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목사)
언젠가 AP통신과 AOL이 미국인들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것에 따르면 ‘최고 악당’으로 부시대통령을 1위에 올려놓았고 동시에 ‘최고 영웅’을 묻는 질문에도 부시를 1위로 선택한 적이 있다. 미국인들이 이라크 전쟁을 대하는 입장이 둘로 극명하게 갈리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난 20세기 중반 이후, 동북아시아에서의 반미 공산세력이 ‘민족’과 ‘해방’이라는 이름의 투쟁과 중동에서의 종파 전쟁을 불사하는 호전적인 나라와 미국이 전쟁에 임하게 된 일이다. 미군은 정규전이 아닌 게릴라전이나 민간 복장으로 위장한 적군이 주민 속에 뒤섞여 양민을 인질화한 전투를 겪게 되면 본의아니게 양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로 고전하게 된다.한국전에서 피난민으로 가장한 게릴라들이 대전의 미 24사단 사령부를 와해시키고 딘 소장이 포로가 되었을 때 미군은 분별력을 잃고 노근리 피난민을 공격한 일이 있다. 베트남전의 ‘밀라이 사건’과 이라크전의 ‘하디타 사건’과 같은 일이 터지면 반미 집단이니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인도적인 문제를 선동하고 여론화하게 된다. 이러한 이슈가 미국의 대외 관계나 정권창출 문제로 이어지게 되면 미의회는 전혀 다른 전쟁으로 이끄는 것을 보아 왔다.
6.25 한국전을 치른 후 맥아더와 트루만은 한국의 통일을 이루지 못한 원인을 영국의 배신으로 지적했다(1949년 스탈린과 베리아는 영국 MI-6 과 미 CIA의 첩보 공유 담당 ‘크오디네이터’로 1등 서기관 킴 빌비를 워싱턴에 근무하게 했다. 런던의 외무성 미국과장 돈 매클린 사이에 2등 서기관 가이 버지스를 연락원으로 활동하게 하였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작전을 송두리채 크레믈린에 바친 소련의 스파이 단이다. 중공군의 공세가 나타나자 영국 수상 애들리는 중국을 미국편으로 만들기 위해 미국이 중국을 공략하지 않도록 하는 음모를 편 장본인이다).
이런 사실의 증언이 있었어도 미국은 전쟁을 확실하게 끝내주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모택동은 이를 보고 미국을 ‘종이 호랑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남겨, 김일성 우상에 줄을 선 좌파 인사들에게 혁명의 꿈을 심어주었고 중동의 알 카에다와 후세인의 귀를 즐겁게 한 결과가 오늘의 한반도와 중동사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라크는 21세기에 들어오면서 그의 재력으로 미국을 둘러싼 강대국들과 우의를 다진 후 미국의 경제를 고사시키려는 목적으로 국제 석유시장에서 유로화를 통용하여 달러의 가치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려는 실천단계에서 미국의 응징을 받은 것이 이라크전이다.
국가간의 이익관계는 야생동물의 생존관계와 같아 도덕과 윤리는 기대할 수 없다.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는 남의 나라를 지배한 경험이 많은 나라이다.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약한 나라를 삼키는 노하우를 종이 호랑이 앞에 잠시 자제하는 것 뿐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여론과 인권문제로 종이 호랑이가 된 미국이라도 국가의 존립이 흔들릴 때는 종이르 벗어남을 알아야 한다.
나라가 죽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과제 앞에서 기독교의 사랑이 ‘역사에 대하여 규범적이지만 역사 안에서는 지켜질 수 없다’고 신학자 니버는 단호하게 말하며, 역사의 결과는 두 시간의 과정이 요구된다고 했다. 한국의 식자층은 미국의 남북전쟁을 무모한 전쟁이라고 비방하나 20만명의 미국 젊은이들의 피 흘림이 근대산업의 근간이 되어 1,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 힘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그 힘이 세계의 무수한 식민지를 해방시킨 것과 수 억의 생명을 구한 것은 왜 말하지 않는가?
특히 이 땅의 이민자들도 글로벌 시대에 미국이 감당해야 할 사명을 질문해야 한다. 민주당의 거물 리버만 상원의원이 민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초당적으로 이라크 전쟁을 일관되게 지지함으로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으나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를 당선시키는 미국의 힘을 바로 읽어야 한다.
오늘의 영웅 미국의 젊은이들과 고독한 부시대통령을 낳은 아메리카 대륙은 줄기찬 나이아가라 폭포의 축복을 받고, 태고로부터 수 십억년의 대륙을 지킨 그랜드 캐년은 재잘거리는 참새들과 들짐승들의 울음소리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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