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많은 분들이 미국 경제나 달러의 미래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난 칼럼이 나간 후 어느 때보다도 문의 전화가 많았다. 나는 투자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역사를 짚어보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정치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2차 대전 후 경제의 힘이 대영제국에서 북아메리카대륙으로 넘어왔듯이 앞으로는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너무도 많다. 이미 늙어버린 미국 경제를 지원하느니 싸고 젊은 아시아 경제를 키워 주는 것이 힘들게 피땀 흘려 번 돈을 지키는 길인 것이다. 간단하게 역사를 돌아보자.
70년대까지만 해도 ‘Made in USA’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왜냐하면 값 싸고, 튼튼하고 품질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Made in ASIA’는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물건이 망가지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주 조악하고 형편없는 물건이라는 이미지가 미국사람들 뇌리에 새겨져 있었다.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1950년대(일본이 2차 대전에 패배하고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맞은 후)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을 때다. 일본은 미국의 제품수준을 따라잡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 예로 일본은 산업지구로 지정된 한 도시의 이름을 ‘Usa’라고 명명했다. 일본어로 하면 ‘우사’이지만 영어로 하면 ‘Made in USA’가 되는 셈이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얘기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아시안들이 얼마나 까다로운 미국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오늘날 미국 물건은 비싸고, 큼직하면서 멋없고, 수명 짧기로 유명하다. 보통사람들은 중국 물건이 싼 이유는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 물건이 쌌던 이유는 임금이 낮았기 때문이 아니다. 유럽이나 그 어떤 나라보다 인건비가 높아도 적은 세금과, 쓸데없는 시시콜콜한 정부 제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미국은 너무나도 많은 세금과 벌금, 정부 제재에 효율적인 경쟁력을 갖출 만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느끼겠지만, 개인의 사유재산과 사생활에 대한 미국의 정부 제재나 개입은 헌법이 허용한 한도를 넘어서 자제를 잃은 듯하다.
이에 반해 중국은 적은 세금, 적은 규제와 낮은 인건비 등이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얼마 전의 종이만두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 중국 물건을 쓰기 싫어서 집안을 돌아보았더니 90%가 넘는 물건들이 중국산이더라는…
사실 미국 경제는 민주주의가 망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개인재산의 보호, 작은 경제/무역제재, 작은 세금이지 결코 ‘right to vote’가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자유경제가 먼저지 선거권이 먼저는 아니다. 지금 한창 미국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심기 위해(?) 전쟁 중이지만, 민주주의 또한 악마적인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과반수에 의해 결정되는 시스템 때문에 ‘Republic’(과반수가 아니라도 개인의 자유와 의견이 존중된다)하고는 다르게 개인의 자유와 의견이 묵살된다.
좋은 예로 소크라테스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는 일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반수의 사람들이 그를 그냥 싫어한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51%가 49%의 의견을 묵살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헌법 4장4조에 따르면 미국은 ‘republican form of government’이다. ‘democracy’라는 말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이미 헌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국의 4대 대통령 제임스 메디슨은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 개인재산권을 보장하지 않는다.”
지금 중국과 일본이 미국의 가장 큰 채권국이다. 이들이 손을 놓으면 달러의 가치는 바닥을 칠 것이고, 중국은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의 공동 화폐는 EU의 유로화 아니면 중국의 위안화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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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엔 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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