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목회학박사)
참 신앙이란 어떤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믿음으로 살아가겠다고 교회 혹은 사찰을 다니며 신심을 키우지만 참 믿음과 신앙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왜 신앙 앞에 ‘참’이란 말을 더 보태야 하는지. 정말 본받아야 될 그런 신앙을 지적하기 위해 ‘참’자를 부쳤다. 그렇다면 어떤 신앙이 참 신앙이자 믿음일까?
결론부터 말하자. 역경 가운데서도 기쁨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신앙이 참 신앙이자 참 믿음이다. 그럼, 어떻게 역경 가운데서도 기쁨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한 마디로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러나 신앙과 믿음으로 역경 가운데서도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 참 믿음이요 참 신앙이다. 역경 가운데서도 기쁨으로 살아가는 것은 한 편의 기적과도 같다. 얼마 전 어느 아들의 아버지 되는 분과 전화를 하여 대화를 나누며 기사를 쓰면서 그 분이야말로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분임을 알고, 스스로 자신의 안이함을 탓한 적이 있다. 이 분은 역경을 이기고 기쁨으로 살아가는 분이 아니다. 역경 가운데서도 기쁘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분이
다. 그리고 역경 가운데서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분이다.
중증근육무력증이란 난치병에 걸려 책장 한 페이지도 넘길 수 없는 아들을 위해 그분은 아들이 대학을 마치는 4년 동안 아들과 기숙사 생활을 함께 했다. 아들 대신 책장을 넘겨주고 아들이 잠자는 사이 아들 옆에서 새우잠을 자며 아들이 깨지 않기를 바라고. 아들의 몸을 씻겨주고. 아들을 위해 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어 먹여주고. 휠체어를 밀어 교실에 데려다 주고 오고. 하루가 아니다. 장장 4년을 이렇게 아들과 함께 살면서 아들의 뒷바라지를 모두 맡아 했다. 지난 5월 아들은 대학 4년 동안 전 과목 A를 받으며 우등으로 졸업했다. 아들은 장애의 몸으로 기독학생회 회장까지 하는, 신앙심이 아주 돈독하다고 아버지는 말했다. 보내온 성적증명서에는
단 한 과목도 B가 없었다. 올 A. 장애인으론 기적 같은 일이다. 인간 승리다.
그 분의 아내는 생업을 위해 아들과 함께 보낼 수 없었다. 부인과 떠나 아들과 함께 있는 동안 그 분은 늘 아내에게 말했다고 한다. “Be Happy!” “여보, 항상 기쁘게 살아갑시다!”라고.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기쁘게 살아갑시다!”란 말이 나올 수 있을까. 그 분은 큰 아들을 중증근육무력증으로 잃은 뒤 하나님에게 무섭게 항변을 했다 한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나는 하나님 보시기에 그 누구에게도 마음 아프지 않
게 하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왔는데. 왜 나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십니까? 왜 우리 가정이 이토록 시련을 당해야 합니까?” 큰 아들을 잃은 후 이번에 대학 졸업한 작은 아들에게도 그 증세가 나타나 그는 다시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으나 신앙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한다.
그 분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에 맡긴 후 작은 아들을 위해 희생하기로 결심하고 그 아들의 뒷바라지를 한 결과 아들은 이번에 우등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아들은 좋은 직장도 구하여 오는 8월부터 근무하게 됐다. 그 분은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에게 주신 시련이자 기쁨”이라고 말한다. 그 분은 이어 성경에 나오는 욥의 이야기를 하면서, 욥은 가족을 잃고 재산과 자신의 모든 소유를 잃은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를 드렸다. 그 후 그는 전보다 몇 배의 축복을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다. 이렇듯 시련 속에서, 역경 가운데에서도 기쁨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 신앙이자 믿음인 것 같다고 말한다.
평탄할 때는 누구나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갈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평안한데 왜 감사와 기쁨이 나오지 않을까. 감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역경일 때, 어려울 때,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기는 힘들다. 아니, 힘든 게 아니라 그렇게 살아가지를 못한다. 불평과 불만과 원망과 자책 혹은 자학이 더 앞설 수밖에 없다. 그게 인간이다. 그런데 그 역경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 이어지는 어려움이라면 더더욱 감사와 기쁨은 나올 수 없다. 그런 역경을 계속 끓어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다. 장애우를 비롯해 그 부모들이 그 한 예에 속한다. 부모들의, 장애를 안은 자식을 보며 느끼는 심정은 누구나 똑 같을 것이다.
“차라리, 내가 너가 되어 너의 고통을 대신 받는다면!” 난치병의 역경속에서 신앙으로 4년 동안 올 A를 받고 졸업한 그 분의 아들. 또 아들의 어려움을 가슴에 끌어안고 희생하며, 아내에게 “여보, 기쁘게 살아갑시다!”라고 말하는 그 분. 참 신앙과 믿음은 이런 분들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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