다. 친구와 어울려 뛰고 노는 것이 잠재력 개발에 훨씬 도움이 된다.
기억력·집중력 발달 도움되나
음악 자체가 IQ 높여주진 않아
■고전 음악은 아기의 IQ를 높여주는가
음악이란 때로 추억을 흔들고 현실의 존재감마저 흔들어 우리를 피안의 세계로 잠시 데려다 줄 수는 있지만 우리 아이들을 아이비리그로 데려다 주지는 못한다. “클래시칼 뮤직이 두뇌를 좋게 해 준다”는 오류는 1993년 UC어바인 연구팀의 자료를 오용한 것에서 비롯됐다. 당시 이 학교의 연구팀은 학생들을 3분류로 나누어 한 팀에게는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다른 한 팀에게는 명상 테입을, 그리고 나머지 한 팀에게는 아무 음악도 들려주지 않았다. 이후 곧바로 시험을 친 결과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들은 팀의 점수가 제일 높게 나왔다.
“이는 좋은 연구였지만 많은 면에서 오용되어 온 연구”라고 템플대학 심리학교수 캐시 허시-파세크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아기를 위한 고전음악 CD가 한때 불티나게 팔렸지만 그 결과 천재들이 속출하지는 않았다는 것. 그러나 4~6세 때 악기 연주를 배운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학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악기 연주 훈련과정이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곧 IQ는 아니라는 것이다.
◆적용 : 음악으로 효과를 보려면 아기 때 억지로 고전음악을 듣게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자란 후 피아노를 가르치는 것이 더 낫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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