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뛸 때 집은 단지 사는 공간일 뿐 투자 대상으로서는 뛰어난 편이 못된다고 제동을 건다면 욕을 먹을 것이다. 주택 시장이 달아오를 때 집은 최고의 투자로 보인다. 그러나 광적인 열기가 빠지고 흥분이 가라앉아 가격이 조정기에 들어서면 집을 보는 사람들의 눈도 변한다. 불행히도 막차를 탔던 경우에는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기도 한다.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조정되고 있는 요즈음. 집이야말로 재산을 늘리는 강력한 엔진으로 믿어왔다면 냉정을 찾고 투자 대상으로서의 주택을 다시 평가해보면 좋을 것이다. 개인 재정 상담으로 성가를 인정받고 있는 ‘마틀리 풀’(Motley Fool-www.fool.com)은 집이 왜 투자로서는 우수한 편이 못되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 소상히 풀어놓았다. 주택 제일주의자라면 부정적인 견해를 귀담아 들어두는 것도 현명할 것이다.
크게 뛸 때는 대박 투자처로 보이지만
길게 보면 주식보다 수익 크게 밑돌아
현금 흐름도 나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재산증식 투자 대상으로서는 수준 미달
많은 이들이 집을 가장 좋은 투자라고들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집은 살기 위한 장소로서 훌륭하지 부자로 가는 길은 아니다.
잠시 뛰어난 투자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현금 흐름이 플러스로 나와야 하고, 투자에 대한 비용의 비율이 낮아야 한다. 또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적어야 하며 긴 역사에 걸쳐 검증된 수익을 안겨줘야 할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긴 기간에 걸쳐 평가한다면 주택은 역사적으로 가장 우수한 투자에 크게 못 미친다.
■포지티브 현금 흐름
좋은 투자라면 플러스의 현금 흐름이 줄줄 흘러나와야 한다. 집을 샀을 때 매년 호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는가, 아니면 나가는가? 주택은 마이너스의 현금 흐름을 낳을 뿐이다. 모기지 페이먼트와 주택 유지 관리비, 재산세 등등 모두 나가는 돈 뿐이고 들어오는 돈은 없다.
부동산이라고 해서 현금 흐름이 주택처럼 마이너스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파킹 랏을 사거나 아파트, 상가 몰을 샀을 경우에는 주택과 달리 순 현금 수입이 생긴다. 렌트 수입으로 소유 비용을 빼고도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 부동산도 긍정적인 현금 흐름을 낳을 때는 좋은 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낮은 비용
투자에 따른 비용과 거래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투자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면 좋은 투자라 할 수 없다.
마틀리 풀이 가장 우수한 펀드들을 선정할 때의 기준 중 하나는 투자에 따른 비용의 비율이 1% 이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주택의 비용 비율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다른 투자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도시의 경우 매해 재산세로 부동산 현재 가치의 1~2%는 나간다. 주택 유지 관리비로 집값의 1%는 나가고, 다운페이먼트를 20% 안쪽으로 했다면 PMI 모기지 보험도 들어야 한다. 이런 비용들을 모두 감안하면 주택을 소유하는데 드는 비용은 매해 주택 가치의 3%는 족히 든다. 아주 비용이 많이 드는 투자다.
이 정도는 약과. 더 큰 비용은 집을 팔 때 발생한다. 에이전트에게 판매가의 6%를 중개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고 변호사, 감정사, 타이틀보험, 은행에도 수수료 등 갖가지 명목으로 비용이 나간다.
만약 주택을 주식처럼 단기 이익을 보기 위해 사고 판다면 에이전트만 돈을 벌 것이다. 이에 반해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를 거래하는데 드는 비용은 요즘은 적게는 10달러면 족하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투자 수익
어떤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야 말로 재산 증식으로 가는 최선의 길임을 마틀리 풀은 줄곧 강조해 왔다. 주식이야말로 인플레로부터 재산을 지키고 훨씬 나은 수익을 장기간에 걸쳐 안겨줬다.
주식은 전체적으로 봐도 좋은 투자 성과를 가져다 줬지만 몇몇 주식들의 경우는 인플레로부터 재산을 지켜주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뛰어난 성과를 장장 50년 넘게 안겨다 주었다. 이 정도는 돼야 최고의 투자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제약회사인 파이저(PFE)나 알트리아(MO)가 좋은 예로 두 주식은 배당을 재투자하는 식으로 팔지 않고 줄곧 지켜왔다면 각각 연평균 16.0%, 19.8%의 고수익을 장장 50년에 걸쳐 안겨줬을 것이다. 5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면 이보다 더 확실한 투자가 또 있을까. 비단 이 두 주식 뿐 아니라 수십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주식은 상당수 있다. 그런 주식을 몰라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몇 년간만 보고 판단한다면 곤란하다. 급등했던 짧은 기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긴 어떤 기간을 잡아서 비교해 봐도 주택은 투자 수익면에서 주식에 크게 미달한다.
S&P 전국 주택 가격 지수로 측정해봤을 때 1987년부터 2006년 사이 19년 기간에 주택이 안겨준 수익은 전국 평균 5.6%에 불과하다. 최근 붐에서 집값이 급등했던 샌디에고나 라스베가스, 워싱턴 DC 등 급등지역에서 집값이 급등했다 하더라도 87년 이후 19년간 장기로 보면 겨우 평균 7%가 올랐을 뿐이다. 여기에 인플레를 감안하면 주택의 실제 투자 수익율은 3~5%에 불과하다. 여기서 연간 비용 2%를 빼면 주택을 소유해서 얻는 순이익은 미미하다.
얼마전 불같은 주택 경기를 경험해서 그렇지 장기란 망원경을 들이대면 주택은 전혀 설렐만한 수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 투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아니지만 미트 아이크홀츠의 연구에 의하면 암스테르담의 한 고급 주택가의 집값은 1628년부터 1973년 사이 거의 350년 동안 인플레를 감안했을 경우 겨우 연평균 0.2%가 올랐을 뿐 이었다.
집값은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있다. 항상 위로만 진군하면서 뛰어난 수익을 안겨주는 우수한 투자가 결코 되지 못한다.
■결론은 집은 아니다
집은 사는 공간으로 좋다 뿐 투자 견지에서 보면 결코 우수한 수단이 아니다. 집을 사지 않고 렌트를 살면 돈을 날려 버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을 가졌을 때 드는 비용을 보라. 모기지 이자와 유지비, 세금, 보험 등등. 이런 것 역시 내다 버리는 돈이다.
거주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집을 소유하는 것이 나은지 렌트로 사는 것이 나은지는 지역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각자 계산해봐서 어느 쪽이 나은지 판단해야 할 일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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