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일기 쓰는 습관 기르려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 목표가 뚜렷한 아이들에게는 한결같이 꾸준히 일기를 쓰는 버릇이 있다. 일기 쓰기는 자신의 일과를 기록하며 잘한 것, 잘못한 것을 되돌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성적을 받는데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는 연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렵고 귀찮다는 편견 때문에 일기를 쓰는 학생은 극소수다.
처음엔 주 2회 정도… 짧은 문장도 ‘OK’
일과보다 그날 주제 정해 느낀 점 위주로
자녀 몰래 훔쳐보거나 비판하는 건 금물
▲여름방학은 좋은 기간
학기 중에는 바쁜 일과, 숙제에 쫓겨 일기를 써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나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고 몸이 느슨해지며 마음의 여유까지 생기는 여름방학은 일기 쓰기에 한번 도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교육 전문가들은 방학 동안 자녀들의 일기 쓰기를 유도하라고 권유한다. 일기는 꾸준히 써야 한다. 매일 쓰는 것이 제일 좋지만, 강요할 때 아이들은 금방 싫증을 낸다. 일기 쓰기가 생소한 아이는 일주일에 2회 정도부터 시작한다. 한 두주 하다가 중단하면 효과가 없다. 특히 작문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반복하고, 꾸준히 써야 한다.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서너 문장이면 충분하다. 처음에는 길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없고, 분량을 강요하다 보면 마음이 조급해져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정리할 수 없다.
▲일기쓰기 길잡이
처음 시작할 때는 하루 일과를 주제로 일기를 쓰게 한다. 저학년의 경우 아침부터 보고 겪은 일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방학 동안에는 평소에 경험하기 힘들었던 일들을 겪는 경우가 잦아 일기 소재거리 또한 다양해질 수 있다. 여행이나 박물관, 놀이공원으로 나들이가 주제가 될 때 “이동경로를 위주로 쓰기보다는 한 가지 사건이나 체험을 중심으로 당시 느꼈던 점 등을 위주로 쓰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어느 정도 일기 쓰기가 반복되면 단순한 일과 중심에서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숨기고 싶은 이야기, 답답하고 화나고 억울한 일, 따져보고 다시 생각해 볼 일 같은 것들을 일기 주제로 삼게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쓰고자 하는 일이 벌어졌던 시간대로 돌아가 다시 한 번 그 일을 겪어보고 차례대로 자세히 써나가야 하며, 특히 때와 장소를 자세히 밝혀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흔히 일기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주제거리가 있을 때는 즉시 써야 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일기 쓰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부모들은 자녀의 일기 쓰기 목적은 글 쓰는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이런 재미가 습관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능력과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기 쓰는 방법은 가르쳐도 숙제 검사하듯 무엇을 썼는지 내용을 검사하는 것은 삼가야 된다고 말한다. 특히 자녀가 일기장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할 때는 자녀의 연령을 불구하고 일기장을 함부로 열어봐서는 안 된다. 가장 금기시되는 행동은 자녀의 일기를 훔쳐보고 그 내용을 비판하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은 부모가 일기를 몰래보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일기 쓰기를 중단한다.
▲한글 일기 쓰기
여름방학 동안 한글로 일기 쓰기를 지도하는 것도 한글 실력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일기의 주제를 부모, 친구, 형제 등 주변의 인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 아빠는 배가 많이 나왔다” “누나는 말이 많고 웃긴다” 등 친근한 사람에 관해 묘사하면 이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정보가 많은 만큼 쓸거리도 많아진다.
자녀가 한글로 문장을 완성하는 것을 버거워한다면 대강 틀을 잡아주고 모르는 단어를 가르쳐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영어 공부를 오래 했어도 항상 문법이 틀리고 외국인 티가 나는 표현을 쓰는 1세 같이 2세들의 한국어 작문도 어색한 부분이 많다. 특히 한국어 문장을 영어 어순대로 쓰는 아이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문법이 틀리고 문맥이 어색해도 고쳐주지 않도록 조언했다. 한글 일기 쓰기 습관을 배우는 초기부터 실수를 자꾸 지적하면 자신감이 줄어들고 나중에는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 일기 쓰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 틀린 부분을 고쳐주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글 일기도 보통 일기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쓰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간에 막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성하도록 연습시켜야 한다. 그러나 잘 안 써진다고 무작정 잡고 있다 보면 스트레스만 가중시키므로 일기 쓰기에 할애하는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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