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학-자신감 갖게 하려면
여름방학 동안 학업실력을 향상 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학부모들이 많다. 특히 의사 아들, 딸을 두고 싶은 한인들은 메디칼 스쿨 진학의 필수인 자녀의 수학 실력을 높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올 여름방학 목표를 수학 실력 향상에 맞춘 학부모들을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한다.
9학년때 뒤처지면 회복 어려워
메디칼 스쿨 준비생에 ‘필수’
방학중 틀린 문제 위주로 복습
개념 이해·기호 용어 익숙하게
집중할 수 있는 공부환경 조성
틀렸을 땐 스스로 해답 찾고
계산과정은 식과 답 쓰도록
■복습 위주의 준비학습
학원 강사, 공립학교 교사 등 전문가들은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수학 점수가 형편없는 학생들에게 방학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고 한다. 시험 점수, 시험, 진도에 구애받지 않고 수에 대한 개념 자체 같은 가장 기초적인 사안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방법으로는 준비학습이 권장된다. 준비학습은 선행학습과 다르다. 지난 학년에 배운 것의 핵심만 복습하고 다음 학년에 배울 내용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분수를 배운 초등학생이 분수 문제를 직접 푸는 것은 선행학습이다. 자녀가 부모와 함께 피자를 먹으며 피자 10조각들 가운데 2개를 먹으면 10분의 2 또는 5분의 1이라는 식으로 분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준비학습이다.
부족 부분은 지난 학기 성적을 토대로 파악한다. 예를 들어 지난 학년에 배운 ‘알제브라 I’의 점수가 신통찮을 때 학기 동안 치른 시험지를 찾아 어떤 문제가 틀렸는지 살펴본 뒤 그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 알제브라 I은 수학의 꽃인 만큼 방학 동안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공부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연습장을 가지고 공부할 때는 지난 학년에 배운 수학과 새 학년에 배울 수학 연습장을 같이 구입해서 공부한다.
복습의 경우 목차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이것저것 읽어보고 풀어본다. 이미 배운 내용이기 때문에 순서대로 차근차근 풀어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배운 내용이지만 생각이 나지 않고 이해되지 않을 때는 복습한다.
예습할 때는 연습장의 목차 순서대로 꼼꼼히 읽고 문제를 풀어나가지 않고 “3의 배수 챕터” 같이 줄거리만 골라내 공부하는 방식도 권장된다. 연습장마다 같은 내용을 예습, 복습 형태의 2개 챕터로 분리해 연달아 싣고 있는 만큼 복습 부분은 건너뛴다는 것이다. 진도가 빨리 나가게 아이들이 덜 지루해 한다고 한다.
■기호, 용어에 친숙해지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수학에 겁을 내기 시작하는 시기는 7학년에 올라갈 때쯤이다. 생소한 기호와 용어 때문에 지레 겁을 먹는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한번 수학을 어렵게 느끼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수학을 부담스러워하기 쉽다. 수학을 못하면 과학 과목 점수도 낮아지고, 메디칼 스쿨 진학의 꿈의 실현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방학 중 기호와 용어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학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개념들이 문제 풀이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절대 아닌 만큼 용어에 관한 정의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어 소설책을 읽을 때 화자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고, 무엇이 표현돼 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둔다. 이같이 수학 공부를 할 때도 문제를 풀기 전에 수학 정의가 무엇을 설명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도형 부분에서는 거의 모든 정의를 이해하고 용어를 외워야 한다. 기호, 용어를 알아야만 다른 형태로 문제가 변형 출제돼도 당황하지 않는다.
■부모가 해야 할 일
오랫동안 수학을 가르쳐 온 교사들은 수학을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공부하는 장소와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 둘째는 공부를 시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외에도 이들 학생들에게는 책이나 준비물, 숙제 등을 자주 잊어버리거나 가져오지 않고, 글씨 쓰기가 엉망인 공통점이 있다.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고 대강 대강 푸는 바람에 아는 문제까지 자주 틀리는 특징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지도하도록 권장된다.
이곳저곳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며 공부하는 아이들은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공부하게 한다. 특히 책상에 앉은 후에 이메일 체크, 인터넷 서핑, 좋아하는 음악을 먼저 들으며 상당 시간을 낭비하는 아이들은 책상에 앉자마자 공부하도록 한다.
수학 공부는 다른 스케줄이 잡혀 있지 않는 시간대에 하도록 한다. 수학 공부는 다른 어느 과목보다 더 집중해야 하는 만큼 다른 스케줄이 잡혀 있는 시간대에 하게 되면 마음이 급해져 형식적인 공부가 되고 만다.
특히 더운 여름날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난 뒤 공부하지 않도록 한다.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몸이 피곤해지고 졸음이 쏟아진다. 운동은 수학 공부를 먼저 하고 난 뒤 하도록 유도한다. 공부 뒤에 하는 운동은 수학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틀린 문제의 이유는 스스로 찾게 해야 한다. 아이가 문제를 틀렸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틀린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찾게 한다. 부모나 교사가 나서서 고쳐주면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를 수 있다.
문제를 풀 때는 식과 답을 반드시 쓰도록 한다. 계산 과정을 서술하게 해서 답을 어떻게 얻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자녀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수학을 못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흔히 “아빠, 엄마는 수학을 잘 했는데 너는 누구를 닮아서 그 모양이냐”며 수치감을 주거나 “너는 수학에 소질이 없는가 보다”며 미리 예단하는 경향이 짙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재능은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으므로 절대 속단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9학년이 가장 중요
미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 향상에 필요한 정책 수립을 설립된 ‘NAEP’ 보고서에 따르면 9학년 때 수학실력은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9학년 때 기하학(지오메트리)을 공부한 학생은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일반학생들보다 더 빨리 고등 수학반을 수강할 확률이 2.5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학년 때부터 앞서가는 수학 공부를 한 아이들은 대입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공부하면서 배운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영어, 생물학 등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데 밑거름으로 사용해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은 AP과목을 수강하고, 더 좋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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