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렬(교육가)
한국이 많이 성장하였다. 국가 경제력이 향상되고 있음은 이미 세계 경제성장 지표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국제적인 경쟁을 하는 노하우, 즉 방법이 눈부실 만큼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느낌은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 작전을 보고 하는 말이다.
IOC 위원들이 평창을 답사하러 왔을 때,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평창 시민 전체가 그들을 환영하고, 올림픽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였으며, 시설과 참고 자료의 만반 준비를 하고 이것들을 효과적으로 제시 설명하는 방법이 우수하였다. IOC 위원들도 그 점을 인정하였다.그리고 IOC 위원 97명이 동계 올림픽 개최지 최후 결정을 위해 투표하는 과테말라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이번의 특색은 이례적으로 세 후보국의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오림픽 개최가 국가의 총력을 기울일 만한 상품이라는 뜻이다.
거기서의 노대통령은 사뭇 국내와는 달랐다. 표정이 온화하고 여유있게 사람들을 대하며, 스피치도 간략하게 대한민국의 바라는 바를 밝혔다. 특히 감동을 줄만한 대목은 ‘2014년 평창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싶습니다’는 표현이었다.그밖의 한승수 유치위원장을 비롯해서 일행의 복장·표정·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국제사회의 모범적인 외교관들이었다. 특히 위원장이 대회장에서 한 프레젠테이션과 기자회견에서 보인 자신만만하고 여유있는 태도와 깔끔하고 조리있는 답변은 한국인의 긍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러시아의 소치(Sochi)로 결정되었다. 이번 동계 올림픽 개최지 유치 경쟁국들은 제각기 특색이 있었다. 이 중에서 한국 평창은 한 번 패배한 후 이번이 두번째 신청이며 각종 시설과 인프라가 거의 완성된 상태이다. 오스트리아 찰스부르크는 이미 한 차례 올림픽을 개최하였으며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시설도 좋고, 국제공항이 15분 거리에 있어 모든 여건이 좋지만 국민의 42%만이 찬성하는 것이 약점이라고 하였다. 러시아의 소치는 작은 도시인데 지금까지는 별다른 시설을 마련하지 않아서 종합 계획안을 가지고 경쟁 장소에 나와 앞으로 국가가 적극 협력하겠음을 푸틴 대통령이 열정적으로 표명하였다. 결과는 계획안이 승리를
한 셈이다.
허탈감이 엄습하였다. 평창을 비롯한 한국내의 실망을 생각하니 야속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은 IOC의 결정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다. 그들이 내린 결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나온 질문 때문이다. 두 가지 질문을 기억한다. 하나는 한국이 다른 국제행사 개
최도 계획하고 있는데… 라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적설량에 대한 염려였다. 거기에 대한 답변은 전에도 두 가지 행사를 완전히 해낸 예를 들어 자신 있음을 설명하였다. 적설량도 문제 없다고 하였다. 한국은 만약 적설량이 모자라면 인공설로 메울 수 있는 실력이 있다. 그러나
IOC는 안전한 길을 택했을 것이다. 다른 관점은 북유럽의 눈은 매력적이고, 동계 올림픽에서는 그쪽 선수들의 독무대가 아닌가. 우리는 지금에야 떠오르는 별이고.
한국은, 우리는 최선을 다 하였다. 아름다운 경쟁에서 패한 것은 다른 아름다움이다. 올림픽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이번 일로 우리는 잃은 것보다 얻는 것들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들은 한국인이 올림픽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TV 뉴스를 보니까 평창 시민들이 울고 있었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이런 심정을 가지고 있을까. 또 평창을 세계에 알렸다. 다시 말하면 세계에 한국을 알렸다. 얼마나 올림픽을 사랑하고 있으며, 얼마나 아름답고, 정열적이고, 매끈하게 일을 잘 하는 지…
우리는 덧붙여서 알릴 것이 있다. 한번 패하고, 두번 패해도 실망하지 않고 마음을 잘 다스리며 초지를 일관하는 끈기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반만년을 이어왔지 않은가.생각해 보면 동계 올림픽 개최지 유치작전은 한국의 총력을 기울인 성공적인 게임이었다. 그 결과는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다른 일을 계획하고 잘 할 수 있는 디딤돌 하나를 더 얻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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